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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생존, 국내 시장 화두가 NDC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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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C 19 현장 모습 (사진제공: 넥슨)

게임업계 종사자는 기본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반영해야 시장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 게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게임인이 한데 모여 노하우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가보면 현재 업계에서 무엇이 화두로 떠올랐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매년 3월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컨퍼런스(이하 GDC)와 4월 국내에서 열리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도 이와 같아서, 각각 글로벌과 국내 게임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담는다. 전세계 게임 개발자가 한데 모이는 GDC는 게임 시장 글로벌 트렌드를 미리 체크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글 스태디아로 대표되는 스트리밍이 핵심으로 떠오른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올해에는 스트리밍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를 것 같으니 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자는 것이다.

반면 NDC는 국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13회를 맞이한 NDC는 기존에 열리던 KGC를 제치고 대표적인 국내 게임 컨퍼런스로 자리했다. NDC 19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렸으며 105개 강연이 진행됐다. 사흘 동안 현장에 방문한 참관객은 20,457명에 달한다. 국내 업계 종사자 및 게임업계 지망생이 대거 모이는 만큼 NDC 역시 업계에서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

새로움보다는 생존에 집중한 NDC

▲ 많은 참관객들이 자리한 '카트라이더' 역주행 비결 강연 (사진제공: 넥슨)

올해 NDC를 관통한 주제는 ‘새로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드래곤 하운드’나 ‘카운터사이드’ 같은 신작에 대한 강연이나 ‘브롤스타즈’를 만든 슈퍼셀, ‘바이오하자드 RE: 2’를 예시로 삼아 실감나는 공포 게임 사운드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캡콤의 강연이 있었으나 이것이 NDC 전체를 관통한 주제는 아니었다.

NDC 19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줄기는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다. 넥슨 자체 강연을 보면 라이브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강연이 상당히 많다. 지난 겨울이 급격한 상승세를 탄 ‘카트라이더’ 역주행 비결을 공유하거나, 넥슨이 서비스하는 MMORPG 중 가장 오래된 ‘바람의나라’ 롱런 비결, 9년 째 서비스 중인 ‘마비노기 영웅전’을 토대로 라이브 중인 온라인게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스토리를 보여줘야 할지를 알아보는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국내 게임사로 범위를 넓혀도 생존이라는 키워드는 이어진다 5년차를 맞이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생존기나 모바일 장수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생존 전략이 대표적이다. 앞서 소개한 ‘카운터사이드’ 강연 역시 주제는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브컬처 게임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NDC에서 꾸준히 다루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 역시 기존 게임을 잘 서비스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인기를 끌어올렸던 방법을 공유하거나 유저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발굴해 이를 바탕으로 수치를 높이는 비결을 다룬 강연 다수가 자리했다.

▲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차이점을 알아보는 강연도 있었다 (사진제공: 넥슨)

올해 NDC가 생존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

이를 종합적으로 보면 올해 NDC 화두는 생존이었다. 어떻게 하면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큰 주제로 삼고 관련 실무자들이 고군분투했던 과정과 그 결과가 고스란히 담겼다. NDC의 가장 큰 청중은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종사자와 게임인을 꿈꾸는 학생들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살아남는 것이 1순위가 된 국내 게임업계와 시장의 분위기가 NDC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해도 무방하다.

전세계 게임 시장에는 다양한 기종이 있지만 이 중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PC와 모바일 두 가지로 압축된다. 2018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작년에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는 플랫폼은 VR과 콘솔이지만, VR은 대중화가 되지 않아 모두가 뛰어들기에는 아직 위험이 있고, 콘솔은 아직 해외 게임사가 꽉 잡고 있다.

즉, 국내 게임사가 지금 당장 전력투구할 수 있는 분야는 PC와 모바일로 압축된다. 하지만 PC 시장은 성장이 멈췄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에 PC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줄었고, 앞으로도 시장 규모가 조금씩 축소되리라는 예상이 나와 있다. PC 시장 성장이 막혔다면 모바일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게임 시장 전망을 보면 PC 게임은 점점 줄어든다 (자료출처: 2018 게임백서)

문제는 모바일 시장도 신작이 살아남기는 힘든 환경이라는 것이다. ‘리니지M’ 독주로 대표되는 기존작들의 강세가 이어지는 와중 작년부터 중국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이 국내 시장에 대거 쏟아지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국내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많은 게임을 내놓는 것과 함께 최소 50위 안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 게임이 있어야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작이 성공하기 힘든 시장이라면 기반을 다져놓은 기존 게임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올해 NDC가 게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다양한 ‘생존 전략’을 공유하는 장이 된 이유는 PC는 막히고, 모바일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야 하는 업계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업계에서 원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기에 NDC 역시 이를 집중적으로 전해주는데 총력을 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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