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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행] 포켓몬스터, 귀여움 뒤에 감춰진 냉혹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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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포켓몬의 낭만적 공존이 묘사된 '포켓몬 GO' (사진출처: '포켓몬 GO' 공식 홈페이지)

포켓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귀여움과 천진무구함이다. 마스코트 캐릭터 피카츄만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로 유명하고, 여러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집중적으로 묘사하는 것도 주인공과 포켓몬의 사랑과 우정이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과 포켓몬이 공존하는 삶이 정말 그렇게 낭만적일까? 일견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이 세계는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포켓몬스터' 세계는 인간을 잡아먹을 기회만 노리는 악의에 찬 포켓몬들로 가득 차 있다. 인간도 악랄하기는 마찬가지다. 탐욕스럽게 포켓몬을 남획하고 악용해서 자연과 인류문명을 위기에 몰아넣는다. 인간과 포켓몬이 아름다운 공존을 이루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에 준할 정도로 냉혹하고 섬뜩한 설정이 많다.

과연 포켓몬의 귀여운 모습 뒤에 숨겨진 냉혹한 진실은 무엇일까? 철저한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지배되는 '포켓몬스터' 세계관, 그 장밋빛 환상을 걷고 숨겨진 이면을 확인해보자.

정신 차리지 않으면 잡아 먹힌다, 무시무시한 식인 포켓몬


▲ 사람의 열기를 빼앗아 죽이는 살인 포켓몬, 팬텀 (사진출처: '포켓몬 GO' 공식 홈페이지)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포켓몬은 대단히 귀엽고 친근한 존재로 묘사된다. 당장 SBS에서 방영한 국내판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만 봐도 "우리는 모두 친구" 아닌가?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포켓몬은 귀엽고 특이한 애완동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포켓몬 중에도 치명적인 종이 많다. 예를 들어 옅은 가스 상태로 육체를 지닌 고오스는 '가스에 둘러싸이면 인도 코끼리도 2초 만에 쓰러진다'는 무시무시한 설정이 있는데, 단순히 위험한 것을 넘어서 능동적으로 인간을 사냥감으로 삼기까지 한다. 그 진화체인 고우스트와 팬텀은 그림자에 숨어 사람의 체온을 빼앗고 괴롭힌다. 이들에게 당한 희생자는 오한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말 그대로 살인 포켓몬인 것이다.

그 외에도 사람의 생명을 빨아들여 에너지로 삼는 샹델라, 선박을 침몰시키고 선원을 해저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가 익사시키는 탱탱겔 등 다양한 살인괴물들이 존재한다. 그 중 특별히 악랄한 종 밤선인은 밤에 사막을 횡단하는 여행자를 집단으로 쫓아다니며 괴롭히다가, 희생자가 완전히 탈진하면 잡아먹는다는 섬뜩한한 설정까지 있다. 이 정도면 애완동물이 아니라 식인 하이에나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애완동물로 삼을 만한 종은 아니다.


▲ 실제로 이 상황이었으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진출처: '포켓몬 GO' 공식 홈페이지)

더욱 무서운 것은, 인간을 먹이로 삼지도 않으면서 죽이는 포켓몬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가장 유명한 예는 1세대 포켓몬 갸라도스다. 수룡을 닮은 이 괴물들은 큰 호수나 바다에 서식하는데, 이따금 올라와 사람들이 사는 도시나 마을을 그냥 불태워버린다. 게임 내 도감에 따르면 이들에 의해 흔적도 없이 불살라진 마을이 여럿 있으며, 전쟁 중 갑자기 나타나 모두를 태워버린 전설도 언급된다. 고질라나 킹콩 같은 괴수 취급을 받아야 마땅할 듯한 괴물이다.

악의는 없지만 부수적인 피해를 입히는 포켓몬도 있다. 예를 들어 3세대 포켓몬 가보리는 철분과 광물질을 흡수해 자기 껍질을 단단하게 만드는데, 금속이면 뭐든 상관 않고 먹어버린다. 그런데 게임 내 도감에 따르면 이들이 먹이로 삼는 것 중 덤프트럭, 교각 철근, 열차 선로 등이 포함된다. 그 탓에 사람들은 가보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특히 광부들은 광맥을 고갈시키는 이 종을 거의 해충 취급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포켓몬스터'에서 묘사되는 포켓몬은 절대로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것이 아니다. 물론 충성스럽고 안전한 종도 있다. 하지만 자칫 함부로 손 댔다가는 비명횡사 할 수 있는 위험하고 포악한 종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포켓몬 상품화, 멸종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 당연하다는 듯 식용으로 쓰이는 '야돈'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그런데 포켓몬만 인간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다. 인간도 포켓몬을 먹는다. 심지어 상업적 목적으로 포켓몬을 남획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요리재료, 약재, 애왕동물 등 용도도 무척 다양하며, 아예 포켓몬을 잡아 주된 수입원으로 삼는 조직까지 있다.

