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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떠오르는 홍대 데이트 명소 'VR 테마파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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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미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이제껏 수백여 VR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 여긴 꼭 가야해~ 홍대 놀거리! VR 테마파크 (영상제공: 멀미왕VR)

국내 최대 VR행사 ‘VR 엑스포’가 다음달 코엑스에서 열립니다. 대규모 행사인 만큼 여러 VR업체가 준비한 다양한 어트랙션이 선보여질 예정이죠. 인기 있는 기기엔 관람객이 몰려 체험하는데 오랜 시간 줄을 서기도 해요. 기다리면서 먼저 즐기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놀라 움찔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요소입니다.

아쉬운 점은 긴 기다림에 비해 막상 내 차례가 오면 즐거운 체험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것이죠. 조금 더 여유 있게 즐기고 싶지만 늘어선 줄을 보며 이내 발걸음을 돌립니다. 어디 한 곳에 재미나게 놀 수 있는 다양한 어트랙션이 모여 있으면 좋을 텐데요. 바로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장소가 국내에 생겼다고 해서 이른 아침 집을 나섰습니다.


▲ 설렘을 안고 드디어 VR테마파크에 도착했다 (사진제공: 멀미왕VR)

목적지는 바로 젊음의 거리 홍대. 공기도 상쾌하고 여기저기 활기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멀미왕은 몇 개월 만에 방문한지라 더욱 설레는군요. 게다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VR 어트랙션을 여유롭게 즐길 생각에 저도 모르게 기분이 들뜹니다. 아직 날씨는 꽤 쌀쌀하지만, VR테마파크로 때이른 봄소풍입니다.

홍대입구역에서 넉넉히 10분 정도 걸으면 ‘트릭어드벤처’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흥분을 가라 앉히고 우선 주위를 둘러보니 각종 어트랙션은 물론 한 쪽에는 옷걸이와 간이 의자가 비치됐네요. 헤드셋을 쓸 때 청결히 사용할 수 있는 위생커버도 보입니다. 지체할 것 없이 곧장 키오스크에서 자유이용권을 구매한 후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 생각보다 넓다. 무엇부터 탈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본다 (사진제공: 멀미왕VR)

역시 가까운 것부터 즐기는 것이 좋겠죠? 매장 입구에 있는 ‘VR존’부터 갑니다. 체험형 콘텐츠의 가상환경 내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기기가 따라 움직여주면서 체감도를 높이는 기기에요. 롤러코스터를 닮은 좌석에 앉아 콘텐츠를 선택하는데, 가장 무서운 것으로 골라달라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상상초월 ‘미스터리 익스폴로러’를 틀어주더군요. 헐…

눈 앞에 펼쳐진 교실에 들어서자 갑자기 커다란 거미가 눈 앞에 떨어져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이어서 무덤에 들어가는데, 매장 직원이 갑자기 다리를 툭-치는 바람에 어찌나 놀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귀신이 발목이라도 잡아챈 줄 알고 간담이 서늘해졌네요. 추락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도 했는데, 의자의 진동 덕분에 긴장감이 배가됩니다.


▲ 매장 입구에 있는 'VR존'부터, 무서운 것을 해보자 (사진제공: 멀미왕VR)

다음으로 몬스터 VR에서 선보인 ‘큐브 VR’입니다. 이름 그대로 네모난 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VR콘텐츠를 즐기고, 서로 응원하며 춤출 수 있도록 꾸며졌습니다. 멀미왕은 신나는 리듬게임 ‘오디오 쉴드’로 EXID ‘위아래’를 플레이했는데, 자유롭게 덩실거리며 소리도 내지르니 집에서 조용히 즐기는 것보다 훨씬 즐겁네요.

몸도 풀었으니 바로 옆 ‘블랙큐브’에서 좀비 사냥에 돌입합니다. 총 모양의 컨트롤러를 사용해 현실감이 배가 되네요. 잡아먹을 듯 달려드는 좀비를 보자면 생존본능에 따라 총을 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나 몰입해서 쏘고 있던지 금새 만기제대한 민방위 포스가 풍기죠. 지구가 좀비에게 습격 당해도 우리 동네만큼은 잘 지킬 자신이 생겼습니다.


