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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워즈 2, 뒷심 부족에 발목 잡힌 콘솔 RTS 정통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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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일로 워즈 2'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스타크래프트’로 대표되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하면 떠오르는 것은 ‘복잡함’이다. 자원 확보와 기지 개발, 정찰, 병력 생산 및 전투 등 수많은 행동을 실시간으로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바둑을 정복한 AI ‘알파고’조차 ‘스타크래프트’를 마스터하려면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는가.

그러다 보니 RTS는 PC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멀티태스킹에는 콘솔 패드보다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한 작품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헤일로 워즈’였다. Xbox를 대표하는 ‘헤일로’ 세계관을 RTS에 접목시킨 이 게임은 콘솔 RTS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PC에 비하면 세밀한 조작이 어려운 콘솔에서 RTS의 재미를 충실히 구현한 것이다.

그러나 ‘헤일로 워즈’가 구축한 경지는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 ‘헤일로 워즈’ 자체는 의미있는 한 획을 남겼지만, 그 이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콘솔 RTS가 없었던 것이다. 8년이라는 공백을 끊고 ‘헤일로 워즈’를 계승하는 후속작, ‘헤일로 워즈 2’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콘솔 RTS의 맥을 잇는 정통 후계자가 혜성처럼 등장한 셈이다. 과연 ‘헤일로 워즈 2’는 콘솔 RTS계에 또 다른 획을 긋는 명작이 될 수 있을까?

▲ 콘솔 RTS의 적통 후계자가 왔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콘솔 RTS로서의 기본기는 충실

2009년 출시된 ‘헤일로 워즈’는 콘솔 RTS의 신기원을 연 작품으로 각광받았다. 콘솔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UI와 조작 체계는 독보적이었다.

전작에서 다져 놓은 시스템은 ‘헤일로 워즈 2’에 고스란히 계승되었다. 등장하는 세력은 인류가 만든 우주 해군 ‘UNSC’와 외계인 군대 ‘코버넌트’에서 갈라져 나온 ‘배니시드’ 두 종류이며, 생산하는 유닛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본부 건물에 다양한 부속 건물을 짓는 것으로 자원 생산 및 테크 트리 발전을 이어가는 것도 그대로다.

이 외에도 X버튼으로 이동과 공격을 동시에 명령하거나, RB버튼으로 화면 내 모든 병력을 선택하는 등 간소화된 조작도 유지됐다. 이처럼 간소화된 조작을 앞세운 ‘헤일로 워즈 2’는 전작의 장점을 이어 받아, 여러 유닛을 끌고 다니며 대규모 교전을 펼치는 RTS의 핵심 재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룰 수 있는 버튼이 키보드, 마우스보다 적은 콘솔 패드로, 쉬우면서도 안정적인 조작 체계를 완성시키는 점은 높이 살 만 하다.
 
▲ 기지에 부속 건물을 붙이며 발전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전작에서 간편함을 입증한 링메뉴도 여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Xbox 360에서 Xbox One으로 올라가며, 전투의 재미도 강화됐다. 더욱 향상된 그래픽은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컨트롤러 특유의 진동이 맛을 더한다. 그래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거대한 기갑 유닛이 강력한 포격을 날릴 때마다 짜릿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폭발과 함께 화면이 일렁이는 등 세밀한 연출과 함께, 손에 쥔 컨트롤러가 떨리는 감각적인 부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전장을 한층 더 박진감 넘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PC에서는 느낄 수 없는 콘솔만의 맛도 충실히 살린 셈이다.

▲ '스캐럽'은 멋지구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용두사미 악역? 완성도 아쉬운 ‘캠페인’

이처럼 ‘헤일로 워즈 2’는 콘솔 RTS의 기본기를 충실히 살렸다. 문제는 콘텐츠다. ‘헤일로 워즈 2’의 콘텐츠는 싱글 캠페인과 멀티 플레이, 2개로 구분된다. 그런데 두 콘텐츠 모두 어딘가 부족하다. 눈 앞에 펼쳐진 전장은 박진감이 넘치는데, 콘텐츠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먼저 캠페인이다. ‘헤일로 워즈 2’의 캠페인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류가 만든 우주 해군 ‘UNSC’ 시점에서만 진행된다. 미션은 12개 정도이며, 멋진 시네마틱 영상이 중간 중간 삽입되어 ‘헤일로’ 세계관을 충실히 전달한다. 여기에 ‘헤일로’의 창조자라 할 수 있는 ‘번지’ 스타일이 혼합된 디자인도 ‘헤일로’ 팬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다. ‘헤일로’ 의 오랜 팬이라면 그 동안 시리즈를 즐겼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날 법할 정도다.

