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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탐방] 7월 매장에 울펜슈타인과 파이어엠블렘 재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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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과 8월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여유’다. 학생들은 방학을 하고, 직장인들은 여름 휴가를 갖는다. 그리고 그런 휴일을 즐겁게 보내기에 제격인 것이 바로 ‘게임’이다. 따라서 7월은 게임매장엔 호기로 다가온다. 휴일 동안 그간 못해본 게임을 즐기기 위해 많은 게이머가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연월 계속되는 게임 비수기로 배고픔이 극에 달한 게임매장, 과연 방학 시즌을 통해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을까? 게임메카는 용산 게임몰, 대원샵, 국제 전자센터 등을 찾아 분위기를 살펴봤다.

비 내리는 날씨 덕에 우울한 느낌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비 내리는 날씨 덕에 우울한 느낌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수기에 불매까지, 악재 겹친 게임매장

현실은 전망처럼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7월에 출시 게임 자체가 적어서 힘든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이에 박차를 가하는 사건이 터졌다. 바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다.

최근 정황을 묻자 “최악이야, 최악”이라며 우선 한숨부터 내쉬는 매장 관계자가 많았다. 안 그래도 비수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인데,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더욱 발길이 줄었다는 것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신작 게임 자체가 적은 것이 원인이지만, 불매 운동으로 인해 더욱 방문자가 줄은 느낌이다”라며 “현재 국내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만약 구매하더라도 직접 방문보단 온라인 주문이나 디지털 다운로드를 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이한 것은 이러한 정황과는 달리 지난 7월 24일 출시된 ‘2020 도쿄 올림픽: 오피셜 게임’ PS4 버전이 꽤나 잘 팔렸다는 것이다. 이름부터 직접적으로 일본 지명이 언급된 게임인 만큼 가장 불매 영향이 컸으리라는 예상과는 정 반대 결과다. 매장 관계자는 “’2020 도쿄 올림픽: 오피셜 게임’의 경우 PS4에서는 이러한 종합 스포츠게임을 보기 드문 만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와 구매자가 많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오랜만에 PS4에 찾아온 종합 스포츠게임 '2020 도쿄 올림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PS4와 닌텐도 스위치 모두 일본 제품으로, 불매 운동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 노노재팬)

매장에 재고가 없었던 두 게임, ‘파이어 엠블렘’과 ‘울펜슈타인’

7월 매장에는 재고가 부족했던 두 개의 게임이 있다. 바로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과 ‘울펜슈타인: 영블러드’이다.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은 닌텐도 SRPG 간판 타이틀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최신작으로, 최초로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되는 ‘파이어 엠블렘’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타이틀은 주인공이 지휘관이 아닌 사관학교의 교관으로 등장한다. 원하는 학생을 골라 교육을 베풀고, 최종적으론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전쟁에 나가게 된다. 타 세력 학생을 권유해서 제자로 삼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육성과 전투를 자연스럽게 연계하면서도 시리즈 고유의 게임성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런 평가는 게임매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용산, 신도림, 국제전자센터 등 각 게임매장은 물론 가장 재고가 많았을 닌텐도 전문 게임 매장 대원샵에도 ‘일시 품절’ 팻말이 붙은 것이다. 종합 게임 전문매장 놀이터 관계자는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인기가 대단하다. 아무래도 이외에 즐길만한 게임이 없다는 점이 품귀를 부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 7월을 빛낸 타이틀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닌텐도 전문 매장에서도 품절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반면에 전혀 팔리지 않아 재고가 없는 게임이 있다. 바로 ‘울펜슈타인: 영블러드’다. 이 게임은 머신게임즈와 아케인 스튜디오가 손을 잡고 만든 게임이다. ‘디스아너드’ 시리즈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아케인 스튜디오가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는 소식에 그 특유의 짜릿한 잠입액션 플레이를 ‘울펜슈타인: 영블러드’에서도 즐겨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출시 이후 게임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 액션보단 RPG에 가까워졌으며, 핵심 기능으로 꼽혔던 코옵 플레이는 완성도가 낮아 불편하다, 스토리 진행 시 반복되는 구간이 길고 많아 지루하다 등 비판을 받으며 8월 1일 기준 낮은 유저 리뷰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울펜슈타인: 영블러드’의 재고가 부족한 이유는 슬픈 이유였다. AAA급 타이틀 부재, 불매 운동 등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게이머가 급감하는 시기인 만큼 최대한 출혈을 줄여야 하는 상황, 아무래도 안 팔릴 것 같아서 재고 확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종합 게임 매장 CD마을 관계자는 “’울펜슈타인: 영블러드’에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아서 얼마 들여놓질 않았다”며 “그래도 신작이라 꽤 찾는 분이 있어서 다른 매장에 문의해봤더니 그곳도 없다더라”고 설명했다.

▲ '울펜슈타인: 영블러드' 공식 스크린샷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페이지)

살길 찾는 게임매장, 여름 할인 들어갔다

7월 게임매장은 비수기와 불매 운동이 겹쳐 역대급 불황을 맞이했다.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이 이목을 모았으나, 혼자서는 아무래도 화력이 부족하다. 각 매장에서 어떻게든 살길을 찾고자 내놓은 전략은 바로 ‘여름 할인’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 전문매장 게임몰은 오프라인 한정 게이밍 하드웨어를 최대 50% 할인하는 ‘쿨 섬머 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닌텐도 전문매장 대원샵 또한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 ‘마리오 카트’,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 이야기’ 등 13가지 타이틀을 5천원을 할인하고, ‘스위치 소프트웨어 체험공간’을 세워 손님을 모았다.

어떻게든 ‘여름 할인’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불황은 여전히 계속될 전망이다. 8월에는 ‘오메가 라비린스 라이프’, ‘컨트롤’, ‘아스트랄 체인’, ‘다크 픽쳐서: 맨 오브 메단’ 등 신작 게임이 출시되지만, 이에 대한 기대는 한 없이 낮다. 한 매장 관계자에게 8월에 기대되는 부분이 있냐고 묻자 “뭐가 나오든 안될 게 뻔하다. 추석 전까지는 단념하기로 했다”라며 “9월에는 ‘아이스본’, ‘젤다’, ‘기어즈 5’ 등이 출시된다. 그것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 여름과 방학, 할인 이유로 쓰기 좋은 소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신작도 할인하게 만드는 게임 비수기의 마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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