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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름 얻은 '유니티 2017', 게임엔진에서 '종합 콘텐츠 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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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사람이든 사물이든 다시 태어나는 새로움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게임 엔진 유니티도 그렇다. 기능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유니티 4'를 거쳐 ‘유니티 5’에 도달했다.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밟고 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유니티가 버전 6가 아닌 '유니티 2017'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새로운 탄생이다.

완전히 바뀐 이름만큼 ‘유니티 2017’이 갖는 비전도 이전과는 다르다. 지금까지 더 좋은 게임 엔진을 제공하는데 치중했다면, 유니티 2017은 '종합 콘텐츠 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유니티가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를 위한 기능이다. 지금까지 엔진의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지식이 필요했다면, 새로운 버전에서는 아티스트 혼자서 원하는 기능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건축 등 CG가 필요한 영역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과연 유니티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를 위해 준비한 기능은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8월 10일,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유니티 2017.1’ 시연 행사를 다녀왔다. 이날 행사에는 유니티 코리아 안민호 기술이사,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유니티 마이크 가이그 프로덕트 콘텐츠 에반젤리스트, 마크 쇼엔나젤 프로덕트 에반젤리스트가 참여해 새 기능을 소개했다.


'유니티 2017.1' 시연회가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됐다 (사진제공: 유니티)
▲ '유니티 2017.1' 시연회가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됐다 (사진제공: 유니티)

프로그래머 없어도 멋진 영상을, 타임라인&시네머신

‘유니티 2017.1’은 지난 3월, 전세계 게임 개발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GDC 2017 현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유니티는 차세대 엔진 ‘유니티 2017.1’이 그래픽, 성능, 효율성, 플랫폼 지원 등에서 기존 ‘유니티 5’보다 더욱 뛰어난 기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유니티 2017.1’에는 100여 개의 신규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 중에서도 유니티가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타임라인’과 ‘시네머신’이다. 이 기능으로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 작업을 돕고, 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아티스트가 프로그래머의 도움 없이도 시네마틱 영상이나 컷신, 상호작용 오브젝트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도구다.

먼저 '타임라인'은 이전부터 테스트되던 기능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유니티 2017.1’에서 기본적으로 탑재된다. '타임라인'은 어도비 프리미어나 플래시 등 영상 제작 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는 애니메이션이나 이벤트, 사운드 등 다양한 요소를 시간대에 맞춰 배치해서 ‘타임라인 오브젝트’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원하는 요소를 타임라인에 드래그 하는 것으로 오브젝트를 만들 수 있다. 캐릭터가 상자에 들어가 숨는 요소를 넣을 때, 스크립트 없이도 아티스트가 원하는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셈이다.




다양한 요소를 시간대에 맞춰 배열하는 '타임라인' (자료제공: 유니티)
▲ 다양한 요소를 시간대에 맞춰 배열하는 '타임라인' (자료제공: 유니티)

또한, '타임라인'은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애니메이션을 겹치면 엔진에서 자동으로 이를 제어해 블랜딩(2개의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럽도록 이어주는 것)을 적용한다. 이 밖에도 복잡한 프로그램 없이 다양한 연출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외부 툴에서 제작한 3D 오브젝트를 '타임라인' 내부에서 제어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오브젝트는 대부분 '타임라인'으로 만들거나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쇼엔나젤 프로덕트 에반젤리스트는 “지금까지 캐릭터가 상자에 들어가는 간단한 장면을 만드는데도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가 함께 작업해야 했다. 하지만 ‘타임라인’을 사용하면 아티스트가 혼자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소개된 '시네머신'은 일종의 가상 카메라 시스템이다. 가상 카메라란 게임 화면에 가상으로 여러 개의 카메라를 배치하고, 시점을 오가며 영상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가상 카메라를 이용하려면 아티스트가 직접 카메라 위치를 지정하고,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코딩을 해야 했다. 하지만 ‘시네머신’을 이용하면 아티스트 혼자서도 가상 카메라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니티 2017.1’에서는 아티스트가 게임 화면에 자유롭게 가상 카메라 위치를 지정하고, 카메라 들이 주목해야 하는 타겟을 설정할 수 있다. 이후 영상을 재생하면 엔진 내부의 스마트 카메라가 자동으로 가장 보기 좋은 장면을 찾고, 자연스럽게 타겟을 따라간다.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위치를 지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카메라 워크 외에도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먼저 ‘클리어샷’은 타겟과 카메라 사이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타겟이 보이는 카메라로 위치를 옮겨 자연스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노이즈’ 기능을 넣으면 액션 영화처럼 흔들리는 화면을 연출할 수 있다. 오지현 에반젤리스트는 “’시네머신’은 시네마틱 영상뿐만 아니라, 컷신, 게임 리플레이 등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신 기능을 선보이는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직접 신 기능을 선보이는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유니티 2017.1’에는 화면의 전체적인 색감이나 광원 등을 조정하는 ‘포스트 프로세싱(후처리 기능)’을 사용하기 쉽게 모은 ‘포스트 프로세싱 스택’, 높은 완성도의 렌더링을 가능케하는 ‘옥테인 렌더러’ 등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점에 힘입어 게임 외 분야에서 유니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마크 쇼엔나젤 에반젤리스트는 “바오밥스튜디오의 ‘아스테로이드’라는 영화를 유니티로 제작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스튜디오가 유니티를 테스트하고 있다. 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티 활용 사례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옥테인 렌더러' 등 다양한 신규 기능이 제공된다 (자료제공: 유니티)
▲ '옥테인 렌더러' 등 다양한 신규 기능이 제공된다 (자료제공: 유니티)

