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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불모지에 피어난 꽃, 추억의 '국산' 콘솔게임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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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국내 굴지의 게임사 넷마블이 닌텐도 스위치용 타이틀 개발을 선언했다. 몇몇 중소 업체에서 틈새시장 삼아 콘솔게임 개발에 도전하긴 했지만 이 정도 메이저가 나서기는 오랜만이다. 마침 스위치 국내 발매로 업계에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시기적절하게 좋은 게임으로 받쳐준다면 국내 콘솔시장이 활기를 띨 수도 있겠다.

흔히 우리나라를 콘솔의 볼모지라 부르지만 과거에도 국산 콘솔게임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개중 몇몇은 높은 평가를 받고 해외에 수출되기도 했고. 비록 대세를 바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개발자들이 악전고투한 결과물이라 하겠다. 앞으로 국내 콘솔시장이 비상하길 바라며 ‘추억의 국산 명작 콘솔게임’을 모아봤다.

5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 (2008, PSP)

소싯적 개발명가로 통하는 손노리는 일찍이 콘솔시장에 진출했다. 자사의 대표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2002년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32에 맞춰 리메이크했고, 몇 년 후 이걸 다시 PSP로 내놓았다. 심지어 2008년에는 원작으로부터 무려 14년 만에 정식 속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를 PSP로 선보이기까지. 최근에는 PS4 ‘화이트데이’ 신작을 개발 중이니 꽤나 긴 인연이다.


▲ PSP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 오프닝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Young-Shik Nam)

국산 RPG의 금자탑이라 불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속편답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도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카이난의 지팡이 강탈사건으로부터 5년이 지나, 고대 유물 ‘사념석’을 둘러싼 새로운 모험담이 고품질 도트 그래픽으로 펼쳐졌다. 손노리의 고질병인 널뛰는 난이도와 캐릭터간 극명한 성능차가 거슬리긴 하지만 뭐 이제는 다들 그러려니 하는 편.

여하튼 이 게임은 PSP 본고장 일본까지 진출해 국산게임의 우수성을 만천하에 알리….진 못하고 뼈아픈 혹평을 받았다. 2008년이면 ‘메탈기어 솔리드 4’랑 ‘전장의 발큐리아’가 나오던 시기인데 원작에 대한 향수도 없는 일본에서 먹히긴 어려웠을 터. 그래도 보기 드문 국산 콘솔 RPG이니 손노리가 돌아온 김에 이 녀석도 부활시켜주면 어떨까 싶다.


▲ 일본 콘솔시장에 도전했던 국산 RPG '어스토니시아 2'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4위. 마그나카르타 2 (2009, Xbox360)

한때 손노리와 함께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 소프트맥스도 콘솔게임을 내놓은 바 있다. 2004년 PS2와 PSP로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이라는 RPG를 출시했는데, 제목에서 보듯 ‘버그나 깔았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PC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 리메이크쯤 된다. 다만 내용상으로는 하등 상관이 없어 왜 굳이 IP를 활용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 명예로운 이름도 아닌데.


▲ Xbox360 '마그나카르타 2' 프로모션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propropro111)

그래도 미완성작이나 다름없는 전작과 달리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은 꽤나 즐길만한 게임이었다. 나름대로 참신한 시스템도 많았고 지금은 게임사 대표가 된 김형태 일러스트레이터의 미려한 원화와 있어 보이는 서사가 주효했다. 이렇다 할 대작이 없는 비수기에 타이밍 좋게 나와 많은 게이머가 즐겼으며 일본에서도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MS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는지 속편 ‘마그나카르타 2’는 Xbox360으로 독점으로 만들어졌다. 독립성을 이 IP의 개성으로 미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눈사태의 망령’ 및 ‘진홍의 성흔’과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도 턴제에서 실시간으로 갈아타고 전투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 써는 맛은 시리즈 가운데 최고. 어서 Xbox One 하위호환 지원하면 좋겠다.


▲ 게임성과는 별개로 국내나 일본이나 초호화 성우진으로 화제였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3위. 마법천자문 DS (2009, NDS)

20대 중반 이상의 게이머에게는 낯설겠지만 ‘마법천자문 DS’야말로 국산 명작이라 할만하다. 원작 ‘마법천자문’은 중국 고전 ‘서유기’에 기반한 아동용 학습만화로, 당시 어린이들의 한자 공부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기자도 직접 본적은 없지만 조카들 얘기로는 소년만화에 버금가는 열혈 전개로 재미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모양이다.


