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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탐방] 부도난 흥행 보증수표, 폴아웃·배필·포켓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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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흥행 보증 수표’라는 말이 있다. 영화계에서는 마블코믹스가, 축구에는 엘 클라시코, e스포츠 롤드컵 등 언제나 구름 같은 관중과 관람객을 동원하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게임 시장에도 검증된 대작 흥행 보증수표가 있다. 나오기만 하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게임들이다.

11월 게임 매장에는 이러한 흥행 보증 수표 타이틀 3종이 출격했다. 국내에서 무조건 팔린다는 평가를 받던 ‘포켓몬스터’부터 오픈월드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베데스다 ‘폴아웃’, 그리고 FPS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배틀필드’까지 신작을 내놓았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에 11월 매장은 울상이다.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도 줄었고 판매량도 그저 그랬다. 흥행 보증 수표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부도수표였던 것이다. 게임메카는 용산 게임몰, 대원샵, 국제 전자 센터 등을 찾아 어떻게 된 일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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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 굿즈 가득한 용산 등을 찾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폴아웃·배틀필드·포켓몬스터, 실제 반응은 ‘별로’

11월 16일 발매된 ‘폴아웃 76’은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과 ‘폴아웃 4’라는 뛰어난 오픈월드 게임을 선보인 베데스다 신작이다. 여기에 유독 현지화에 인색한 베데스다 게임치고는 이례적으로 한국어 지원이 확정되고, 온라인 멀티 플레이에 집중하는 콘텐츠로 국내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진행된 테스트 결과는 좋지 않았다. ‘폴아웃’ 특유의 매력적인 스토리를 느낄 수 없고, 버그까지 발생한다는 것. 결국 해외 게임 전문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는 PS4버전이 50점을 받으며 시리즈 최악의 타이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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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임성은 국내에서도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오픈월드와 한국어 지원이라는 든든한 무기를 손에 넣고도 많이 판매되지 않았던 것이다. 한 매장 관계자가 “’폴아웃 76’은 망했다”고 딱 잘라서 말할 정도였다. 여기에 발매 일주일 만에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인터넷에서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이 할인에 들어가며 판매에 더욱 악영향을 미쳤다. CD마을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세일까지 하면 매장에서 찾는 사람은 확실히 줄어든다”며 향후 판매량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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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도 지원하는데 평가는 영 별로인 '폴아웃 76' (사진: 게임메카 촬영)

FPS 인기 시리즈 신작 ‘배틀필드 5’ 역시 국내에서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먼저 지난 9월 발매된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4’와 마찬가지로, FPS 장르인지라 콘솔보다는 PC판을 구매하는 유저가 많다. 콘솔 패키지를 주로 취급하는 매장에서는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발매 전부터 이어진 개발진의 돌출 발언으로 인해 여론도 좋지 않았다. 그 결과 이전 발매됐던 ‘배틀필드 1’ 등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게임몰 관계자는 “초반부터 욕을 먹어서인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아웃 76’과 ‘배틀필드 5’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거뒀지만,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첫 포켓몬스터,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이브이’는 조금 달랐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포켓몬답게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것도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고.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이브이’는 모바일로도 즐길 수 있는 ‘포켓몬 퀘스트’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닌텐도 스위치를 위해 개발된 포켓몬 게임이다. 다만, 닌텐도 3DS로 출시한 속칭 ‘본가’ 시리즈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를 기반으로 하며 게임성을 캐주얼하게 바꾼 것이다. 이를 두고 골수 팬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전 발매된 ‘포켓몬스터 울트라썬/울트라문’ 등 닌텐도 3DS 시절 타이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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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스터 레츠고'는 3DS 시절만 못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포켓몬스터 피카츄 vs 이브이, 승자는?

‘포켓몬스터 레츠고’는 다른 신작에 비해 판매 방식이 살짝 다른 점이 있다. 게임 패키지가 피카츄와 이브이 버전으로 나뉘어 판매된 것. 그 결과 두 버전의 판매량이 다르고, 결과도 예상과 많이 달라 눈길을 끈다.

닌텐도 게임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용산 대원샵은 물론 게임몰, CD마을, 놀이터 등 대부분 게임 매장에서는 ‘이브이’ 버전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실제 게임 발매 이후에는 ‘피카츄’ 버전이 더욱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대원샵 관계자는 “예약 판매는 비등비등했지만, 실제 현장 판매에서는 ‘피카츄’가 더욱 많이 나갔다. ‘포켓몬스터 레츠고’ 닌텐도 스위치 번들 역시 ‘피카츄’를 찾는 고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CD마을, 놀이터 등에서는 아예 “’피카츄’가 월등히 많이 나간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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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이를 이긴 피카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판매량 차이는 매장을 주로 찾는 하드코어 게이머보다는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등 캐주얼한 게임을 선호하는 층이 ‘포켓몬 레츠고’를 더욱 많이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꾸준히 플레이하고 공략했던 하드코어 게이머는 피카츄, 이브이 모두 익숙하기 때문에 자신이 더욱 좋아하는 포켓몬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라면 포켓몬스터 ‘얼굴마담’이라 할 수 있는 피카츄를 더욱 좋아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포켓몬을 좀 아는 사람들은 ‘이브이’를 고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익숙한 ‘피카츄’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캐주얼한 게임이 강세를 보였다. 게임몰 관계자는 “11월 신작 중에서는 아크 시스템 웍스 ‘사이쿄 컬렉션’이나 스위치용 ‘문명 6’가 의외로 많이 나갔다”며, “휴대기기로 하기 좋은 게임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대원샵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이후 사양세에 접어든 닌텐도 2DS가 의외의 선전을 기록했다. New 닌텐도 2DS XL ‘튀어 나와요 동물의 숲’ 에디션이 소량 입고되어 빠르게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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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의 선전 기록한 닌텐도 스위치 '문명 6' (사진제공: 2K)

‘레드 데드 리뎀션 2’ 아성, 12월 신작이 넘을까?

2018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도 매장의 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 일단 12월 발매를 앞둔 타이틀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닌텐도 스위치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한국어판이나 세가 용과 같이 스튜디오 완전 신작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 정도인데, 큰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먼저 스위치 진영 2018년 마지막 주자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은 지금 단계에서는 다소 힘이 약하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게임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대원샵에서는 “다른 인기게임에 비하면 예약 판매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12월에는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에, 이미 발매된 ‘포켓몬스터 레츠고’나 ‘슈퍼 마리오 파티’와 같은 게임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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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예약 판매는 반응이 적은 편 (사진: 게임메카 촬영)

세가가 야심차게 준비한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도 마찬가지다. 같은 개발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용과 같이’가 국내에서 점점 반응이 줄어들고 있어 기대감 자체가 낮은 것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용과 같이’도 3편부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저지 아이즈’도 나와 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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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외광고까지 하는 '저지 아이즈'는 어떤 성적표를 받을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현재 매장에서는 10월 발매된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12월에도 가장 많이 팔리는 타이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11월 말부터 온라인 모드 ‘레드 데드 온라인’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게임을 찾는 유저가 많아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연 12월 신작이 부정적인 전망을 딛고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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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에도 판매량 1위는 '레드 데드 리뎀션 2'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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