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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게임업계, 믿을맨 부진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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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선발투수의 뒤를 잇는 중간계투 ‘미들맨’에서 유래된 ‘믿을맨’이라는 단어가 있다. 언제나 믿고 쓸 수 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게임사 입장에서 ‘믿을맨’은 회사의 실적을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는 게임이다. 그런데 뒤를 받쳐줄 지원군이 없는 상황에서 ‘믿을맨’의 힘이 빠져버리면 게임사는 실적 악화를 면하기 어렵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믿을맨’의 화력 부진에 눈에 뜨이게 드러났던 게임사가 8곳이나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다년 간 회사를 책임지고 있던 대형 ‘믿을맨’의 힘이 빠지며 2016년 1분기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게임업체도 있다. 즉, 이들은 ‘실적개선’이라는 목표를 앞두고 두 가지 기로 앞에 서 있다. ‘믿을맨’의 화력을 다시 끌어올리느냐, 아니면 힘이 빠진 ‘믿을맨’의 뒤를 받쳐줄 뉴페이스를 찾느냐다.

앞서 이야기한 경험 많은 ‘믿을맨’의 부진이 크게 드러난 곳은 엔씨소프트, 넥슨지티, 네오위즈다. 게임으로 말하면 ‘리니지’, ‘서든어택’, ‘크로스파이어’다. 오랜 시간 엔씨소프트를 책임지고 있던 ‘리니지’의 2017년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4% 감소했으며 회사 전체 영업이익 역시 60%나 줄었다. 엔씨소프트 예상처럼 ‘리니지M’이 ‘리니지’의 실적 감소를 상쇄할 정도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2분기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넥슨지티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45%나 감소했다. 이와 함께 넥슨의 올해 1분기 국내 매출도 작년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넥슨지티와 넥슨의 국내 매출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넥슨은 실적발표를 통해 국내의 경우 ‘서든어택’과 ‘HIT’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서든어택’의 매출 감소가 넥슨의 국내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네오위즈는 상황이 특수하다. 네오위즈는 작년 7월에 스마일게이트와 맺고 있던 ‘크로스파이어’ 수익 배분 계약이 종료됐다. 믿고 쓰던 해외 용병이 없어진 셈이다. 그 공백이 드러났던 시기는 작년 3분기부터인데 두 분기가 지나도록 ‘크로스파이어’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믿을맨’을 찾지 못했다. 오랜 시간 회사를 책임져왔던 ‘보드게임’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일반 게임에 없는 매출 상한선이 있기에 일정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엔씨소프트, 넥슨지티, 네오위즈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온라인 이어 모바일도 ‘믿을맨’의 화력 약화 뚜렷

위의 세 게임이 온라인이라면 각 회사를 책임지던 모바일 ‘믿을맨’도 화력 약화가 눈에 뜨인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웹젠, 조이시티, 와이디온라인, 바른손이앤에이다. 웹젠은 ‘뮤 오리진’, 조이시티는 ‘주사위의 신’, 와이디온라인은 ‘갓 오브 하이스쿨’이 각 회사의 ‘믿을맨’이었다. 이 세 게임사는 작년 1분기에는 각자의 모바일 ‘믿을맨’이 종횡무진하며 실적 개선에 앞장섰으나 올해에는 그 화력이 작년만 못했다.

우선 웹젠은 ‘뮤 오리진’의 힘이 빠지며 올해 1분기에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8% 줄고 영업이익도 35.9% 감소했다. 작년 1분기에 ‘뮤’ IP를 바탕으로 매출 191% 상승을 이뤄냈던 것과 정반대의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조이시티 역시 2016년 1분기에는 ‘주사위의 신’을 기반으로 삼아 전체 매출이 122% 올랐으나 올해 1분기에는 도리어 매출이 19% 줄어든데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작년 1분기에 ‘갓 오브 하이스쿨’의 활약을 바탕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와이디온라인 역시 올해 1분기에는 믿을맨의 화력 부진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다. 


▲ 웹젠, 와이디온라인, 조이시티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수 년간 회사를 책임져온 모바일 ‘믿을맨’의 부진으로 올해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한 게임사도 있다. 게임빌과 액토즈소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우선 게임빌의 모바일 주력 타이틀은 ‘별이되어라!’였다. 그러나 올해 1분기의 경우 ‘별이되어라!’를 비롯한 주요 게임에 대한 업데이트가 뜸해지며 게임빌의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30%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액토즈소프트의 경우 ‘밀리언아서’ 매출이 빠지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다른 ‘믿을맨’을 찾지 못한 것이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말았다. 특히 ‘확산성 밀리언아서’ 이후 출시한 ‘괴리성 밀리언아서’ 역시 출시 1년 8개월 만에 서비스를 접고 말았다. 당시 ‘괴리성 밀리언아서’는 구글 플레이 매출 3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2015년 출시 직후 18위까지 올랐던 것으로 토대로 볼 때 2년 사이에 매출이 급감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액토즈소프트의 2017년 1분기 모바일 매출은 40억 원 수준으로 작년 1분기보다 66% 감소했다.


▲ 게임빌, 액토즈소프트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특정 게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믿을맨’이 잘 나가는 동안 그 다음에 출전할 가능성 있는 ‘신인’을 발굴하지 못했다는 것과 다름 없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경우 통상적으로 게임 수명이 최대 2년을 넘기기 어렵기에 차기 ‘믿을맨’을 적극적으로 물색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즉, 다가오는 2분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송곳 같은 ‘뉴페이스’ 등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것도 포화 상태에 도달한 국내 시장 하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장을 동시에 노리는 것이 매출 다각화에 조금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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