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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한국은 불법인데! 中 상하이 오락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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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상 성지순례를 진행하는 Ryunan을 대신해서 인사드립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조금 특별한 곳으로 떠나 봤습니다.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중국 제 1의 경제도시, 상하이(上海)로 말이죠. 사실 지난 2013년에 중국 베이징(北京) 게임센터 탐방기를 작성한 적이 있었지만, 상하이와 베이징은 지역도, 문화도, 경제 수준도 차이가 큰 만큼 뭔가 다른 풍경이 펼쳐질 거라는 기대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톰스 월드(Tom’s World)’라는 이름의 아케이드 게임센터입니다. 상하이 시내에만 대략 20여 곳의 지점을 두고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이기도 하죠. 저는 상하이 인민공원 근처 신세계백화점 매장과, 난징루 보행가 한가운데 세븐스 헤븐 호텔 지하에 위치한 곳까지 2곳의 ‘톰스 월드’ 지점을 방문해 봤는데요, 같은 프랜차이즈라 그런지 기기 구성이나 인테리어가 대동소이해 하나로 합쳐 설명하겠습니다.

중국 상하이 ‘톰스 월드’ 정문, 어린이 놀이터처럼 생겼다
▲ 중국 상하이 ‘톰스 월드’ 정문, 어린이 놀이터처럼 생겼다

‘톰스 월드’ 정문입니다. 사실 정문 디자인만 보고서는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뭔가 미키마우스를 어설프게 베낀 것 같은 마스코트 캐릭터, 어린이놀이터 같은 디자인 등이 저를 반겨줬거든요. 아케이드 게임센터 탐방기사를 작성해야 하는데 혹시나 키즈 클럽을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살짝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상하이 ‘톰스 월드’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도 고루 갖춘 가족형 놀이문화 공간이었습니다. 비록 후술할 문제들이 살짝 남아 있긴 하지만, 부모나 조부모와 함께 매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국내 게임센터에 인형뽑기를 제외하고 어린이들이 즐길 만한 게임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름 긍정적인 광경입니다.

국내와 똑같이 입구 쪽에 배치돼 있는 인형 뽑기 기기들
▲ 국내와 똑같이 입구 쪽에 배치돼 있는 인형 뽑기 기기들

(사진3) 대형 인형들도 다수 걸려 있다
▲ 경품 제한이 없는 것인지, 대형 인형들도 다수 걸려 있다

인형이 아니라 경품으로 교환 가능한 쿠폰이 들어 있는 인형 뽑기 기기
▲ 인형이 아니라 경품으로 교환 가능한 쿠폰이 들어 있는 인형 뽑기

매장 입구 쪽에는 인형 뽑기 기기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 점은 한중일 3국 공통이네요. 다만, 국내와 다른 점이라면 기기 안에 들어가도 되는 경품의 액수 제한이 없거나 훨씬 높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국내 경우 원가 5,000원 이상의 경품은 인형뽑기 기계에 넣을 수 없는데, 중국에는 얼핏 봐도 5,000원 이상 인형은 물론 경품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뽑는 기기도 있습니다. 쿠폰 시스템에 대해서는 밑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교환 비율은 1대 1, 코인 교환소
▲ 교환 비율은 1대 1, 코인 교환소

예전 베이징 게임센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상하이 게임센터 역시 동전이 아닌 전용 코인으로 게임을 즐기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환전소에 가서 돈을 바꿔야 해요. 코인과 돈(위안)의 교환비는 1대 1로, 한 번 바꾼 코인은 다시 돈으로 역환전이 되지 않습니다. 한 번 바꾼 돈은 다 쓰고 가라는 뜻이겠죠.

중국산 쿠폰 게임기 코너
▲ 중국산 쿠폰 게임기 코너

코인 환전소 앞을 보면 다양한 중국산 게임기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과는 달리, 게임성 면에서는 미니게임에 가까운 게임들이 많아요. 아파트에 붙은 불을 끄거나, 릴을 돌려서 물고기를 낚거나, 핀볼과 비슷한 방식으로 공을 던지거나 하는 식이죠. 얼핏 보면 아동용 게임기 코너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성인 유저들도 이 게임기들을 많이 즐기는데요, 여기에는 큰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사진8) 출표구라고 쓰여 있는 독특한 장치
▲ 모든 기기에 출표구라고 쓰여 있는 독특한 장치가 달려 있다


(사진8) 출표구라고 쓰여 있는 독특한 장치
게임 결과에 따라 여기서 쿠폰이 줄줄이 나온다

여기 모여 있는 게임기에는 독특한 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출표구(出票口)’라고 쓰여 있는 출력 장치인데요, 게임 결과가 좋으면 여기서 뭔가 쿠폰 같은 게 줄줄이 나옵니다. 마치 옛날 버스 회수권 같은 표인데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다리 밑에는 어김없이 이런 쿠폰이 줄줄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는 쇼핑백까지 준비해서 쿠폰을 담아 놓더군요.

