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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 레전드, 자동사냥만 넣으면 '뮤 오리진 2'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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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 레전드' 소개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최근 국내 게임시장에서 각광받는 플랫폼은 단연 모바일이다. 넷마블, 네시삼십삼분처럼 기존 모바일게임 강자들부터,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등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한 게임사들도 모바일에 힘을 쏟고 있다. ‘뮤 온라인’으로 2000년대를 휩쓴 웹젠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를 대표하는 ‘뮤’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 ‘뮤 오리진’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또, ‘C9’, ‘아제라’ 등 이전 온라인게임 IP도 모바일게임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렇다고 웹젠이 온라인게임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그간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뮤 레전드’가 온라인 RPG의 자존심을 세우려 한다. ‘뮤 레전드’는 함께 ‘빅3’로 꼽힌 ‘로스트아크’, ‘리니지 이터널’ 보다 이른 2016년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에 앞서 2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4월 첫 테스트에서 ‘핵 앤 슬래시’라는 확고한 방향성을 보였으니, 이제는 콘텐츠를 내세울 때다.

▲ '뮤 레전드' 대표이미지 (사진제공: 웹젠)

1 대 1은 시시하다, 떼로 덤벼라!

‘뮤 레전드’는 어둠의 군주 ‘쿤둔’의 침략으로 위기에 놓인 ‘뮤 대륙’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플레이어는 기억을 잃은 계약기사가 되어 혼란에 빠진 대륙 각지를 떠돌며 마물의 침공을 막아내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예전 ‘뮤 온라인’에서 봤던 공주 ‘루네딜’이나 타락하기 전의 ‘쿤둔 메피스’ 등 낯익은 캐릭터들이 등장해 추억을 되살리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 익숙한 타임어택 던전 '블러드 캐슬'까지

플레이 가능한 직업은 높은 방어력과 방어에 특화된 스킬이 특징인 ‘다크로드’, 분노에 몸을 맡겨 양손검이나 쌍검을 휘두르는 ‘블레이더’, 민첩하게 움직이며 활과 함정으로 적을 공격하는 ‘위스퍼러’, 마지막으로 강력한 파괴력의 마법과 암살능력을 지닌 마법사 ‘워메이지’가 있다. 또한 이번 테스트에서 만나볼 수는 없었지만 5번째 직업으로 ‘앰퍼사이저’가 개발 중이다.

▲ 성장 방향도 친절하게 설명

게임은 퀘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몬스터 토벌부터 아이템 수집 등 다양한 의뢰를 수행하며 캐릭터를 육성하게 된다. 또,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인스턴스 던전 ‘시공의 틈’, 점점 더 강한 몬스터가 등장하는 ‘무한의 탑’, ‘마정석’을 다량으로 획득할 수 있는 ‘뒤틀린 마정석 광산’ 등 다양한 던전 콘텐츠가 해방된다. 또한 이번 테스트에서는 엔드 콘텐츠에 해당하는 ‘루파의 미궁’이나 에픽 난이도 던전 2개, 1 대 1 PvP ‘투기장’ 등 만랩 이후에도 즐길 거리를 추가했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는 ‘디아블로’로 대표되는 ‘핵 앤 슬래시’다. 즉, ‘뮤 레전드’는 수많은 적을 단숨에 처치하는 쾌감을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의 구성 역시 이러한 ‘핵 앤 슬래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반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몬스터 무리가 쏟아져 나오고, 처음에는 빈약하던 공격기술도 금세 적을 뻥뻥 터트리는 광역기로 바뀐다.

▲ 으아아 난 강하다!

▲ 장판을 피하는 보스전도 있다!

스킬 사용에도 큰 제약이 없다. 마나는 몇 초 안에 가득 차고, 쿨타임도 길어봤자 10여 초 수준으로 짧은 편이다. 말 그대로 스킬 ‘난사’가 가능해 마치 ‘람보’가 된 양 몬스터를 압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번에 10마리 정도를 날려버리는 쾌감도 쏠쏠하다. 이처럼 ‘뮤 레전드’는 핵 앤 슬래시 본연의 재미를 충실하게 구현했다.

