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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오크 미연시의 주인공, 게임 속 '오크' 영웅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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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오연시’가 화제다. 무슨 다섯 글자로 짓는 시인가 했더니 오크 연애 시뮬레이션의 약자라고. 워너브라더스 신작 액션게임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오크를 회유해 육성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흡사 연애 시뮬레이션 같아서 이런 표현이 나왔다. 전편은 ‘오켓몬(오크+포켓몬스터)’이라 했는데 이제는 아예 연애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다니 훌륭한 후속작이 아닐 수 없다.


▲ 오크 시인은 물론 끝내주는 가수까지 있다. 완전 꿀성대 (영상출처: JmsNmnn 유튜브)

54년작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오크는 수십 년간 여러 판타지물의 주적으로 맹활약했다. 이 과정에서 취급도 점차 좋아져 원작의 작고 교활한 괴물에서 우직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전사 종족으로 발전했다. 즉 누군가 ‘오크 같다’고 하면 풍채가 좋고 근육이 잘 발달됐다는 칭찬인 것이다. 과연 연애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는데, 그렇다면 수많은 게임 속 오크 가운데 놓칠 수 없는 ‘킹카’는 누구일까?

5위. 아카일 (오브 오크 앤 맨)


▲ 마블 히어로즈 헐크가 아니다. 오크다 (사진출처: '오브 오크 앤 맨' 공식 홈페이지)

‘오브 오크 앤 맨’은 언제나 인간이 중심이 되는 판타지물의 공식을 비틀어 오크 ‘아카일’과 고블린 ‘스틱스’를 주역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아카일’은 우리가 흔히 아는 오크와 차원이 달라 덩치가 거의 마블 영화 속 ‘헐크’에 육박한다. 이런 거구에 표정은 굳어있고 여기저기 흉터까지 가득하니 인상이 이보다 더 험악할 수 없다. 생긴 것만큼이나 성격도 화끈해서 ‘만항(灣港)의 도살자(Butcher of Bay Harbor)’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기에는 이래도 ‘아카일’은 명예로운 오크 군단의 정예 병사다. 인간 제국이 무리한 확장으로 타 종족을 학살하자 분기탱천하여 황제를 찾아 나서는데, 주로 ‘스틱스’가 머리를 쓰는 동안 몸으로 적을 막거나 아주 박살내는 역할을 맡는다. 나름대로 팀의 무력으로서 존재감을 뽐내지만 캐릭터성은 그다지 재미없는 편으로, 그래서인지 자기 이름을 내건 게임이 두 편이나 나온 ‘스틱스’와 달리 속편 출연이 저조한 것이 흠.

4위. 고르바쉬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 과하지 않은 패션 근육과 의리 있는 성격의 소유자 (사진출처: '엘더스크롤' 위키)

‘엘더스크롤’의 오크는 놀랍게도 오래 전 엘프에게서 갈라져 나온 형제 종족이다. 따라서 엘프 계열에게 붙는 머(-mer)를 써서 오시머라고 하며, 몬스터가 아닌 선택 가능한 종족으로 대접받는다. 부족간의 연대를 중시하는 오크는 저들끼리 군락을 이뤄 살아가는데, 5편 ‘스카이림’에서도 이러한 마을 중 한 곳에서 오크 동료 ‘고르바쉬’를 만날 수 있다. 소싯적에 싸움질 좀 했는지 이름 옆에 ‘무쇠주먹(The Iron Hand)’이란 호칭이 붙었다.

‘고르바쉬’는 여느 부족민과 달리 방랑벽이 있는 비범한 오크인데, 막상 만나보면 형네 군락에서 허송세월 중이다. 오크의 전통대로라면 형제가 결투를 벌여 패배자는 추방해야 하지만 그의 형이 호의를 베풀어 함께 살게 됐다고. 문제는 ‘고르바쉬’도 군락 생활이 좀이 쑤셔서 그냥 떠나고 싶은데 형이 상처받을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 답답한 마음에 한바탕 주먹다짐을 하고 그의 모험심을 자극하면 동료로 영입할 수 있다. 원한다면 결혼도 가능하니 의리 있는 남자가 좋다면 ‘고르바쉬’를 눈여겨보라.

