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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도 부족, 너무 급하게 출동한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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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주일 뒤면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스크린에 복귀한다. 벌써 여기저기 홍보물이 내걸리고 누리꾼 사이에선 기대감 대폭발. 한때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던 아메리칸 슈퍼히어로는 ‘아이언맨’ 개봉 9년 만에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더는 정의나 부르짖는 쫄쫄이가 촌스럽다거나 역삼각형 근육질은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따윈 들리지 않는다. 드디어 모두가 바지 위 팬티의 멋짐을 받아들였다.


▲ 본격 슈퍼히어로 AOS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 게임 플레이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지난 21일 론칭한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는 이러한 시류를 타고 개발된 본격 마블 코믹스 AOS다. 확실히 외모부터 능력까지 각양각색 슈퍼히어로가 AOS로 풀어내기에 적절하다만, 이미 압도적인 강자가 버티고 있는 장르인지라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여전히 개발력에 물음표가 찍히는 스마일게이트가 IP의 잠재력을 충분히 이끌어냈을지도 관건.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영웅들이 누비는 맨해튼에 날아가보았다.

일단 재미있다, 앞선 성공작을 충실히 벤치마킹한 게임성

당초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가 공개됐을 때 일각에선 마블 스킨 씌운 ‘리그 오브 레전드’ 아니냐는 조소가 이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 이상 맞는 말이다. 이 게임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앞선 성공작에서 벤치마킹했다. 전체적인 UI와 캐릭터 구성, 전장의 모습 및 전투 양상이 그러하며 공용 보조기술 ‘시간의 권능’과 캐릭터의 기본 능력치를 강화하는 ‘파워 그리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소환사 주문’과 ‘룬’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했다.


▲ AOS 좀 해봤다면 10분 안에 적응 가능, 좋게 말하면 충실한 벤치마킹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만 그렇다고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를 그저 그런 아류작으로 치부할지는 한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동일 장르의 게임은 어느 정도 비슷하기 마련이고, 특히 신흥 장르일수록 기존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어차피 오늘날 AOS의 모든 유산은 ‘워크래프트 3’ 유저 제작물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에서 느껴지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감각이 그렇게까지 불쾌하진 않았다.

나름대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지닌 단점을 극복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졸병을 직접 처치하지 않아도 근처에 있으면 보상을 얻도록 해 진입 장벽을 낮췄고, 전장 크기는 축소하고 오브젝트 점령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자연스레 교전을 이끌어낸다. 캐릭터별 기술도 다섯 개로 늘어났으며 상위 기술들은 두 가지 선택지를 주어 전술의 폭을 넓혔다. 이런 것들도 다른 작품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지만, 그럭저럭 잘 가져다 섞은 덕분에 일단 게임은 재미있다.


▲ 오브젝트 점령이 주가 되는 부분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닮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대사도 못 치는 슈퍼히어로? 마블 IP 활용은 절반의 성공

게임이 재미있어서 참 다행이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재미있는 게임을 충실히 벤치마킹해서 만들어낸 재미. 냉정히 말해서 엇비슷하게 재미있는 정도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수년간 일궈놓은 탄탄한 콘텐츠와 거대한 유저 커뮤니티에 압살당할 뿐이다. 차라리 ‘도타 2’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다른 경쟁작은 아예 맛이 다르니 모르겠지만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는 여러모로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모양새다.

시스템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가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은 당연히 마블 코믹스 IP 그 자체다. 39년 설립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슈퍼히어로와 빌런을 탄생시켰으며 최근에는 헐리우드에서 승승장구 중인 엔터테인먼트의 금광. 스크린을 가득 메운 현란한 연출과 멋들어진 디자인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영웅을 선망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이제까지 AOS에 관심이 없는 새로운 유저층을 창출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 원작의 인기를 잘만 활용하면 새로운 유저층을 창출할 수 있을지도 (사진출처: 마블 코믹스)

물론 그러자면 대중이 사랑하는 원작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야 한다. 만약 괴력의 녹색 거인 ‘헐크’가 물렁살이라던가 재치 넘치는 곡예사 ‘스파이더맨’이 굼뜨다면 겉모습이 그럴듯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다행히 ‘마블 엔드 타인 아레나’는 각 캐릭터마다 개성을 잘 살린 기술과 플레이 방식을 지녔다. 게임 내 역할과 밸런스를 고려해 원작과 다르게 묘사된 부분도 약간 있지만 대부분 만족할만한 고증을 보여준다.

‘아이언맨’은 영화에서처럼 리펄서 블래스트와 유니빔을 뿜어내며 ‘앤트맨’은 개미떼를 날려 상대를 괴롭히거나 거인이 되어 발로 짓이겨버린다. ‘로키’는 분신을 여럿 소환해 위치를 바꾸고 ‘그루트’는 사망 시 귀여운 묘목이 되어 뛰어다닌다. 여기에 스킨은 단순히 제2의 코스튬을 넘어 아예 별도 설정이나 캐릭터로 교체돼 흥미를 더한다. 가령 ‘베놈’은 적의 체력을 빼앗는 기술이 주가 된다면 스킨 ‘안티 베놈’은 아군 지원에 중점을 두는 식이다.


▲ '베놈'의 스킨이지만 설정과 기술이 확 바뀌는 '안티 베놈'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런데 문제는 슈퍼히어로씩이나 되어서 대사를 못 친다. 원작에서 발췌한 명대사를 듣고 싶었지만 입담으로 유명한 ‘스파이더맨’조차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처럼 훌륭한 성우 연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회자되는지 떠올려보라. 목소리는 캐릭터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핵심 요소다. 아무런 대사가 없으니 이건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그 피규어를 조종하는 기분이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는 담아서 론칭했어야 하지 않나.

투박한 마감과 실종된 홍보, 빌런에게 쫓긴 듯한 조급한 론칭

사실 이 모든 내용은 지난해 9월 테스트 당시 작성한 리뷰의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게임은 괜찮은데 떨어지는 독창성, 너무 적은 캐릭터와 목소리의 부재, 경쟁자에 비해 처지는 그래픽, 어설픈 타격감과 식별이 어려운 시각 효과까지. 이미 과거에 여러 매체와 누리꾼이 지적한 문제점이 여전히 남아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다소 투박한 마감이야 이해한다손 쳐도 1년 전 피드백조차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모습은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 싸우면서 우스갯소리를 날리지 않는 스파이디라니 이럴수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럼에도 IP의 힘을 과신해서일까. 이 게임은 작은 배너 광고조차 쉬이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홍보 마케팅에 관심이 없다. 다들 론칭 소식조차 접하지 못해 탓에 유저 유입이 극도로 더뎌 게임 내에서는 벌써부터 ‘망겜’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정도 규모의 회사가 신작을 선보인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두 손을 놓았다. 이대로라면 세계적인 IP를 쓰고도 별다른 반향 없이 묻혀버릴 뿐이다.

그 흔한 시네마틱 트레일러 하나 없이 테스트 서버마냥 열어놓고는 론칭했다는 홍보조차 이루어지지 않다니. 이대로 가다가는 게임은 재미있다며 정착한 유저들이 떠나가는 것도 시간문제다. 멀티플레이 대전 게임이란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매치메이킹이 정교해지고 모두가 즐거워하는 법이다. 슈퍼히어로들이 어서 세계를 구하고 싶어 조급했던 것일까, 아니면 빌런에게 쫓기기라도 했나 싶은 조급한 론칭이다.


▲ 전설이 된 2시간 대기, 다행히 지금은 상당히 완화됐지만…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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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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