파밍에서 풍기는 진한 ‘모바일’의 느낌

하지만 적을 신나게 써는 재미 만으로는 완성도를 따지기 어렵다. 필드에서도 던전에서도 그저 스킬을 난사하며 싸우기만 한다면, 처음에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금세 피로감을 느끼고 질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아블로’를 포함한 다수의 핵 앤 슬래시 게임은 더욱 강한 장비를 맞추는 ‘파밍’의 재미를 곁들였다. 같은 던전을 몇 번이고 반복하지만, 그 끝에 번쩍거리는 ‘전설템’이 있어 게임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이다.

▲ 기둥 뜨면 신나는 점은 같다

‘뮤 레전드’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 왼쪽 상단에는 언제나 눈에 들어오도록 수치화된 ‘전투력’을 보여주고, 캐릭터가 성장할 때마다 전투력 상승량을 표기해주며 ‘나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준다. 처음에는 볼품없던 전투력이 새로운 장비를 얻고, 레벨을 올리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우쭐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게임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콘텐츠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바일게임’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 자동 이동에서 느꼈어야 했나...

모바일 RPG의 특징은 파편화된 성장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 있는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입수 방법이 제한된 특정 재료를 모아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형태다. 여기에 자동전투 기능을 더해 이러한 반복을 좀 더 편하게 진행하도록 배려한다. 그런데 ‘뮤 레전드’는 온라인게임인데도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다.

먼저 화폐는 평범한 금화인 ‘젠’부터 세트 아이템 뽑기 등에 사용하는 ‘시공의 조각’, 각종 강화 및 진화에 사용되는 ‘마정석’ 등 3종류로 나뉜다. 또, ‘젠’은 필드나 잡다한 아이템 판매로 쉽게 획득할 수 있지만, ‘시공의 조각’이나 ‘마정석’은 ‘시공의 틈’이나 ‘뒤틀린 마정석 광산’ 등 특정 던전에 찾아가야만 획득할 수 있다. 사용처와 획득방법이 모두 달라 다소 번거롭게 느껴진다.

▲ 특정 던전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마정석'

장비 강화 역시 각기 다른 재료를 요구한다. 일반 장비는 단순히 ‘축복의 보석’을 사용하면 되지만, 멋진 외형과 추가 능력치를 제공하는 ‘날개’는 ‘무한의 탑’에서 획득할 수 있는 ‘날개강화석’이 필요하다. 여기에 장비에 추가 능력을 부여하거나 ‘마석’을 장착할 수 있는 홈을 파려면 ‘영웅의 증표’가 필요한데, ‘영웅의 증표’는 엔드콘텐츠인 ‘블러드캐슬’이 아니면 정예 몬스터가 무작위로 드랍하는 경우뿐이다. 화폐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나뉘어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추가 능력치나 아이템 줍기 반경 증가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펫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성장 포인트를 모아야 하고, ‘펫 진화 열매’도 따로 구해야 한다. 결국 게임의 메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성장 요소의 입수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다. 다시 말해 ‘뮤 레전드’는 다소 억지스러운 방법으로 플레이어에게 모든 콘텐츠를 빠짐없이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 별이 하나... 별이 둘...

아쉬운 콘텐츠의 깊이

물론 ‘뮤 레전드’는 이러한 반복에서 올 수 있는 피로감을 낮추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다. 먼저 파티 자동 매칭 등으로 손쉽게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개별 던전을 비교적 짧게 구성해 빠르게 끝낼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새로운 문제점이 발생했다. 콘텐츠 깊이가 부족해진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뮤 레전드’의 모든 PvE 콘텐츠는 보상의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다. ‘시공의 틈’, ‘무한의 탑’, ‘뒤틀린 마정석 광산’, ‘루에리의 비밀금고’, ‘파브리스의 정원’, ‘블러드 캐슬’, ‘루파의 미궁’, 2종류의 에픽 던전까지.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지칠 것 같은데, 정작 던전에 들어가서 벌이는 전투는 모두 똑 같은 형식이다.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한 데 모아서 광역기로 쓸어버리는 것.

▲ 몰아서 잡고...