비주얼 스크립팅으로 생산성 더욱 높인다

이처럼 유니티는 ‘유니티 2017.1’에서 프로그래머가 반드시 필요했던 복잡한 코딩을 최대한 없앴다. 여기에 앞으로도 더욱 프로그래밍 의존도를 낮출 것이다. 지금은 외부 플러그인을 통해 제공되는 ‘비주얼 스크립팅’을 유니티 엔진에 탑재하겠다는 것.

‘비주얼 스크립팅’이란 프로그래밍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즉, 텍스트가 아닌 아이콘과 선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블록을 쌓아 성을 만드는 것처럼, 특정 기능을 지닌 아이콘을 연결하는 것 만으로도 복잡한 코딩을 직관적으로 해낼 수 있다. 실제로 유니티 엔진의 경쟁자인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 4는 자체적으로 ‘블루프린트’라는 ‘비주얼 스크립팅’ 언어를 제공하며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바 있다.

'비주얼 스크립팅'을 설명하는 마크 쇼엔나젤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비주얼 스크립팅'을 설명하는 마크 쇼엔나젤 에반젤리스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마크 쇼엔나젤 에반젤리스트는 “아티스트는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해 오브젝트를 만들고, 이를 유니티로 옮긴다. 그 과정에서 불안한 것은 이렇게 옮긴 오브젝트가 게임 속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다. 비주얼 스크립팅 기능이 제공되면 아티스트가 프로그래머 도움 없이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 가이그 에반젤리스트는 “지금까지는 프로그래머들이 아티스트에게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유니티 2017.1’에서는 아티스트가 스스로 필요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는 좀 더 시간을 아껴서 자신이 생각한 것을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통해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활한 서비스 돕는다, 진화된 ‘애널리틱스’

‘유니티 2017.1’에 추가된 것이 단순히 아티스트 편의 기능만은 아니다. 유니티는 이전부터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는 ‘유니티 애널리틱스’를 제공했다. 특히 ‘유니티 애널리틱스’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되고, 게임에 특화된 서비스를 다수 갖추고 있어 개발자들이 자주 사용해왔다. 이러한 기능은 '유니티 2017.1'에서 ‘라이브 옵스&애널리틱스’로 더욱 강화됐다.

‘유니티 애널리틱스’ 주요 개선점은 원활한 게임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히트맵 구성’을 사용하면 플레이어들이 게임 내에서 움직인 궤적이나 전투를 벌인 장소 등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시된다. 이를 통해 해당 스테이지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디에서 싸우는 지를 쉽게 파악하고, 레벨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다.

'히트맵 구성'을 사용하면 플레이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자료제공: 유니티)
▲ '히트맵 구성'을 사용하면 플레이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자료제공: 유니티)

아울러 게임 세팅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리모트 세팅’ 기능도 주어진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게임 내 각종 수치 등을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리모트 세팅’을 활용하면 수치 조정 만으로 게임의 테마를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로 바꿀 수 있다. 별도의 빌드를 내고 마켓에 올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신 기능을 통해 게임을 보다 쉽게 서비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니티는 오는 10월, ‘유니티 2017.2’ 버전을 통해 또 다른 신규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공언했다. 과연 유니티가 ‘종합 콘텐츠 제작 툴’로 거듭나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10월에 더욱 강력한 기능을 선보일 '유니티 엔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10월에 더욱 강력한 기능을 선보일 '유니티 엔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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