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온라인

'스팀 챗'은 '디스코드' 대체할 수 있을까?

/ 1
커뮤니케이션은 게임을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한 향신료다. 옛말에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용자 간 소통과 정보공유로 게임을 즐기는 재미는 늘어나고, 지루함은 줄어든다. 때로는 의기투합해 즐거운 게임 라이프를 위한 그룹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커뮤니케이션 절대강자로 자리잡은 채팅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디스코드다. 디스코드는 2015년 3월에 발표된 음성 채팅 프로그램으로, 가볍고 뛰어난 성능, 그리고 무료 서비스를 앞세워 ‘팀스피크’, ‘스카이프’ 등 여러 유명 채팅 프로그램을 제치고 단번에 주류로 올라섰다.

▲ 웹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절대 강자의 패기가 느껴진다 (사진출처: 디스코드 웹페이지)

이러한 디스코드에 최근 스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밸브는 24일, 스팀 이용자끼리 자유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 ‘스팀 챗’을 추가했다. 그룹 채팅 기능이 활성화되고, 친구목록 게임 관심사 분류가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업데이트된 스팀 챗 구조는 디스코드 기능과 꽤나 흡사하다. 스팀 게임을 하면서 채팅은 디스코드로 하는 유저들을 모두 스팀에서 포용하겠다는 밸브의 의도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과연 스팀 챗은 디스코드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스팀 챗과 디스코드는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으로서 어떤 기능을 갖추고 있고, 이용자에게 어느 정도 편의를 제공하는지 비교해봤다.


▲ 스팀 챗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어느 정도 편의를 제공할까? (사진출처: 스팀 웹페이지)

종합 커뮤니티 프로그램 디스코드

디스코드의 시작은 모바일 MOBA 게임 ‘페이츠 포에버’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간단한 채팅 프로그램이었다. 초창기에는 단순히 문자채팅과 음성채팅 기능만 지원했다. 그러나 업데이트가 계속되면서 채팅방 관리, 채팅 봇, 게이밍 오버레이, 화상 통화, 화면 공유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고, 현재 디스코드 구조를 형성하게 됐다.

디스코드의 장점은 프로그램 하나로 복잡한 설정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 구성이 가능한 점이다. 사용자가 직접 서버를 만들고 친구를 초대하거나 공개방으로 설정해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방법 또한 어렵지 않다. 서버 추가를 누르고 서버명과 서버를 대여할 국가만 정하면 바로 커뮤니티 서버를 만들 수 있다. 또 접근성도 뛰어나 온라인, 모바일을 통해 어디서나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

▲ 디스코드 서버를 만드는 과정은 굉장히 간단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능도 다양하다. 우선 멤버를 초대하고 역할 등급을 나눠주거나, 커스텀 이모지(emoji)를 직접 등록하고 사용하거나, 채팅방을 추가하고 용도를 정하는 등 손쉽게 설정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능이 있다. 또 API를 연동해 외부 정보를 서버로 끌어오는 ‘웹훅’, 서버 정보를 외부로 내보내는 ‘위젯’, 알고리즘에 따른 이미지 검색, 외국어 번역, 채팅 게임 등을 제공하는 AI를 서버에 상주시키는 ‘채팅 봇’ 기능 등 전문가를 위한 기능도 존재해 다채로운 경험을 지원한다.

▲ '봇'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번역기가 유용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커스텀 '이모지'를 설정해 채팅방에 적용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거기에 상태창에 서로 어떤 게임을 플레이 중인지 노출되기 때문에 각 이용자의 관심사를 쉽게 캐치할 수 있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고, 단순히 자료를 드래그해서 채팅창에 올려놓는 것만으로 각종 이미지, 동영상, 기타 멀티미디어 파일 등 다양한 자료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점이다.

▲ 손쉽게 자료 공유가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팀 챗, 선방했으나 디스코드 대체는 ‘역부족’

그렇다면 스팀 챗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팀 챗은 대부분의 디스코드 기능을 열화 카피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후발주자가 보여줘야 할 신선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용자가 자주 하는 스팀 게임이 어느 정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지 통계를 보여주거나, 각 게임별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개 커뮤니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었을 텐데, 이러한 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스팀 챗의 주요 기능은 대체로 디스코드와 같다. 서버를 추가하고, 서버 내 역할을 설정하면 채팅방에서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즐겁게 게임을 즐긴다. 어떤 게임을 플레이 중인지 노출돼 서로 간 관심사를 쉽게 캐치할 수 있는 점도 비슷하다. 여기서 디스코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누군가와 파티를 짜고 있는 친구는 친구목록에서 묶임 표시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굉장히 익숙한 UI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파티를 짜고 있는 친구는 선으로 묶어서 표시된다 (사진출처: 스팀 웹페이지)

채팅방에 자료를 업로드해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점도 디스코드와 같다. 다만 여기서 열화 카피임이 드러나는데, 스팀 챗은 ‘커스텀 이모지’, ‘웹훅’, ‘위젯’, ‘봇 추가’ 등 디스코드에서 볼 수 있었던 추가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한가지 이점이 있다면 디스코드는 무료 계정 기준 업로드 파일 용량이 최대 8MB로 제한되지만, 스팀 챗은 10MB로 좀더 여유롭다.


▲ 일반적인 채팅 기능을 제외하면 별 다른 기능은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래도 여기까지만 보면 스팀 챗은 단순 게임 커뮤니케이션 기능으로써 부족함은 없다. 오히려 ‘배틀그라운드’ 등 스팀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라면 스팀 챗을 켜는 것이 스팀과 디스코드 두 가지 프로그램을 돌려 컴퓨터 자원을 낭비하는 것보다 낫다.

사실 스팀 챗의 가장 큰 단점은 기능이 아니라 ‘폐쇄성’에 있다. 표시되는 프로필도, 게임도, 스팀 게임에 최적화된 정보만 보여주기 때문에 오직 스팀 게임만 즐기고자 하는 이용자가 아니고서야 메리트가 없다.

또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디스코드와는 달리, 스팀 챗은 ‘스팀 게임 메신저’ 그 이상으로는 활용이 불가능했다. 만약 순수하게 스팀 챗의 디자인이나 기능이 맘에 들어서 음성 채팅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고 해도 스팀에 가입하고 최소 5달러 이상 재화를 충전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스팀은 가입 후 5달러 이상 충전하지 않으면 친구 관리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 이게 친구비라는 것인가... (사진: 스팀 웹페이지)


결국 스팀 챗은 명칭 그대로 오직 스팀 이용자를 위한 폐쇄적인 채팅 프로그램에 그쳤다. 전체적인 기능은 합격점이나 결국엔 타 프로그램 열화 카피에 불과하다는 점, 스팀 이용자에 한정했지만 정작 스팀 이용자에게 어필할 만한 스팀 챗만의 특징이 없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향후 대대적 업데이트나 정책 변화 없이는 디스코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안민균 기자 기사 제보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