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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I AM YOUR FATHER˝ 아버지가 된 주인공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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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너의 눈으로 아버지의 인생을, 난 나의 눈으로 아들의 인생을 볼지니.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된다” 영화 ‘슈퍼맨’ 시리즈를 관통하는 명대사다. 78년 ‘슈퍼맨’에서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조 엘’이 갓난아기 ‘슈퍼맨’에게 해주고, 30년이 지나 2006년 ‘슈퍼맨 리턴즈’를 통해 장성한 ‘슈퍼맨’이 다시금 자기 아들에게 속삭여준다.

(기자가 직접 겪어보진 못했지만)부모가 된다는 것은 일생의 커다란 변곡점이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의 인생에 다시 없을 깊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곁에서 보아온 게임 캐릭터가 속편에서 아이를 갖는 전개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묘한 감정을 일으키기 마련. 약간 황당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5위. 블라즈코윅즈 (울펜슈타인)


▲ 블라즈코윅스와 아내 뱃속의 아이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자식은 아버지에게 새로운 목표를 부여한다. ‘블라즈코윅즈’는 81년 ‘캐슬 울펜슈타인’으로 시리즈의 포문을 연 이래 약 40년간 쉬지 않고 나치를 때려잡았다. 고전 액션게임 주인공이 다 그렇듯 험악한 인상에 역삼각형 근육질 덩치, NPC랑 말 섞을 시간에 나치 한 놈이라도 더 쏴버리는 마초적인 남자. 아무리 중상을 입고 전우가 쓰러지고 임무가 좌절되더라도 굳세게 털고 일어나는 서방세계의 수호자 되겠다.

그런데 이런 강철 같은 ‘블라즈코윅즈’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2014년 출시된 ‘울펜슈타인: 뉴 오더’에서 수년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그는 그간 곁에서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준 여인 ‘아냐’와 사랑에 빠진다. 둘은 함께 반나치 저항세력에 합류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각종 임무를 수행하고 틈틈이 둘만의 관계 또한 발전시켜 나간다.

이윽고 둘의 사랑은 후속작에서 결실을 맺었다. ‘뉴 오더’ 막바지에 치명상을 입은 ‘블라즈코윅즈’는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 배가 불러온 ‘아냐’와 어린 시절 아버지의 기억을 번갈아 떠올린다. 그의 아버지는 자식을 실패작 취급하며 끔찍한 학대를 자행했지만 자신은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안겨주고자 결심한다. 작중 “나도 곧 부모가 돼! 그리고 난 나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애를 자라게 하진 않겠어!”라는 일갈이 아버지 ‘블라즈코윅즈’의 마음을 대변한다.

4위. 네이선 드레이크 (언차티드)


▲ 네이선 드레이크와 딸 캐시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자식이 태어난다는 것은 곧 삶의 정착을 의미한다. ‘언차티드’ 전통의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는 역마살이 단단히 낀 보물 사냥꾼이다. 불타는 모험심으로 황금도시 엘도라도를 탐험하고 마르코 폴로의 사라진 함대와 그 유명한 아틀란티스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범죄 조직부터 완전 무장한 용병까지 온갖 흉악한 이들에게 쫓기며 목숨을 위험 받기도 수 차례.

거기다 여자 완계도 그리 점잖은 편은 아니라 1편에서 처음 만난 다큐멘터리 PD ‘엘레나’와 사귀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그 동안 다른 여자와 지내기도 했을뿐더러 직업 특성상 누굴 만나더라도 좋은 남편감은 못 된다는 평이다. 그런 그가 완결작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에 이르러선 형 ‘새뮤얼’과 만나며 드디어 가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언차티드 4’ 후일담에서 ‘네이선’의 은퇴 생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잠시 엿볼 수 있다. 마지막 모험이 끝난 후 완전히 손을 턴 그는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인양 업체를 꾸려나간다. 둘 사이에 ‘캐시’라는 딸도 하나 있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해 아버지가 숨겨놓은 전리품을 찾아낼 수 있다. 그냥 평범한 중년인줄 알았던 아버지가 샷건을 들고 금은보화가 가득한 궤짝에 기댄 사진을 보며 딸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쳐갔을까?

