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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임사에 3개월 간 17억, 한콘진 예산 몰아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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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예산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제시된 자료 (사진출처: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생중계 갈무리)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게임에 대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게임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경쟁력 높은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뽑아서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업체 선정에서 지연 관계를 토대로 특정 게임사에 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에 도마에 오른 게임사는 ‘H사’다. 이 업체는 2016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간 한콘진으로부터 16억 8,000만 원 상당의 금전적 혜택을 얻었다. 2016년 5월에 기술보증기금 2억 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에 판교 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하고, 동계올림픽 VR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후에도 콘텐츠가치평가 기업에 선정되어 투자금 5억 원을 유치했으며, 캐릭터와 연계된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게임사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은 10월 19일에 진행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H사는 2015년에는 단 한 번도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적이 없다. 그런데 H사가 2015년에 한콘진 전신인 게임종합개발센터 전 위원장을 영입한 후 2016년부터 집중지원이 시작됐다”라며 “여기에 올해 취임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판교에 방문했을 때도 이 업체의 VR 콘텐츠를 체험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며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라고 지적했다.


▲ 국정감사 현장에서 질의 중인 김세연 의원 (사진출처: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생중계 갈무리)

김 의원이 지적한 부분은 게임 지원사업 선정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개발사 실력 위주로 뽑거나 공정한 심사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알음알이로 나눠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외부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던 ‘A교수’가 게임사와 손을 잡고 다른 정부 지원 사업에 신청한 일도 있었다.

즉, 여러 기업에 공정하게 기회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이해 관계에 따라 특정 업체에 정부 지원을 몰아준다는 것이다. 김세연 의원은 “정부 지원 사업 경쟁률은 최소 6:1, 최대 22:1이다. 그런데 신청한 업체 중 9곳이 적게는 2개, 많게는 4개까지 중복으로 사업을 따내 51억 원을 가져갔다”라며 업계 관행처럼 자리잡은 ‘예산 짬짬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한콘진 게임단 담당자를 내부 평가위원으로 섭외하고 있다. 이 사람의 영향력은 업계 내에서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에,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외부 평가위원도 이 사람의 의중을 따를 수밖에 없다”라며 지원 게임사를 뽑는 과정에서도 한콘진의 외압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업계 관행처럼 자리잡은 ‘예산 나눠먹기’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정농단 사태 후 ‘문화예술위원회’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비상임 위원회를 통해 평가시스템을 개선했음을 예로 들며, 게임에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콘진 강만석 원장 직무대행은 “그렇게 개선하겠다. 다만 지원사업은 연간 3개 이상, 25억 이상 지원하는 것을 막는 내규가 있다. 이 내규는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H사는 2015년에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에 입주한 후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은 것 같다. 저희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공간 안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기회도 많고, 정보도 많아서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보다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전혀 모르는 기업이며, 게임업체와 만난 적도 없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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