▲ 어린이들의 한자 공부를 책임진 '마법천자문' TVA 주제가 (영상출처: MBC)

학습만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인기를 끈 ‘마법천자문’은 애니메이션화는 물론 게임화까지 단계를 밟아갔다. 마침 이즈음 닌텐도 DS가 ‘두뇌트레이닝’을 앞세워 학습기기로 둔갑해있던 터라 자연스레 이쪽으로 나온 결과가 바로 ‘마법천자문 DS’. 개발사는 최근 VR게임 전문 개발사로 새롭게 출발한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담당했다.

과정만 보면 원작의 반짝 인기에 편승한 뻔한 게임일 것 같지만 이게 또 의외로 잘 만들었다.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제대로 살렸고 NDS의 화면 필기 기능을 십분 활용해 한자 공부라는 명분까지 챙겼다. 결국 발매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 장을 돌파하며 그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기능성 게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 원작처럼 게임도 재미와 교육이라는 명분을 모두 잡았다 (사진출처: 닌텐도)

2위. 메이플스토리: 운명의 소녀 (2013, 3DS)

넷마블이 닌텐도 스위치에 손대기 앞서 3N 가운데 가장 먼저 콘솔에 진출한 것은 넥슨이다. 특히 2010년 내놓은 ‘메이플스토리 DS’는 횡스크롤 액션어드벤처의 재미를 충실히 담아 원작을 해보지 않은 게이머까지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초기만해도 온라인게임을 대강 잘라서 이식한 저급품 아니겠냐는 우려가 컸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출어람이라 할만한 작품이었다.


▲ 3DS '메이플스토리: 운명의 소녀' 오프닝 영상 (영상출처: 넥슨)

전체적으로 온라인게임의 생리상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의 움직임이 시원스럽게 개선되고 속도감과 타격감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2회차 요소가 전혀 없긴 하지만 다양한 스킬이 존재하고 몬스터 카드 같은 수집요소도 있어 진득하게 붙잡을만한 편. 퍽 유치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용 전개도 상당히 깊이가 있어 성인 게이머도 즐겨볼 만하다.

‘메이플스토리: 운명의 소녀’는 전작의 성공에 힘입은 정식 속편으로, 현재까지 유일한 국산 3DS 패키지 타이틀이기도 하다. 부제처럼 운명의 소녀 ‘란다’를 주인공으로 삼아 출생의 비밀과 세계의 명운이 걸린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준다. 전작이 콘텐츠가 다소 빈약하다는 비판을 수용해 서브 퀘스트를 대폭 추가한 점도 높이 살만하다. 3DS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해보자.


▲ NDS와 3DS로 나왔으니 후속작은 설마 닌텐도 스위치? (사진출처: 닌텐도)

1위.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 (2004, Xbox)

판타그램은 국산 콘솔게임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발사다. ‘스타크래프트’가 득세하던 시절 중세 판타지풍 RTS ‘킹덤 언더 파이어’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으며 이후 콘솔 전문 개발사로 방향을 틀어 Xbox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이들의 대표작으로는 Xbox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와 ‘히어로즈’, ‘서클 오브 둠’, Xbox360 ‘나인티 나인 나이츠’가 있다.


▲ Xbox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 오프닝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ChangWon Park)

남들 다 온라인에 투신하는 와중에 콘솔로 방향을 튼 개발사답게 판타그램 게임은 방식부터가 독특했다. ‘킹덤 언더 파이어’는 ‘워크래프트 3’보다 2년 먼저 RTS에 RPG 요소를 첨가했고, 속편 ‘크루세이더’에선 3인칭 액션과 대군 전략을 적절히 혼합했다. 마치 ‘토탈 워’ 전투에 ‘삼국무쌍’을 섞어버린 듯한 구성은 오늘날 블루사이드 ‘킹덤 언더 파이어 2’까지 이어지는 전통이 됐다.

간단히 말해 전선에 배치된 각종 병종에게 명령을 하달하며 플레이어 스스로도 영웅으로서 전장을 휩쓰는 것이다. 호쾌하지만 질리기 쉬운 액션과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전략이 서로 보완하며 게임에 계속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지금 봐도 세련된 디자인과 당시로선 흠잡을 데 없는 그래픽도 강점. 국내외를 통틀어 많은 게이머가 하위호환을 기다리는 진짜 명작이다.


▲ '킹덤 언더 파이어' 전설의 시작이자 정점 '크루세이더'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김영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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