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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 E3에서 '퍼스트 파티 전용 기기' 오명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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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거치형 콘솔은 옛날부터 써드파티의 부재로 적잖은 비판을 받아왔다. 콘솔 게임계를 주름잡던 패미컴과 슈퍼 패미컴 시절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부족한 콘솔의 성능과 폐쇄적인 정책으로 인해 닌텐도는 써드파티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지금까지 퍼스트 파티의 라인업으로만 승부해왔다. 새 콘솔 닌텐도 스위치가 발매되면서 써드파티 개발사들이 돌아오는가 싶었지만 인디게임만 연이어 출시되며 여전히 메이저 제작사들의 참여는 소극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 분위기는 이번 E3 2019를 기점으로 완전히 바뀌게 된다. 감감무소식 함흥차사던 메이저 개발사들의 AAA급 써드파티 작품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성공작 이식은 물론 PS4나 Xbox One 등으로 출시가 예정된 신작부터, 독점 타이틀까지. 그야말로 '퍼스트 파티 전용 캐주얼 기기'라는 오명을 씻어내게 된 셈이다.

▲ 닌텐도가 이번 E3 2019를 통해서 '퍼스트 파티 전용 기기'라는 오명을 씻어내게 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3년간 계속되던 써드파티 개발사들의 닌텐도 스위치 외면

닌텐도 스위치는 출시 될 당시부터 현 세대 거치기에 비해 낮은 사양으로 인해 이전과 똑같이 써드파티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물론 닌텐도 스위치는 낮은 가격대에서도 양질의 성능을 보여주는 콘솔이며,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게임엔진인 언리얼과 유니티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써드파티 제작사가 참여할 여지는 충분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봐줘도 현 세대 거치형 게임기랑 비교하기에는 한참 모자란 성능이기 때문에 제작사들의 외면은 여전했다.

실제로 써드파티 회사들의 외면이 제대로 드러났던 행사가 바로 작년 E3 2018이었다. 당시 행사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써드파티 타이틀로는 '배틀필드 V', '앤썸', '킹덤 하츠 3',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데빌 메이 크라이 5',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사이버펑크 2077' 등이 있다. 이 중에 스위치로 출시된 작품은 오직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뿐이었으며, 이마저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됐다. 심지어 '킹덤 하츠 3'를 제외한 다른 작품들은 모두 PC로 함께 출시됐다.

▲ 닌텐도는 작년 E3 2018에서 써드파티 게임의 부재로 인해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사진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이는 보기보다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특히 같은 일본회사인 스퀘어에닉스나 캡콤, 프롬소프트웨어 등의 주요 출시작과 최근 성공작들이 스위치로 이식되지 않으면서 당시 닌텐도는 스위치 출시 이래 최악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나마 베데스다나 유비소프트 같은 경우 일부 대작 게임을 이식하거나 출시했지만, 절대로 만족스럽다고 할 만큼 많은 게임이 출시된 것은 아니었다.

신규 독점작들의 혜성같은 등장

하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고 한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이번 E3 2019에서 적잖은 반전이 일어났다. 상당히 많은 써드파티 작품이 스위치로 출시된다고 발표된 것이다. 특히나 눈에 띄는 것은 써드파티 독점작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플래티넘 게임즈의 '아스트랄 체인'과 스다 고이치가 제작하는 '노 모어 히어로즈 3', '팬저 드래군 리메이크', '마리오와 소닉 AT 2020 도쿄 올림픽' 등이 있다.

물론 해당 신규 독점작들의 제작사는 이전에도 닌텐도로 게임을 제작하던 회사 들이다. 하지만, 작년 E3에선 이 회사들 마저도 닌텐도 스위치를 외면하고 PC와 다른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했었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고립돼 있던 닌텐도가 다시금 든든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 셈이다. 고사양 써드파티 게임을 스위치에서 즐기기 위해선 그저 뒤늦게나마 이식되기를 바랐던 예전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할 수 밖에 없는 수준.

▲ '마리오와 소닉 AT 2020 도쿄 올림픽'은 물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노 모어 히어로즈 3' 같은 신작도 이번 E3에서 공개됐다 (영상출처: 닌텐도 공식 유튜브)

여기에 기존 대작들의 깜짝 이식도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더 위쳐3: 와일드 헌트(이하 위쳐3)'의 이식은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고화질의 높은 해상도와 남다른 스케일, 수준높은 그래픽을 자랑하는 '위쳐3'가 이식 됨에 따라 닌텐도 스위치에서도 당대 최고 수준의 AAA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추후 출시될 '사이버펑크 2077'도 머지 않아 스위치 버전을 따로 내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바이오하자드 5, 6 리마스터' 등 공포게임 3종이 스위치로 이식되면서 많은 유저들을 기쁘게 했다. 스위치 약점으로 평가됐던 써드파티 멀티작에 대한 부담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하자드'의 경우 E3 현장에서 플레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프레임 저하 없이 부드럽게 가동되는 모습이 보이며 개발사들의 이식 노하우가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더 위쳐3: 와일드 헌트' 같은 당대 최고의 AAA급 게임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영상출처: 닌텐도 공식 유튜브)

더 이상 외면 받지 않는 닌텐도 스위치

PS4나 Xbox One과 함께 출시되는 신작 소식도 만날 수 있었다. '드래곤 퀘스트 11' 완전판인 '드래곤 퀘스트 11 스위치'는 일전에 PS4와 닌텐도 3DS로도 출시된 바 있지만 이번 버전은 캐릭터 각각의 시나리오와 결혼과 관련된 새로운 스토리 등 신규 스토리 모드가 추가되며 일본어 음성, 오케스트라 음원 등이 수록된다. 더불어 3DS 에서만 즐길 수 있던 2D 보드도 추가되며, 동료가 따라오는 등의 추가 요소가 산재해 있어 사실상 신작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성검전설' 시리즈 역대 최고 명작인 '성검전설 3'의 리메이크 '성검전설 3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도 PS4, PC와 함께 스위치로 출시된다. 원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여타 대작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 높은 그래픽과 탑뷰 시점에서 탈피한 3D 전략 액션 요소들은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작년에는 철저하게 PS4와 PC만 챙겼던 스퀘어에닉스가 닌텐도 스위치에도 꽤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 '성검전설 3: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는 아예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영상출처: 닌텐도 공식 유튜브)

더불어 베데스다표 게임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베데스다 E3의 메인 게임이었던 '둠 이터널'과 '울펜슈타인 영블러드'가 닌텐도 스위치로도 함께 출시되는 것이다. 원작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전반적인 화질과 초당 프레임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시연 영상등을 미루어 보아 게임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MS 진영 독점작인 슈퍼 럭키즈 테일과 반조-카주이가 이번 닌텐도 E3 다이렉트에 등장하면서 MS와의 협력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지 않아 Xbox 독점작들의 스위치 이식도 기대해 봄직한 부분이었다.

▲ MS 독점작이던 '슈퍼 럭키즈 테일'이 스위치로 출시된다 (영상출처: 닌텐도 공식 유튜브)

고사양 휴대기기 장점이 드디어 살아나다

결과적으로 닌텐도 스위치는 이번 E3 2019에서 보여준 써드파티의 지원을 통해 고사양 휴대기기라는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게 됐다. 출시된 지 3년이 다 되도록 시원하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써드파티 멀티작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아직도 MS나 소니에 비하면 그 비중은 현저히 낮은 편이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할 게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기는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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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CD프로젝트RED
게임소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폴란드 작가 사프코스키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개발된 RPG '더 위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레드 엔진 3를 기반으로 개발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전작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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