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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미소녀와 추리, 드문 조합 보여주는 '껍질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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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는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장르입니다. 소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쳐는 물론,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하죠. 또 오프라인에는 ‘방탈출 카페’라는 추리 오락 시설도 유행한 바 있습니다.

반면, 미소녀게임은 추리와 그다지 친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역시 사랑해야 할 미소녀들이 차례대로 죽어 나간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유저 입장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죽기라도 하면 상실감과 고통이 장난 아닐 테니까요. 또 개발사 입장으론 캐릭터가 곧 돈인데 죽여야 한다는 것은 낭비죠. 

그런데 이런 업계 속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리를 사랑하는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미소녀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게임 ‘껍질소녀’입니다.


▲ 미소녀 추리 게임 '껍질소녀' (사진: 게임 공식 홈페이지)

사건과 추리 전문, 이노센트그레이

이노센트그레이는 2004년 설립된 회사로, ‘살인’, ‘추리’, ‘미소녀’, ‘잔혹’ 네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이노센트그레이 미소녀게임은 대부분 잔혹한 살인사건과 진상을 파헤치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다 보니 ‘잔혹하다’라는 부분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노센트그레이의 그런 이미지를 굳힌 것이 바로 2008년 발매된 작품 ‘껍질소녀’입니다. 이후 2014년에 2부 ‘공허소녀’가 발매됐고, 현재는 3부 ‘하늘소녀’가 개발 중이죠. 껍질, 공허, 하늘의 일본어 독음이 모두 ‘카라’이기 때문에 셋을 합쳐 ‘카라’ 시리즈로 칭합니다.


▲ '카라' 시리즈 (좌)껍질소녀 (중)공허소녀 그리고 개발중인 하늘소녀 (사진출처: 게임사 웹페이지)

친해지길 바래, 미소녀와 추리 ‘껍질소녀’

‘껍질소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사이코 미스터리 게임입니다. 사이코라는 단어에서부터 이 작품에는 제정신이 아닌 사건이 일어나니라는 것을 암시할 수 있죠. 주인공 ‘토키사카 레이지’는 희생자 중 한 명입니다.


▲ 각종 끔찍한 사건을 겪게될 주인공 '토키사카 레이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페이지)

레이지는 경시청(경찰) 소속 경관으로, 여동생인 ‘토키사카 유카리’, 약혼자 ‘미야마 유키코’와 소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런데 임신 중이던 유키코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레이지는 범인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고, 경시청 내에서도 미제사건으로 처리됩니다.


▲ 주인공의 부인, 이야기 전개 시점에선 고인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페이지)


▲ 주인공의 여동생 '타카사키 유카리'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페이지)

경시청의 선택에 실망한 레이지는 사표를 내고 사립탐정으로 전직합니다. 업무 외 남는 시간은 모두 유키코를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쓰죠.

플레이어가 이야기에 개입하는 것은 이로부터 수년 후, 레이지가 두 가지 기묘한 의뢰를 받으면서입니다. 첫 번째 의뢰는 수색의뢰, 여동생인 유카리가 다니는 오우바여학원 교장으로부터 받은 의뢰입니다. 실종된 여학생 2명을 찾아달라는 내용이죠. 두 번째 의뢰는 영문 모를 의뢰로, 기묘한 분위기의 여학생 ‘쿠치키 토우코’로부터 받은 ‘진정한 나를 찾아줘’라는 의뢰입니다.


▲ 초면부터 이상한 소리를 하는 '쿠치키 토우코'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페이지)

게임은 플레이어가 의뢰를 중심으로 수색 및 탐문 활동을 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도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사건을 파헤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찾아낸 증거를 조합해 추리를 시작하는 것이죠. 추리에 성공하면 다음 시나리오를 볼 수 있지만, 실패하면 내용에 따라서는 레이지가 살해당하면서 그대로 게임이 끝나버리기도 합니다.






▲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사진: icoul 촬영)

완성도 높은 추리 시스템

‘껍질소녀’는 마우스만 놀리면 게임이 진행되는 에스컬레이터식 미소녀게임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보고 싶으면 추리에 성공해야 하죠. 다행히 중요한 추리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시스템이 하나 있습니다. 

‘수첩 시스템’은 지금까지 주인공이 방문한 장소, 만난 사람들, 주요 증거 등 추리에 필요한 정보가 수첩에 기록되는 시스템입니다. 유저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도 세세하게 기록되기 때문에 추리 파트에서 활약하는 시스템이죠. 유저 반응도 추리에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등 호평이 자자했습니다. 하드(?)한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추리하는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싫어하시기도 했지만요.






▲ 탐정이라 그런지 엄청난 정보 수집력을 보여준다 (사진: icoul 촬영)

‘껍질소녀’는 ‘추리’와 ‘미소녀’라는 업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조합으로 성공을 이뤘습니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추리 시스템을 잘 살려서 게임성도 확실합니다. 무엇보다 미소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껍질소녀’를 꼭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 이미지에선 제외했으나, 하다보면 꽤 잔인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주의할 것 (사진: icoul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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