(사진12) 쿠폰 검표 중
▲ 쿠폰 카운팅 중

(사진13) 쿠폰으로 교환 가능한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다
▲ 카운터에는 쿠폰으로 교환 가능한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다

이렇게 모은 쿠폰은 카운터에서 카운팅을 마친 후, 다양한 상품으로 교환이 가능합니다. 정리하자면 돈→코인→게임기→쿠폰→경품 으로 이어지는 루트죠. 이 시스템, 어디서 많이 본 광경이죠? 맞습니다. 코인이라는 중간 과정을 없애면 일본 빠찡코와 100% 똑 같은 시스템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사행성을 이유로 금지돼 있는 종류의 게임기들인데요, 중국에서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오픈 돼 있군요.



단순 장난감에서 가전 제품까지 교환 가능한 경품도 많다
▲ 단순 장난감에서 가전 제품까지 교환 가능한 경품도 많다

교환 가능한 상품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나 학용품, 과자, 음료 외에도 중저가 가전 제품까지 다양했어요. 바깥에서 4위안 정도에 파는 콜라 한 병이 이 곳에선 120 쿠폰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1위안 당 30쿠폰 이하가 나오면 손해 보는 장사가 되는 셈이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1위안=30쿠폰 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게임을 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온 가족이 와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중국 사람들
▲ 온 가족이 와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중국 사람들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사행성 요소가 다분한 불법 게임이지만, 중국에서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함께 즐기는 가족용 게임입니다. 물론 중국 문화가 도박성에 관대한 면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이 곳에 어린이를 데리고 와서 게임을 하면 교육에 좋지 않다는 사고방식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게임을 시키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네요.





철저히 중국 내수용으로 생산, 소비되는 게임들
▲ 철저히 중국 내수용으로 생산, 소비되는 게임들

아무래도 게임 목적이 쿠폰을 획득하는 것이다 보니, 게임 콘텐츠 면에서는 빈약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업계 동향에 맞춰 3D 그래픽과 화려한 효과를 사용하긴 했지만, 본질적인 플레이는 타이밍 맞춰 버튼 누르기나 사격하기, 방향 맞춰 운전하기 등이 대부분이더군요. 물론 그 와중에도 ‘손 맛’을 느낄 수 있게끔 설계된 부분도 존재하지만, 쿠폰 획득에 대한 목적의식이 없다면 딱히 오래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들은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게임기들은 이 곳에 총 집합
▲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게임기들은 한 곳에 집합

쿠폰 게임기가 아닌 게임기들은 한 곳에 몰려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센터의 70%는 인형뽑기와 쿠폰형 게임기가 차지하고 있고, 일반 게임기들은 나머지 30% 공간 안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느낌이 강해요. 이런 일반형 게임기들은 해외(주로 일본) 수입산이 많고, 쿠폰 발급이 안 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쿠폰형 게임기에 비해 플레이 요금이 조금 비싼 편입니다.

참고로, 체감형 게임기 외에 일반 스틱형 게임은 하나도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철권'은 물론,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비롯해 흔하디 흔한 비행슈팅 게임이나 고전게임 하나 보이지 않았는데요, 예전 베이징 오락실에서도 스틱형 게임기의 인기가 시들했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 중국 아케이드 게임업계에서 스틱형 게임들은 차츰 사라져 가는 흐름인 지 모르겠습니다.