3위. 크레토스 (갓 오브 워)


▲ 크레토스와 아들 아트레우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아버지는 자식이 태어나 처음 만나는 스승이다. ‘갓 오브 워’의 스파르타 광전사 ‘크레토스’는 그야말로 피비린내 나는 삶을 살았다. 전쟁의 신이 불어넣은 광기 때문에 가족을 참살했으며 훗날 스스로 신이 되었음에도 안식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복수에만 매달렸다. 그 때문에 결국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푸스 12신과 격돌하며 세싱에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

결국 삼부작에 걸친 대장정은 ‘크레토스’가 신들의 왕이자 자신의 생부 ‘제우스’를 고꾸라트리며 끝을 맺었다. 온갖 자연 섭리를 조율하던 신들이 죄 죽어버리자 세상은 광풍이 몰아치고 해일과 천둥번개가 뒤덮은 볼모지가 돼버렸다. 그렇게 ‘갓 오브 워’는 복수극다운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최근 신작이 발표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그리스 신화를 누비던 ‘크레토스’는 어느새 북유럽으로 이주했으며 조그만한 소년도 한 명 대동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소년에게 사냥을 가르치는 모습은 우리가 알던 광전사라곤 믿기 어려울 지경. 아직은 서툴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아이를 상대로 ‘크레토스’는 인내심 있게 기술을 전수하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2위. 카이 키스크 (길티기어)


▲ 카이 키스크와 아들 신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아버지와 자식은 이따금씩 서로를 오해하기도 한다. ‘솔 배드가이’와 함께 ‘길티기어’ 세계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카이 키스크’는 본래 인류를 수호하는 성기시단장으로서 전투병기 기어를 처단해왔다. 그러나 기어의 수장 ‘저스티스’를 처단하는 과정에서 그간 믿어왔던 정의가 매우 인간 편향적인 사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방황하던 그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기어의 소문을 듣고 어떤 숲에서 ‘디지’를 만난다. 순수한 소녀 ‘디지’는 ‘카이 키스크’의 라이벌인 ‘솔’과 ‘저스티스’가 낳은 아이. 태생이 기어인지라 이질적인 외형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여리고 따뜻하다. ‘디지’를 만난 후에야 ‘카이 키스크’는 모두를 지킨다는 더 큰 대의를 깨닫게 된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놀랍게도 속편 ‘길티기어 2’ 신규 캐릭터로 아들 ‘신’이 참전한다. 기어는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순식간에 청년이 된 것. 다만 ‘카이’는 연일 임무로 바빠 졸지의 할아버지가 된 ‘솔’이 보호자 노릇을 하고있다. 문제는 ‘솔’의 막가파 정신을 그대로 물려 받은데다 ‘카이’가 자신을 버린줄로만 안다는 것. 실상 아버지가 바쁜 이유는 기어인 아내와 아들이 안전하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임에도 ‘신’의 원망과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1위. 마커스 피닉스 (기어스 오브 워)


▲ 마커스 피닉스와 아들 제임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처음에는 아버지가 아들을 지켜주지만 언젠가는 아들이 아버지의 든든한 보호자가 된다. ‘기어스 오브 워’ 초대 주인공 ‘마커스 피닉스’는 탄탄한 체격과 눈 앞에서 폭탄이 터져도 꿈쩍 않는 담대함을 지닌 타고난 병사다. 어느 날 갑자기 땅밑에서 쳐들어온 괴물 군단 ‘로커스트’를 상대로 수년간 필사 항전을 벌였으며 전장에선 그 무어도 ‘마커스;가 이끄는 델타 분대를 막지 못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치열했던 ‘로커스트’ 전쟁이 종결되고 세계에는 잠시간 평화가 찾아왔다. 개발사가 바뀌며 새로운 전설의 서막을 알린 ‘기어스 오브 워 4’가 바로 이 시기를 그린 작품. 델타 분대는 모두 퇴역했고 자녀 세대가 주역으로 등장한다. 특히 이 중에서도 ‘제임스’는 ‘마커스’와 오퍼레이터 ‘앤야’가 결혼해 낳은 외동아들로, 아버지의 강인함과 어머니의 미모를 물려받았다.

‘로커스트’만 사라지면 모든 것이 괜찮으리란 기대와 달리 전후 정세는 철권 통치로 민중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 노병이 된 ‘마커스’는 아내를 일찍 여읜데다 아들과 관계도 파탄 난 암울한 상태고. 그래도 위기에 몰린 ‘제임스’가 찾아오자 발벗고 나서 도와주는데 나이는 못 못 속이는지 되려 적에게 납치된다. 결국 게임 중반부 내내 아버지를 구하려는 ‘제임스’의 눈물겨운 사투가 이어진다. 맨주먹으로 괴물 머리를 박살내는걸 보면 과연 그 아버지의 그 아들. 장하다 장해.
김영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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