3위. 포트호그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


▲ 저 사람 좋은 미소와 빛나는 눈을 보라. R.I.P. 마이클 포지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오크 학살자(Orc Slater) 포트호그’는 오크가 그야말로 지천에 널린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존재다. 형상이 흉측하게 일그러진 일반적인 ‘반지의 제왕’ 속 오크와 달리 동네 배불뚝이 삼촌마냥 푸근하게 생겼기 때문. 귀가 뾰족하고 이도 날카롭긴 한데 어떻게 봐도 모르도르 오크와는 거리가 멀다. 챙겨 다니는 무기도 도끼나 장검이 아니라 우쿨렐레 같은 현악기에 칼날을 붙인 것이라 묘하게 운치 있고.

더 황당한 건 ‘포트호그’의 등장 조건인데, 주인공 ‘탈리온’이 죽을 위기에 처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적을 악기로 마구 두드려 팬다. 그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 좋게 웃으며 표표히 퇴장하기까지. 도대체 뉘신데 이럴까 싶은 이 양반의 정체는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를 만들다 지난해 암으로 쓰러진 개발자 마이클 포지. 안타깝게도 게임의 완성을 보진 못했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나마 중간계에서 위용을 뽐내게 돼 다행이다.

2위. 캅틴 블라드플라그 (워해머 40K: 던 오브 워 2)


▲ 무지막지하면서도 은근히 웃긴 우주 해적. 지루할 틈이 없다 (사진출처: '워해머' 위키)

‘워해머 40K’ 오크가 으레 그렇듯 ‘캅틴 블라드플라그’ 또한 싸움에 살고 싸움에 죽는 타고난 전쟁광이다. 참고로 캅틴(‘K’aptain)은 오타가 아니고 오크 발음이 억세고 투박한 탓. 선장이란 칭호답게 휘하 해적단을 몰고 다니며 여러 행성에서 숱한 분란을 일으켰는데, 저 먼 미래에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예스런 해적 모자와 선원복을 걸치고 다닌다. 애초에 모든 오크가 습격과 약탈을 일삼는데 굳이 해적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캅틴 블라드플라그’는 분명 ‘던 오브 워 2’의 핵심 인물이지만 실상 인류 제국과 이단의 싸움이라는 줄거리와 하등 상관이 없다. 그냥 어쩌다 해적선이 격추되는 바람에 피가 거꾸로 솟아서 앞을 막아서는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렸을 뿐. 그런데 이런 단순 무식한 점이 은근히 호쾌하고 재미있어 인기가 많다. 이상하게 모자에 집착하는 수집욕도 있어서 끝내 숙적 ‘아드라스티아’를 붙잡고는 모자만 빼앗고 던져버리는 장면이 일품이다.

1위. 스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인간 '바리안'을 찍어 누르는 그린 지저스 '쓰랄'의 미모 (사진출처: '와우' 공식 홈페이지)

94년 출시된 RTS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 시절 게임에서 묘사되는 오크는 야만적이고 잔혹한 침략자에 불과했다. 그러다 시리즈가 이어지며 조금씩 인간의 호적수로 격상되더니 ‘워크래프트 3’에선 육체적으로 강인한 것은 물론 현명하기까지 한 완전체로 탈바꿈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악마의 침공을 예지하고 신대륙으로 이주에 앞장설 만큼 뛰어난 선구안을 지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녹색 예수(Green Jesus)’라고 불리는 ‘스랄’이 있다.

존경 받는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스랄’은 본래 유복하게 자라야 했지만, 전쟁 와중에 부모를 잃고 인간에 손에 떨어져 불우한 청년기를 보냈다. 당시 경험은 그가 오크의 사고 방식에 갇히지 않게 도와주었으며 훗날 호드 연합을 결성하는 밑거름이 됐다. ‘워크래프트 3’ 주인공이자 초대 호드 대족장으로 책임을 다한 그는 이후 세계주술사(World Shaman)가 되어 세계의 균형을 수호하기에 이른다. 여담이지만 얼굴도 매우 잘생겨서 헐리우드 꽃미남 배우 토비 켑벨 닮았다.
김영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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