▲ 또 몰아서 잡는다

특히 ‘뒤틀린 마정석 광산’과 ‘루에리의 비밀금고’, ‘파브리스의 정원’은 몬스터를 처치해서 얻는 ‘트렌타 에너지’를 채워야 보스 스테이지가 열리는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어찌 보면 ‘디아블로 3’의 ‘차원균열’과 유사하다. 하지만 플레이를 할 때마다 느껴지는 지루함은 전혀 다르다.

‘차원균열’은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맵이나 몬스터 패턴, 보스 종류 등이 전부 달라진다. 때문에 같은 전투를 벌인다고 해도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뮤 레전드’는 던전 디자인이 고정되어 있다. 여기에 비슷한 패턴의 전투까지 더해져 피로감이 더욱 커진다.

▲ 다양한 패턴을 준비한 디아블로 3의 '차원균열'

하루 입장할 수 있는 횟수도 제한된다. 막대한 돈을 얻을 수 있는 ‘루에리의 비밀금고’는 단 한 번만 입장할 수 있고, 그마저도 중간에 실패하면 끝이다. 돈이 아무리 필요해도 ‘루에리의 비밀금고’를 이미 돌았다면 내일을 기약하거나, 필드에서 1, 20원씩 모으는 수밖에 없다. 

또, 엔드콘텐츠 중 하나인 ‘루파의 미궁’은 남성 캐릭터에게 더욱 강하거나 죽을 때 아군에게 무적효과를 부여하는 등, 무작위 고유 효과를 지닌 몬스터로 독특한 재미를 주며 도전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매 입장시 마다 '시공의 조각'이라는 별도의 재화를 소모해, 다소 입장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콘텐츠 소비 속도를 강제적으로 늦추고 있는 셈이다.

▲ '루파의 미궁'은 재밌다! 입장 조건은 좀 까다롭지만...

그렇다면 PvP는 어떨까? ‘뮤 레전드’에는 1 대 1 결투를 벌이는 ‘투기장’과 최대 10 대 10까지 가능한 깃발뺏기형 전장 ‘정령의 제단’ 등 2가지 PvP 모드가 제공된다. 추후 ‘공성전’이 추가될 예정이지만, 상세한 정보는 공개된 바 없다.

일단 ‘투기장’은 상당히 맥 빠지는 콘텐츠다. 투기장에 참전하면 실제 플레이어들의 목록이 나오며 대전상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정작 상대하는 것은 실제 플레이어가 아닌 AI다. 때문에 실력을 겨룬다기 보다는 그저 ‘누가 더 강한 장비를 착용하고 있나’의 승부로 느껴진다.

▲ AI 주제에 건방지구나

‘정령의 제단’은 4가지 거점을 점령하거나 상대방을 처치하면서 획득하는 점수를 모아 대결하는 콘텐츠다. 그런데 이것 역시 엎치락 뒤치락하는 대규모 전장의 맛을 살리지 못했다. 전투에 변수가 될 만한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투에서 한 번 밀리거나, 팀 매칭 단계에서 역량의 차이가 있다면 상대방이 유유자적 점수를 채울 때까지 몇 번이고 죽게 될 뿐이다. 심지어 본진의 타워도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우물킬’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 호각의 승부가 되나 했더니만...

▲ 중간에 누가 탈주했다, '서렌' 버튼은 어딨나요?

온라인게임을 기대했으나, 모바일게임이 왔다

사실 최근 국산 온라인게임의 성적표는 그렇게 좋지 않다. 상반기에만 ‘블레스’, ‘트리 오브 세이비어’, ‘창세기전 4’ 등 기대를 받았던 게임들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반면 모바일게임은 연이은 해외 진출 등 꽤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래서 ‘뮤 레전드’를 위시한 ‘로스트아크’, ‘리니지 이터널’는 온라인게임 부흥을 이끌 작품으로 더욱 주목 받았다.

‘뮤 레전드’는 빅3로 꼽힌 작품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다. 즉, 이번 테스트가 게임의 거의 완성된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기대감이 어긋나는 것을 느꼈다. 겉은 그럴싸한 대작 온라인게임인데, 정작 속에 담긴 것은 전형적인 모바일 RPG다. ‘뮤 레전드’에 깊이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 결국 몰이사냥의 쾌감만 남았다
김헌상
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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