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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SRPG의 불편한 동거,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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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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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임이건 이전 시리즈와 크게 달라지면 기존 팬들의 반발을 사기 마련이다. 2015년 공개된 세가의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가 그렇다. 원작에 해당하는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는 밀리터리와 판타지가 결합된 독특한 세계관과 총기를 사용해서 벌이는 전략적인 턴제 전투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3편의 계승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작 발표된 신작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는 전혀 다른 세계관과 게임성을 지니고 있었다. 기존 시리즈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액션 RPG가 된 것이다.

때문에 선행 공개된 체험판에서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는 크나큰 비판에 직면했다. 기존의 매력이었던 SRPG 요소가 거의 없어졌는데, 새롭게 더해진 액션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작의 특징이었던 총기를 액션과 결합시키려는 시도가 오히려 전투의 맥을 끊는 역할을 했고, 동료의 AI도 수준이 낮았다. 기존 시리즈의 팬들은 인기 캐릭터 ‘셀베리아’를 닮은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도 좋게 보지 않았다. 완성도가 낮은 게임에 ‘전장의 발큐리아’ 유명세만 더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심지어 ‘발큐리아’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에 절치부심 했는지, 지난 9월 15일부터 진행된 ‘TGS 2016’에서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는 크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임의 흐름을 끊는다고 평가를 받던 ‘클로즈 쿼터 배틀’을 삭제하는 등 비판 받았던 요소들을 삭제하고, ‘액션 팔레트’를 통해 조작법도 새로 고쳤다. 이번 시연에서는 거대 보스를 쓰러트리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직접 플레이해보니 확실히 전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액션RPG로서 재미있나’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어색함’이 남아 있었다.

▲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 대표이미지 (사진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보다 자연스러운 액션을 위하여, ‘클로즈 쿼터 배틀’ 삭제

기본적인 진행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플레이어는 복수를 꿈꾸는 주인공 ‘아무레트’와 제국에 맞서 싸우는 소국 ‘유틀랜드’의 공주 ‘오필리아를 포함한 4명의 캐릭터를 한 파티로 꾸려서 미션을 진행한다. 화면 상단에는 아군과 적의 세력 게이지가 있는데, 적을 쓰러트리고 전초기지를 빼앗을 때마다 아군 게이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전투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 '아무레트'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지난 선행 체험판에서는 전투의 흐름이 상당히 부자연스러웠다. 전투의 기본은 검을 들고 펼치는 액션인데 적 대부분은 총기를 들고 있었다. 무작정 돌격하면 먼저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전투를 시작해 불합리했다. 따라서 원거리에서 미리 총격전을 벌이고, 적을 약체화 시킨 뒤에 접근하는 식으로 전투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동료는 사격을 받아도 엄폐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고, 저격총을 제외한 총기에는 조준 기능이 없어 헤드샷을 노린다던가 하는 요소가 없었다. 반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총격전이 효율은 떨어지고, 록온 이후 버튼만 누르는 식으로 단조로웠다.

▲ 총기의 강력함에 미리 눈 뜬 제국군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 그래서 쓰긴 썼다, 억지로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근접 전투인 ‘클로즈 쿼터 배틀’ 역시 문제가 있었다. 적에게 접근하면 일정 범위에 전투 필드를 만들고 그 안에서만 근접전을 벌이는 식이었는데, 장소가 제한되어 있어 어느 정도 멀리 떨어진 적은 필드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클로즈 쿼터 배틀’이 발생할 때마다 약간의 로딩이 생기는 점도 불편했는데, 분산된 적을 신경 쓰지 않으면 근접전투 이후에도 한 두 명이 남아서 총격을 가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곤 했다. 이들을 처리하는데 총을 쓰면 공격력이 너무 낮아 힘들고, 근접하면 또다시 별도의 로딩을 봐야했다. 즉, 총격전부터 근접전까지 전반적인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연버전에서는 가장 큰 문제가 되던 ‘클로즈 쿼터 배틀’을 삭제했다. 필드에는 적이 어슬렁거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적을 공략할 수 있다. 먼 거리에서 총기를 사용해 적에게 먼저 피해를 입힌 뒤에 근접해서 칼을 휘두를 수도 있고,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하고 빠르게 돌진해서 지휘관을 먼저 쓰러트려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전투의 진행이 한결 더 매끄러워지고, 로딩도 발생하지도 않아 훨씬 더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 속 시원한 액션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시간을 멈추고 일일이 스킬을 찾으라고? ‘액션 팔레트’ 추가

‘클로즈 쿼터 배틀’ 삭제로 바뀐 것은 또 있다. 바로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쏘는 등, 게임에서 액션을 펼치는 조작이다. 특히 이전 버전에서 분리되어 있던 총격전과 근접전투가 통합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방어’가 추가되는 등 조작할 거리가 늘어났다.

이에 도입된 것이 시간을 멈추고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액션 팔레트’다. 이전에는 4개의 버튼에 스킬을 배치해서 사용하는 형식이었지만, 이제는 ‘더 위쳐 3’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원형의 커맨드 리스트 ‘액션 팔레트’를 사용한다. ‘액션 팔레트’에 캐릭터가 지닌 주술이 전부 등장하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발동하게 된다. 또한 원거리 무기인 총이나 보조무기인 수류탄, 연막탄 등도 ‘액션 팔레트’에서 선택해서 사용하게 되었다.

▲ 목표를 센터에 넣고 스위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만 여전히 개선할 부분은 많아 보인다. ‘액션 팔레트’ 자체가 상당히 어설프기 때문이다. 시간을 멈추고 별도 커맨드에서 스킬을 찾아 발동하기 때문에 조작 난이도는 크게 줄어들었다. 앞에서 적이 우글거려도 침착하게 범위 스킬을 찾아서 일망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액션RPG와는 여전히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적과 아군이 전부 멈춰 있는 고요한 필드에서 혼자 움직이고 있는 주인공을 보니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또, 평범한 공격으로는 닿지 않는 특정 부위를 노리는 보스전에서는 다양한 스킬을 활용해야 했다. 그 때마다 일일이 ‘액션 팔레트’를 호출하고 스킬을 찾아 발동하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기도 했다. 평소에는 액션RPG인데 스킬을 사용할 때만 SRPG로 변하는 셈이다.

▲ 어찌나 강력한지 스킬을 쓸 때마다 세상이 멈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많은 부분을 개선했지만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물론 지난번에 공개된 체험판에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액션RPG와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운 면모가 엿보인다. 이전 버전에서 억지로 넣었던 총격전을 삭제해서 흐름을 좋게 만들었나 싶더니, 이번에는 뜬금없이 액션 도중에 SRPG가 삽입되었다. 차별화를 위해 삽입한 ‘전장의 발큐리아’ 요소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푸른 혁명의 발큐리아’가 보여주었던 액션과 SRPG의 조화는 부자연스러웠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둘 다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 한국어화도 되는데 '갓겜'이 되어주길...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김헌상
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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