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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게임 연못 흐리는 미꾸라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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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예전 만화가 그랬던 것처럼,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습니다. 이에 게임업계는 순기능을 강조하며 게임산업 이미지를 정화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부와 봉사활동, 문화활동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게임에 얽힌 각종 오해와 그로 인한 규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합쳐 정화해 놓은 게임 연못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4월 출시된 모바일게임 ‘왕이되는자’ 입니다. 중국 포유망락과기유한공사가 개발하고 홍콩 추앙쿨에서 서비스한 이 게임은 벼슬 상승을 통해 세력을 늘려 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문제는 도가 넘는 '선정적 광고'입니다.

‘왕이되는자’ 광고를 보면 여성 캐릭터 신체를 수색하거나, 여성이 입은 속옷을 맞추고, '바보 아이를 낳은 죄'로 자신의 부인을 감옥에 가두고 고문을 가하는 등의 장면이 나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선정성에 눈이 찌푸려지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이런 장면은 게임 내에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심의가 존재하는 게임 내용은 정상적으로 구성해 놓고, 심의가 없는 광고에서 선정적 요소를 도입해 광고 시청자들을 속이는 것입니다.

결국 이로 인해 게임 광고를 사전심의 해야 한다는 법이 발의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6월 28일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발의한 일명 ‘게임광고 사전심의법’은 ‘왕이되는자’를 예시로 들며, 모든 게임 광고가 게재 전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왕이되는자’는 지난 4월, 게임위로부터 광고 차단조치 권고를 받은 후에도 유튜브 등에서 계속 허위적이고 선정적인 광고를 했습니다. 지난 8월는 유튜브 광고를 내리며 진화에 나서는 듯 했지만, 이제는 인스타그램 등 SNS로 그 무대를 옮겼죠. 여성의 성적 정조를 비하하는 단어인 ‘화냥년’을 비롯해, 성매매 업소를 연상시키는 ‘기생집’ 등이 연령에 상관 없이 SNS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비춰지고 있는 셈입니다.

게임메카 독자들도 이런 광고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계속머거 님 "이런게임은 좀 걸러야겠네", 페이스북 ID 정성협 님 "유튜브에 광고로 자주 떠서 거슬렸는데 이번 기회에 광고 내리는 건 물론이고 게임도 사라졌음 좋겠습니다" 같은 댓글이 이를 대변합니다.

법망의 허점을 노린 선정적인 허위광고를 통해 ‘왕이되는자’는 14일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7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를 따라하는 게임이 또 나오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쌓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왕이되는자’가 마음대로 활개치지 못하도록, 그리고 제 2, 제 3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산 게임업체의 국내 광고를 제재할 수 있는 강력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구동성]에 인용된 유저댓글 중 매주 한 분씩을 추첨해 제우미디어의 게임소설(리퍼 서적)을 보내드립니다. 선정된 유저분께서는 1주일 내에 '게임메카 회원정보'에 기재된 주소 및 연락처를 배송 가능한 곳으로 수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주 우수 댓글: 계속머거 (증정서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전쟁의 물결 / 크리스티 골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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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 서적은 출간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출판사로 돌아온 제품으로, 새 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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