일부 포켓몬은 설정상 굉장히 맛있는 요리 재료다. 예를 들어서 야돈은 '포켓몬스터 실버 버전' 도감에 따르면 꼬리 끝에서 무척 달콤한 맛이 난다. "영양가는 없지만 물고 있으면 행복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시장에 팔 목적으로 야돈을 남획해 꼬리를 자른다. 실제로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의 로켓단은 아지트에서 야돈 꼬리를 암거래하고 있던 것으로 나온다. 사용해도 효과는 없지만, 야돈 꼬리를 노린 남획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포켓몬이 별미라는 이유로 사냥 당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상어 포켓몬 샤크니아는 별미인 등지느러미 때문에 남획되고 있다. 지느러미를 잘라 샥스핀을 만들기 위해서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파를 들고 다니는 오리 포켓몬인 파오리도 식용으로 쓰여 개체수가 감소 중이다. 설정상 파오리는 들고 다니는 파와 함께 먹으면 매우 맛이 있다는데, 그 탓에 사람들이 오랜 세월 잡아들여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 파오리는 이미 멸종위기종이다 (사진출처: 애니메이션 영상 갈무리)

약재로 쓰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포켓몬 파라섹트는 게처럼 생긴 곤충 위에 기생하는 버섯이 본체로, 이 버섯은 실제세계의 동충하초와 비슷한 성질을 지닌다. 게임 도감에 따르면 사람들은 그 버섯을 따서 햇빛에 말리고 잘게 빻아 약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파라섹트를 죽여서 약재로 쓴다는 이야기가 된다. 버섯이 본체인데 그걸 따가서 햇빛에 말리고 빨아버리면, 당연히 파라섹트는 죽어버릴 수밖에 없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애완용으로 남획했다가 인기가 없어지자 방생해서 생태계 파괴를 일으키는 일도 있다. 3세대 포켓몬 가재군이 바로 그 예다. 가재군은 설정상 외국에서 애완용으로 들여온 종인데, 일부 방생된 개체가 야생화해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도감에 따르면 가재군은 더러운 물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배타적인 영역성을 띄고 있어 다른 종을 모조리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 탓에 가재군이 사는 곳 근처의 토종 포켓몬이 모두 쫓겨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강하고 유용한 포켓몬을 향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최강의 포켓몬을 얻겠다는 로켓단 보스 비주기의 야심이 유전자 조작 포켓몬인 뮤츠를 탄생시킨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설 포켓몬 뮤를 바탕으로 여러 유전자를 조합해 태어난 뮤츠는, 만화 '드래곤볼'의 '프리저'를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외모와 극도로 난폭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전투만을 위해 만들어진 흉물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 포켓몬 남획 및 악용에 대한 반발로 에코테러리스트도 생겨났다 (사진출처: '포켓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다만, 일부 사람들은 생태계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 중인 듯 보인다. '포켓몬스터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 버전'은 이러한 생태계 문제를 중요한 주제로 삼은 작품이었다. 여기에는 에코테러리스트 집단 아쿠아단이 등장하는데, 수장 '아강'은 "포켓몬을 위해 자연을 되돌린다!"는 황당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과격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조직원이 꽤 많은 것을 보면 그 사상이 널리 이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끝없이 단련하는 사람들


▲ 유년부터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 던져진 트레이너들 (사진출처: '포켓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포켓몬이 온갖 악행에 무기로 사용되다 보니, 이 세계에 포켓몬 규제법이 있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다. 이곳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제도적으로 전투술을 익히고, 나이가 차면 세상으로 나가 전투로 돈을 벌어온다. 흡사 바이킹을 연상시키는 풍습이다.

아이들은 자기 마을에 있는 체육관에 모여서 관장의 지도 하에 포켓몬 전투기술을 갈고 닦는다. 그러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은 아이는 '포켓몬 트레이너'라는 신분으로 세계를 떠도는데, 이들 트레이너는 상당히 호전적인 불문율을 하나 가지고 있다. 서로 시선이 마주치면 곧바로 전투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이 때 이긴 쪽은 진 쪽으로부터 금품을 받아낼 수 있다. 철저한 약육강식의 규칙인 셈이다.


▲ 승리를 위해서라면 포켓몬 따위 갈아치울 수 있다는 걸까?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세상이 이 모양이다 보니 정신상태가 건전하지 못한 아이도 보인다. '포켓몬스터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에 등장하는 NPC 민진도 그 중 하나다. 플레이어와의 포켓몬 대전에서 패배하면 민진은 "하아... 뭐 이건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하나..."라며, 패배한 포켓몬을 버리고 새 포켓몬을 키울 것 같은 대사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포켓몬스터 썬·문'에는 다른 트레이너를 습격해 포켓몬을 강탈하는 청소년 불량배 집단이 등장하는 등, 아이들의 호전성이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역대 최악의 위기가 온다, '포켓몬스터 울트라썬·울트라문'


▲ 대체 무슨 파국이 생길지 예상조차 가지 않는 악당 드림팀 (사진출처: '포켓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여기까지 확인한 것만으로도 '포켓몬스터' 세계가 얼마나 살벌한 장소인지는 잘 알 수 있다. 수풀 속에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10만 볼트에 감전 당해 비명횡사 할 수 있는 곳이고, 사람들은 이런 괴물들을 생물병기로 이용한다. 그리고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아예 어린 시절부터 체육관에 모여 전투기술을 갈고 닦는다. 귀엽고 순진무구한 외면과 달리, 엄청난 위험들로 가득 차 있는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곧 발매될 신작에서는 지금껏 없던 무시무시한 위기가 다가올 듯하다. '포켓몬스터 울트라썬·울트라문'은 새 악당으로 레인보우로켓단이라는 조직을 등장시켰다. 이 조직은 로켓단 보스인 비주기가 주축이 돼 전작들에 등장했던 모든 악의 조직을 끌어 모은 완전체 악의 조직이다. 이들 하나하나가 전작에서 포켓몬 남획, 무기화, 생체실험, 지각변동, 시공간 붕괴, 전 생명체 멸종 등 음모를 꾸몄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위기가 닥칠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이새벽
게임메카 취재팀 기자 이새벽입니다. 게임 배경에 깔린 스토리와 설정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습니다. 단지 잠깐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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