게임장 규모에 비해 건슈팅 게임 라인업이 많지는 않다
▲ 게임장 규모에 비해 건슈팅 게임 라인업이 많지는 않다

이 곳은 건슈팅 게임 코너입니다. 왼쪽부터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터미네이터 셀베이션’, ‘레이징 스톰’이 위치해 있군요. 우리나라는 일본어나 영어 버전을 그대로 가동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곳의 게임들은 대다수가 중국어를 지원하더군요. 아무래도 시장 크기가 우리와 비교도 안 되게 크다 보니 현지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높은가 봅니다. 참고로 1플레이 요금은 2~3코인으로, 한화 330~500원 수준입니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상하이지만, 아케이드 게임 플레이 요금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네요. 국내에선 최근 건슈팅 한 판에 1,000원 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비싼 몸 값을 자랑하는 레이싱 게임들
▲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레이싱 게임들

레이싱 게임 코너도 조그맣지만 마련돼 있습니다. 위쪽 게임은 자동차 레이싱 게임 ‘맥시멈 튠 2’와 오토바이 레이싱 게임 ‘스피드 라이더 2’네요. 아래 사진은 ‘이니셜 D 아케이드 스테이지 8 인피니티’로, 최신작인 ‘Zero’ 보다는 한 단계 아래 버전입니다. 레이싱 게임의 경우 플레이 요금이 3코인으로 일괄 책정돼 있더군요.

전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에어하키
▲ 전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에어하키

전세계 아케이드 게임장 어디서나(심지어 인도에서도) 볼 수 있는 에어 하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통상 1인당 1개씩 주어지는 손잡이형 하키채가 1인당 2개씩 주어진다는 거네요. 한 손으로 방어, 한 손으로 공격을 이어가다 보면 게임이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3DDX 짝퉁 게임 'E-댄스 수퍼 스테이션'

위 사진은 중국의 네오펀이라는 곳에서 만든 ‘E-댄스 수퍼 스테이션’ 이라는 리듬게임 입니다. 뭐, 중국 자체적인 기기라고는 하지만 국내 게임사 NGG에서 개발한 ‘3DDX’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3DDX 기기 자체가 중국에서 인기를 많이 누리기도 했으니 비슷한 게임이 나왔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진 않군요.

젊은 유저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세가의 '마이마이'
▲ 젊은 유저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세가의 '마이마이'

다른 한켠에는 세가의 ‘마이마이’도 두 대 가동 중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땐 젊은 유저들이 우르르 몰려와 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었는데요, 중국에서도 리듬게임에 대한 수요가 아직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면 남코의 '태고의 달인'과
▲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면 남코의 '태고의 달인'과

'단에보' 짝퉁 게임인 '댄즈'가 놓여 있다
▲ '단에보' 짝퉁 게임인 '댄즈 베이스'가 놓여 있다

구석으로 들어가면 반밀폐된 공간에 남코의 ‘태고의 달인’, 그리고 코나미의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단에보)’를 따라 만든 게임인 중국 IGS사의 ‘댄즈 베이스’가 있습니다. 저 ‘댄즈 베이스’는 ‘단에보’와 마찬가지로 화면에 표시되는 춤을 따라 추는 게임인데요, 오픈된 공간에서 플레이하면 단숨에 구경거리가 되기 쉬운 게임이죠. 물론 플레이어 중에는 그런 시선을 즐기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구석에서 몰래 혼자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유저라면 이런 구석에 숨겨진 게임기가 반가울 수도 있겠네요.



스탠딩 형태로 돼 있는 코인 노래방
▲ 스탠딩 형태로 돼 있는 코인 노래방

코인 노래방도 한켠에 네 부스가 모여 있습니다. 독특하게 투명한 통유리 부스에 입식 형태로 구성돼 있는데요, 마침 사진을 찍을 때 화면에 표시되는 자막이 김치 김치… 그리고 아래쪽에는 ‘나는 가수다’ 중국 버전 포스터가 표시되고 있군요.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아케이드 게임장 노래방이니만큼 K-pop 문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느낌입니다.

이상으로 중국 상하이의 아케이드 게임장을 돌아봤습니다. 국내에서는 사행성 게임기로 규정돼 불법인, 일본에서도 성인만 이용 가능한 빠찡코형 게임기가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는데요, 문화 차이가 있으니만큼 어디가 옳고 어디가 그르다고 쉽게 판단할 순 없는 문제네요.

다만, 중학생 이상 유저들이 주로 찾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장과는 달리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 하나만큼은 부러웠습니다. 국내 아케이드 업계도 예전에 비하면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지만, 아무래도 어린이들이 즐길 만한 게임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중국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부디 ‘바다이야기’ 사태를 겪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 발전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류종화
게임메카의 모바일게임, 온라인게임, VR게임 분야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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