▲ 28년 동면 거친 '스피릿 오브 파이어'의 여정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문제는 줄거리에 있다. 이번 시리즈의 악역 ‘에이트리옥스’는 처음 등장할 때, 전 우주를 위협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 것처럼 묘사된다. 반대로 이에 맞서는 ‘스피릿 오브 파이어’는 승무원 수가 정규 편제의 절반도 안 되는 암담한 상황이다. 이렇게만 보면 위기 일발의 상황을 헤쳐 나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요 악역 ‘에이트리옥스’는 목소리만 나오며 실질적으로 활약하는 부분이 없다. 여기에 강력한 적을 앞에 둔 ‘스피릿 오브 파이어’의 상황도 그렇게 절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엔딩까지 DLC 혹은 후속작을 예고하는 것처럼 흐지부지하게 끝난다. 초반에는 무시무시하던 ‘에이트리옥스’의 존재감은 엔딩에 가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그러다 보니 캠페인을 끝내도 강적을 꺾었다는 성취감보다는 ‘이게 뭐였지’하는 어리둥절한 기분이 앞선다.

▲ 부하인 '데시무스'의 존재감이 더 크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모드는 많지만… 다소 단조로운 ‘멀티플레이’

그러나 RTS의 메인은 어디까지나 ‘멀티’다. 싱글 캠페인이 아쉬워도 멀티플레이가 재미있다면, 오랜 시간 즐길 만한 게임으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헤일로 워즈 2’에도 다양한 멀티플레이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클래식한 RTS 방식의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대전’, 처음부터 자원이 무한대에 가깝게 주어지기에 치고 박고 싸우는데 열중할 수 있는 ‘난투’, 카드덱을 편성해 유닛과 기술을 즉각적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모드인 ‘전격전’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같은 종족이라도 어떤 ‘지휘관’을 택하느냐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액티브 스킬이 달라지기에, 전투에 돌입하기 전 전략 방향을 정할 수 있다.

▲ '선조' 기술을 활용하는 앤더슨 교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아쉬운 점은 RTS의 가장 큰 재미라 할 수 있는 ‘전략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투 자체는 재미있지만, 템포가 기존 RTS에 비해 상당히 느린 편이다. 여기에 전투의 핵심도 컨트롤보다는 유닛 간 상성에 달려 있다. 즉, 상대방보다 상성상 우위를 점하는 병력을 뽑으며 대처하는 것이 전략의 전부라 말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상대와의 ‘머리 싸움’을 이어 가는 RTS에서 전략이 ‘상성 싸움’ 하나로 압축되니, 대전의 맛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 상성에 맞춰 싸우면 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다른 모드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더욱 더 큰 문제는 장기전으로 갈수록 게임이 처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RTS는 후반으로 갈수록 자원 고갈이 발생해 자원을 짜내며, 치열하게 ‘이길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즉, 후반으로 갈수록 전략싸움은 더 치열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헤일로 워즈 2’의 경우, 앞서 이야기 했듯이 ‘상성 싸움’이 전략의 대부분이다. 여기에 전투 템포도 느리기에 점점 쌓이는 자원이 많아 진다. 즉, 자원이 없어 한 번의 싸움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는 60분 가량 2 대 2 대전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부숴도 부숴도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적의 최종 병기에 적잖은 피로감을 느꼈다. 물론 기자의 팀 역시 계속해서 최종 병기를 투입했으니 상대방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처럼 마지막에 가면 나와 상대 모두 ‘최종 병기’로 버티는 상황이 이어진다. 한정된 전략과 늘어지는 전투, 이것이 전투는 재미있지만 전략은 단조로운 ‘헤일로 워즈 2’를 만든 주 요인이라 할 수 있다.

▲ 새벽 3시에 콘도르 2기만 운용하는 것은 피로감이 심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8년 전 검증된 전작의 흥행요소, 그대로 담았다

‘헤일로 워즈 2’는 분명 잘 만든 게임이다. 콘솔로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다. 자원을 얻어 군대를 꾸리고, 적과 싸우며 승리를 거머쥐는 RTS의 문법을 정확하게 지키고, 콘솔 만의 특징을 살린 점도 훌륭하다. 격렬하게 진동하는 컨트롤러를 쥐고, 화려한 연출이 폭발하는 전장을 바라보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콘솔 RTS 만의 재미는 확고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8년 전, ‘헤일로 워즈’가 이미 보여 준 부분이다. 다시 말해 ‘헤일로 워즈 2’가 전작에서 게임적으로 발전된 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즉,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 받은 수준에 그친다. 전작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라면 Xbox One으로 돌아온 ‘헤일로 워즈 2’가 반갑겠지만, 콘솔 RTS의 새로운 장을 열 게임이라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 기본기는 탄탄하다, 관심 있다면 즐겨보시라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김헌상
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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