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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토요일도 일해라, 위메이드아이오 근로환경 개선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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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메이드아이오 CI (사진출처: 위메이드 공식 홈페이지)



게임업계에는 ‘크런치 모드’라는 말이 있다. 출시를 앞두고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며 집중적으로 일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작년에 게임업계에 직원이 돌연사하는 사건이 이어지며 ‘야근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아이오에서 직원들에게 ‘장기간 야근’을 강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파문이 일었다.

위메이드아이오는 현재 ‘이카루스 모바일’을 개발 중이다. 그리고 지난 4월 19일 사내 공지를 통해 ‘팀 크런치 변경’에 대한 공지를 내렸다. 공지에 따르면 위메이드아이오의 ‘크런치’는 4월부터 게임이 출시되기 전까지 약 8개월 이상 이어진다. 근무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10시간이며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6시 30분부터 7시까지 단 30분이다.

여기에 어린이날과 추석을 제외한 공휴일과 토요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7시간을 일해야 한다. 대선이 진행되는 5월 9일에는 투표 후 정오까지 나오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일요일에는 선택적으로 출근해 9시간을 근무한다. 만약 평일은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모두 일할 경우 1주일 근무시간은 65시간이다.


▲ 위메이드아이오의 '팀 크런치 모드' 공지 내용 (사진출처: 트위터)

마지막으로 게임을 ‘올해’ 출시하지 못할 경우 그 동안 지급했던 ‘휴일수당’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이 외에도 연내 출시, 매출 250억 달성, 500억 달성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명시되어 있다.

위메이드아이오의 ‘팀 크런치 방식’은 세 가지 부분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가장 큰 부분은 게임을 올해 안에 출시하지 못하면 그 동안 받은 휴일수당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이나 수당 반납은 근로자 본인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즉, 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을 통상적인 규칙으로 만들어놓은 점이 현행 근로기준법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로 8개월 이상, 게임이 출시될 때까지 장기간 동안 ‘크런치’를 하는 것은 게임업계 내에서 생각했을 때도 기간이 긴 편이다. 이에 대해 게임개발자연대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단 몇 주만의 크런치로도 개발자의 체력이 깎여나가는데 8개월이 크런치라니 믿을 수 없는 정책이다’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토요일이나 공휴일 출근이 불가능할 경우 ‘2주 전에 파트장이나 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 역시 현실성이 없는 규칙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근로시간 단축은 비단 게임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대선에 출마한 후보 5인 중 4인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는 ‘연간 1,800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공약했으며, 유승민 후보의 경우 근로일 사이에 최소 11시간 휴식을 보장하는 ‘최소휴식시간’ 보장 제도와 함께 1년 초과근로시간 한도도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즉, ‘근로환경 개선’은 게임업계를 넘어 우리나라 전체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의 경우 올해 2월에 근로환경 개선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가 열린 바 있으며 넷마블게임즈, 펄어비스 등을 중심으로 ‘야근 줄이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 위메이드아이오에서 과하다고 평가된 ‘팀 크런치 방식’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개발자들의 공분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아이오 측에서는 “개발팀에서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도로 시작됐으나 과하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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