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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개발자 끌어내려던 위나이티드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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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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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좋은 거죠. 그러나 강요하면 안 됩니다. 게임업계는 대표적인 열정 강요 분야였지만, 최근 안팎에서 많은 지적을 받으며 업계 인식도 조금씩 바뀌는 중입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히 몇몇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사태가 터졌습니다.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아이오에서 ‘이카루스 모바일’을 개발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8개월 간의 긴 ‘크런치’를 강요한 것이죠.

‘크런치’란 게임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 전 시행되는 비상근무체제를 의미합니다. 야근이 이어짐은 물론, 휴일과 공휴일에도 출근하는 강행군이죠.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크고 근로기준법상으로도 문제의 여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게임업계 특성 상 크런치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다만 개발자도 사람이기에 크런치는 길어도 수 주를 넘기지 않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위메이드의 크런치는 충분히 공포스럽습니다. 이전에도 5월, 7~11월이었던 긴 크런치 기간을 4월부터 11월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한다는 것에서부터, 저녁 식사시간 30분 제한, 공휴일 및 일요일 근무, 심지어 개발 이슈로 ‘이카루스 모바일’의 출시가 해를 넘길 경우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붙어 있습니다. 근무 시간이나 휴일 반납, 수당 반납 등 모두 비인간적일 뿐 아니라 노동법상 불법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크런치는 주요 멤버들이 절박함을 느껴 결정한 자발적인 행위였다”, “수당 반납은 개발팀의 의지 표출이었다고 생각한다”라는 답변을 내놨지만 논란에 불을 붙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위메이드아이오 측은 사태 촉발 후 3일 만에 크런치 모드를 공식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이미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안 그래도 '판교의 등대'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안고 있는 위메이드였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 속내가 낱낱이 까발려진 느낌입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게임 종사자들의 정당한 대우를 목표로 하는 게임개발자연대는 "단 몇 주 만의 크런치로도 개발자의 체력이 깎여나가는데 8개월의 크런치라니 믿을 수 없는 정책"이라며 "제보자에게 불이익이 가해지지 않는지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게임메카 유저분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게임메카 ID 라르프 님은 "사람이 죽기라도 해야 정신차릴 셈인가?  대체 개발자를 뭘로 보는 건지...... 게임업계 노동권은 자정이 아니라 정부가 개입해서 강제 정화해야 할 듯" 이라며 개발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개발자를 쥐어짜면 뭔가 나온다는 사고방식은 이미 과거의 유물입니다. 건전한 노동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게임사들은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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