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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피해기업 신청, 게임업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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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 인해 촉발된 한-중간 냉전 기류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 (사진출처: 위키디피아)
▲ 사드로 인해 촉발된 한-중간 냉전 기류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 (사진출처: 위키디피아)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과 빚어진 갈등 국면이 1년여 간의 냉전 끝에 어느덧 해빙 기류에 접어들었다. 이로써 중국의 무역/경제 보복이 풀릴 것이라는 관측에 많은 기업들이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게임업계는 사드 보복으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여럿 입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게임의 중국 출시를 위한 판호 중단 사태다.

이에 한국 정부는 그간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1월 13일부터 30일까지 접수를 받은 ‘콘텐츠 중국시장 피해기업 인정 심의위원회’다. 심의를 통과한 기업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 피해기업 인정 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심사에 대한 국내 게임기업 참여가 저조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접수 말미에야 소수 게임업체가 신청을 해 왔다”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게임 기업 수가 적은 편이다”고 밝혔다. 올해도 ‘사드로 인해 판호가 나오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던 업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사들이 ‘사드 피해기업 인정 심의’에 참여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예상과는 달리 사드 피해가 적었던 것일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드 피해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실질적 혜택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사드 피해기업으로 인정받을 경우 크게 두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먼저 콘텐츠진흥원 국고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일 경우, 보조금 이행요건을 완화해 주거나 사업기간 연장, 환수금 부담 경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는 심의 결과를 토대로 기타 지원제도 신청 등에 활용해 내년도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모사업 신청 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타 부처 지원정책에도 협조를 요청한다.

사드 피해사실 심의위원회 공지 (사진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 사드 피해기업 심의위원회 공지 (사진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위와 같은 지원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국고지원 사업과 관련이 없는 기업에게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계약했으나, 사드 사태 후 사업이 중단된 한 업체는 "사업 중단 이후 1년 반 동안 해당 사업이 공중에 붕 떠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에 대한 원초적인 지원책이 없어 피해접수를 하지 않았다" 라고 밝혔다.

또한, 지원책이 탄탄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상당수 업체는 피해 접수부터가 어렵다. 피해기업으로 접수하려면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서류가 필요하다. 중국 측으로부터 계약이나 투자 파기를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거나, 행사나 마케팅 일정이 취소된 것과 같은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계약취소와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통지서, 메일, 문자, 녹취록 등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그러나 판호 관련으로 중국 진출이 가로막힌 대다수 게임기업의 경우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업체와 자사 모바일게임의 중국 진출을 진행하다가 기약없이 기다리고만 있다는 한 기업은 사드 피해 입증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등이 아니라 정부 측에서 판호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 피해 입증이 쉽지 않다. 사실상 사드 피해를 입증하는 데 드는 인력과 시간이 더 많이 소모될 것으로 보여 이번 신청을 보류했다" 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이 경우 과거 판호가 정상적으로 획득될 당시 사업자료를 근거로 매출 비교값을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게임사업 특성 상 흥행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매출비교만으로는 피해를 입증하기가 어려워 사드 피해 기업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드 피해기업 관계자는 “사드 피해를 입은 게임업체들 사이에서는 '피해기업으로 인정받아봐야 뭐가 달라지겠느냐'라는 기류가 퍼져 있다”라며 보다 원론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사드 피해기업 인정 심의위원회는 현재 총 6개 기업(애니메이션 5건, 방송 1건)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으며, 오는 14일까지 최종 심의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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