▲ '큐브 VR' 내부, 친구들과 함께 들어가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 멀미왕VR)

춤추고 노래하고 좀비까지 처치했습니다. 슬슬 열이 나니 ‘VR 래프팅’으로 시원한 보트를 타야겠습니다. 실제로 커다란 고무보트에 올라타 대형 팬에서 불어나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찔한 계곡을 탐험하는 어트랙션이죠. VR기기까지 쓰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보트에 탄성이 흘러나옵니다. 이건 정말로 굽이진 계곡에 와있는 기분입니다.

바위에 부딪힐 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리고, 급류에 휩쓸려 갈 땐 이리저리 움직이는 보트 때문에 손잡이를 꽉 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물 속에서 악어가 튀어나와 입을 벌리고 폭포에서 수직 낙하할 땐 비명도 엄청 질러버렸네요. 내내 지루할 틈 없는 연출과 멀미왕보다도 찰진 비명을 지르는 성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보트를 타고 바람을 맞으니 시원하다. 분무기로 물만 뿌려주면? (사진제공: 멀미왕VR)

스크린 골프로 잘 알려진 골프존의 ‘넥스피리언스’도 보입니다. 좌석에 앉아 안전바를 내리니 마치 작은 자동차에 탄 느낌입니다. HTC 바이브를 얼굴에 알맞게 쓰고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모험에 나섭니다. 햄버거를 훔쳐 달아난 작은 새를 쫓아 질주하는데, 도중에 드럼통이 쓰러지고 기차가 덮쳐오는 등 화끈한 연출이 이어집니다.

조그만 녀석이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갑니다. 반대편 차를 피하다가 계곡에 떨어질까 놀라고, 표지판을 부숴버리며 내달리기도 합니다. 뭐랄까, 어렸을 적 아버지가 발에 올려 자동차를 태워준 느낌이었습니다. 지나치게 격렬하지 않으면서 어딘지 포근하네요. 이 콘텐츠는 오큘러스 개발자 키트로도 즐겼었는데, 어트랙션으로 하니 확실히 몰입감이 강합니다.


▲ 아빠가 발로 자동차를 태워주던 느낌이 난 '넥스피리언스' (사진제공: 멀미왕VR)

왠지 한번 더 달려보고 싶어 ‘레이싱’ 어트랙션에 몸을 실었습니다. ‘트릭어드벤처’에는 VR기기를 쓰지 않는 어트랙션도 몇 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죠. 출발과 동시에 어트랙션 전체가 공중으로 부양하더니 오프로드에서 지프차를 탄 것 마냥 역동적인 움직임입니다. 떨어질 듯 격렬한 체험을 하니 마치 온몸으로 땅의 지면을 느끼며 질주하는 듯 합니다.

끝으로 ‘360 슈팅’은 VR이 아니라 건슈팅 기기입니다. 마찬가지로 헤드셋을 쓰지 않는 어트랙션이죠. 2인승 콕핏에 앉아 스틱을 조작하는데, 룰은 간단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적들을 발칸으로 쓸어버리세요. 360도라는 이름처럼 움직임이 굉장히 자유로워, 하늘 높이 상승하는 적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스틱을 위로 치켜 올렸더니 기기 전체가 침대마냥 눕혀집니다.


▲ 기기가 마구 움직여 당황했지만 짐짓 태연한 척 사격! (사진제공: 멀미왕VR)

휴, 너무 놀았더니 기진맥진하네요. 한편의 꿈을 꾼 것처럼 오묘한 체험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헤드셋을 벗으니 여러 관람객이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하도 비명을 지르니 궁금하셨나 봅니다. 부끄럽지만 그건 의지와 상관없는 본능적인 몸부림이었요. 어트랙션은 집이라는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환경에서 VR을 즐기는 것과는 다른, 역동적인 매력이 있구나 싶습니다.

다만 어트랙션 특성상 무겁고 견고한 기구를 이용하므로 늘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직원의 안내에 성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겠죠. 또한, 헤드셋이 귀찮다고 헐겁거나 꽉 조이지 말고 알맞게 착용해야 편안한 체험이 가능하겠죠. 젊은이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 전환하기 위한 놀이터, VR테마파크가 하나의 문화로 당당히 자리잡길 바랍니다.


▲ 즐거운 체험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사진제공: 멀미왕VR)


▲ 가장 중요한 가격, 조정 중에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 멀미왕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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