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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주국 한국, 모바일은 한 발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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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초에 열린 '크라운 챔피언십 글로벌 파이널' 현장 (사진제공: 슈퍼셀)

e스포츠 종주국은 한국이다. 90년대 말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e스포츠라는 영역이 처음으로 발굴된 나라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바일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e스포츠 종주국은 한국이 맞지만 모바일에서는 해외가 한 발 더 먼저 나아가 있다. 종목은 물론 리그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움직임 자체가 국내보다는 해외가 좀 더 크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지난 12월 초에 열린 ‘클래시 로얄’ 세계대회다. 종목사 슈퍼셀이 올해 ‘클래시 로얄’ e스포츠에 건 상금은 총 100만 달러(한화로 약 11억 원)이며, 세계 최강자를 뽑는 ‘크라운 챔피언십 글로벌 파이널’에는 40만 달러(한화로 약 4억 3,400만 원)이 걸렸다. 모바일 e스포츠 중에는 상금 규모가 꽤 큰 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클래시 로얄’ 출시 후 유저들이 개최한 자생적인 대회를 놓치지 않은 슈퍼셀의 안목이 있었다.

e스포츠 강국, 중국에서도 인기 종목이 뜨고 있다. 텐센트의 ‘왕자영요’다. ‘왕자영요’는 중국을 넘어 서양에서도 모바일 e스포츠 주요 종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대표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가 유럽 대표 게임쇼 ‘게임스컴’이다. 현장에는 ESL이 주최하는 e스포츠 리그가 열렸는데 모바일 종목으로 ‘왕자영요’가 채택된 바 있다. 여기에 독일 e스포츠 팀 ‘SK 게이밍’은 11월 말 ‘왕자영요’ 팀을 새로 꾸렸다. 중국에서 시작된 ‘왕자영요’ 열풍이 유럽에 영향을 미친 격이다.


▲ 게임스컴 2017에서 열린 '왕자영요' 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많은 관중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예상치 못한 큰 손도 등장했다. 유통업계 거물로 손꼽히는 아마존은 지난 12월 2일부터 3일(현지 기준)까지 모바일게임 12종을 묶은 신규 토너먼트 ‘챔피언 오브 파이어 인비테이셔널’을 열었다. e스포츠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 이 대회는 프로 선수들의 수준 높은 대결을 다루던 기존 e스포츠와 달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종목을 메인으로 내세운 것이 핵심이다. 누구나 알기 쉬운 게임을 통해 기존에 e스포츠를 즐기지 않던 관객도 끌어들일 리그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 아마존이 주최한 모바일 e스포츠 토너먼트 '챔피언스 오브 파이어 인비테이셔널' 소개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이 외에도 해외에서 모바일 e스포츠 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6개 지역에서 선발된 12개 팀이 출전하는 월드 챔피언십을 준비 중인 ‘베인글로리’, 친정 일본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대만, 한국까지 3개국이 출전하는 아시아 대항전을 개최한 ‘섀도우버스’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모바일 종목 리그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 모바일 e스포츠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 해외에서는 지역 리그를 넘어 글로벌 토너먼트로 도약하는 단계다.

물론 모바일은 아직 e스포츠의 중심에 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면 모바일도 밀리지 않는다. 가장 큰 부분은 파급력이다. 먼저 주목할 부분은 모바일게임 자체의 성장력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7년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504억 달러(한화로 약 55조 원)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보다 23.3% 성장한 것으로, PC나 콘솔, 웹게임 등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가장 성장률이 높은 분야로 손꼽혔다.


▲ 2017년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 (자료출처: 뉴주)

여기에 뉴주의 글로벌 e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총 6억 9,600만 달러(한화로 약 8,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41.3% 증가했다. 즉, 글로벌적으로 보면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는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 성장이 뚜렷한 e스포츠와 엄청난 성장력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안에 게임시장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모바일의 만남은 앞으로 더 큰 성과를 기대해보기 충분하다.


▲ 2017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 (자료출처: 뉴주)

여기에 접근성도 PC보다 좋다. 모바일의 경우 PC보다 좀 더 쉽고 가벼운 게임이 많다. 규칙을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하기 쉬운 모바일의 강점은 관객 유치에서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게임을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도 대회를 보며 그 재미를 실감하기 쉽다는 것이다. 환경적인 부분도 모바일 e스포츠에 웃어주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발달하며 모바일로 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e스포츠를 시청하는 플랫폼으로 유튜브 온라인과 OGN 케이블 채널에 이어 유튜브 모바일 앱이 3위를 차지했다.

짧은 시간에 이해하기 쉬운 모바일게임의 특징과 모바일 스트리밍의 시너지가 제대로 터진다면 ‘모바일 e스포츠’은 폭풍성장의 때를 맞이할 수 있다. 해외에서 꾸준히 모바일 e스포츠가 진행되는 이유도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선점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지금은 아니라도 나중에 ‘모바일 e스포츠’가 주류로 올라섰을 때, 오랜 기간 진행해온 리그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발주자보다 먼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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