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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육성·종목 발굴·대회까지, 아이덴티티의 'e스포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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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전명수 부사장, 구오하이빈 대표, 서재원 본부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유례 없는 사업에 도전한다. 수많은 모바일 앱이 유통되는 구글 플레이처럼 선수 육성과 종목 발굴, 대회 등을 모두 갖춘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종목과 선수를 유치하는 ‘e스포츠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다. 여기에 투자되는 돈은 500억 원이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는 7월 19일, 넥슨 아레나에서 e스포츠 신규 사업 발표회를 열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에 발표된 ‘e스포츠 사업’은 단순히 ‘리그 개최’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사 게임 e스포츠화가 우선 과제도 아니다. 가능성 있는 신흥 종목과 선수들, 업계 관계자가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개방형 e스포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구오하이빈 대표는 “이번 계획은 8년 간 준비해왔으며 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프로, 아마추어, 여성까지 다양한 선수와 게임단을 장기적으로 육성할 것이다. 여기에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있다. 경기장이나 연습시설, 방송국과 같은 하드웨어와 함께 가능성 있는 신흥 종목을 개발하고, 발굴하는 소프트웨어에도 투자할 것”라고 밝혔다.


▲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구오하이빈 대표 (사진제공: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특히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인기 종목 유치와 함께 시장에서 조명되지 못한 신흥 주자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잘 나가는 종목이 아니라도 자사 게임을 e스포츠화하고 싶은 게임사가 있다면 손잡겠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드러나는 부분이 ‘인디 게임 e스포츠’다. 그 첫 시작은 오는 9월에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하 BIC 페스티벌)’이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전명수 부사장은 “BIC 페스티벌 조직위와 ‘e스포츠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행사에 출품된 게임 중 e스포츠가 가능하고, 개발자도 e스포츠화를 원하는 작품을 선정할 것이다. 선정된 게임은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게임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우리가 직접 그 게임을 퍼블리싱할 수도 있고, 직접 대회를 여는 것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오디션, UFC… 색다른 시도로 승부하는 리그 'WEGL'

e스포츠 메인 무대, ‘리그’에 대한 계획도 함께 발표됐다. 우선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하는 대회에는 ‘모두를 위한 e스포츠’라는 뜻이 담긴 ‘WEGL’이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붙는다. 현장에서 윤곽이 드러난 리그는 4가지다. ▲ 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게임스타 코리아' ▲ 정규리그 '프리미어' ▲ 팬들이 원하는 매치를 성사시켜주는 '슈퍼 파이트' ▲ 각 대회 ‘연말결산’ ‘파이널 매치’다. 여기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과거 WCG와 유사한 ▲ 국가대항전 ‘네이션’도 준비 중이다.


▲ WEGL' 소개 영상 (영상제공: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우선 ‘게임스타 코리아’는 ‘프로듀스 101’의 e스포츠 버전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참가자가 훈련과 합숙, 서바이벌을 거쳐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전명수 부사장은 “입상자들은 e스포츠 전문가들의 지원 하에 팀 창단까지 거치게 되며 이후 ‘프로팀’으로 활동한다. 그 전 과정을 방송으로 송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게임스타 코리아’는 올해 하반기에 첫 시즌이 시작되며 이후 시즌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UFC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색다른 리그도 열린다. 원하는 선수와 경기 규칙을 선택할 수 있는 ‘슈퍼 파이트’다. 쉽게 말해 팬과 선수들이 바라는 방식대로 진행되는 리그가 주기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전 부사장은 “신규 선수 발굴, 스타 플레이어 간 레전드 매치, 라이벌 매치 등 다양한 방식의 대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칫 ‘이벤트 대회’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분기(3개월)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회를 열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중 상시로 개최되는 정규리그 ‘프리미어’도 준비 중이다. 올해 막을 올려 2018년에는 2개 종목 이상의 '프리미어'를 개최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에서 막을 올려 중국, 북미, 유럽 등 주요 e스포츠 국가에도 진출해 지역별 정규리그를 추진한다는 큰 그림도 있다. 올해 펼쳐질 '프리미어', '슈퍼 파이트', '게임스타 코리아' 시즌 1의 ‘연말결산’도 예정되어 있다. 각 리그의 올해 일정을 마무리하는 '파이널 매치'가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7 현장에서 펼쳐진다.


▲ 3개 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11월에 결선 리그 '파이널 매치'가 열리는 구조
(사진제공: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이나 UFC와 같은 비 e스포츠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은 신선하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빠졌다 바로 종목이다. 무슨 종목으로 대회를 열 것이냐가 없다. 이에 대해 전명수 부사장은 “아직 확정된 종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트 파이터’ 등 여러 종목과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아울러 방송 파트너의 경우 아직 국내는 여러 방송사와 협의 중이며 중국은 ‘판다TV’와 하기로 협의했다”라고 밝혔다.


▲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 전명수 부사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스포츠에 왜 500억 원이나 투자할까?

기존 게임사가 시도하지 않았던 ‘e스포츠 사업’ 아이디어는 좋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왜 ‘e스포츠 사업’에 500억이나 투자하느냐는 것이다. 기업이 자금을 투자하는 목적은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e스포츠는 수익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로서는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것’에 가깝다. 그것도 장기적으로 상당한 자금을 들여야 하고 상대적으로 수익모델은 부실하다. 이러한 e스포츠로 어떻게 ‘수익창출’을 하느냐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집중한 부분은 ‘성장 가능성’이다. e스포츠 시장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계 e스포츠 인구 44%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며, 한국과 중국이 전세계 시장의 23%를 점유하고 있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한국과 중국을 기점으로 삼아 e스포츠 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명수 부사장은 “아무도 10년 전에 e스포츠 시장이 이렇게 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본래 10대, 20대가 즐기던 e스포츠가 지금은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즐기는 콘텐츠가 되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50세, 또 10년 후에는 60세까지 확장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가 즐기는 대중문화가 되리라는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선두로 진입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리그’가 아니라 선수 육성과 종목 발굴, 인프라 마련까지 여러 가지를 장착한 ‘e스포츠 플랫폼’을 만든 이유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전 부사장은 “다수 종목으로 열리는 글로벌 e스포츠 리그는 그 자체가 수익성이 좋은 모델은 아니다. 그래서 선수와 팀에 대한 매니지먼트 사업, e스포츠 시설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병행해서 ‘e스포츠 사업 체인’을 만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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