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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를 위한 노트북. 레노버 싱크패드 X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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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신입생.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하나의 매듭을 짓고, 새출발한다는 의미들이다. 깔끔한 마감과 멋진 시작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직접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선물을 받기도 하기도 한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처음 대학을 갔을 때는 가방과 양복을 선물 받았고, 첫 출근을 했을 때는 넥타이를 선물 받았었다. 아마도 요즈음은 이런 선물계의 스테디셀러 대신 뭔가 의미를 담고 실용적인 선물을 준비하거나, 직접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역시 선물로 주고받거나, 직접 마련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자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옷이나 신발처럼 여러 개를 쓰는 경우가 드물고, 제품 하나로 제법 오랜 기간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꼼꼼한 기준으로 골라야 한다. 처음 장만하는, 처음 준비하는 제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노트북 또한 그런 제품인데, 노트북이 다른 제품과 조금 다른 점은 대학 새내기라면 직접, 사회생활의 초년병이라면 회사에서 장만해 주는 경우가 많다는 정도일 것이다. 물론 요즈음은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기도 하고, 원하는 모델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비즈니스 노트북으로, 새내기를 위한 첫 번째 노트북에 필요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이 있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게임용 제품이나 집에서 쓰는 제품과는 사뭇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 이들에게 첫 번째로 떠오르는 브랜드는 뭐니해도 씽크패드(ThinkPad)다. 전세계 1억대 이상 판매된 그 씽크패드 말이다. 그 중 X270시리즈는 씽크패드의 장점에 뛰어난 성능과 무난한 디자인을 골고루 갖춘 비즈니스 노트북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12인치 제품군이다. 즉, 직접 사서 써도, 선물로 해도 누구에게나 칭찬받을 수 있는 노트북이라는 말이다.           

 

 

 

역시 강산은 변해도 레노버 디자인은 변하지 않는다!

 

 

씽크패드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는 튼튼함, 그리고 그 튼튼함이 지나쳐 조금은 투박함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나침이다. 누군가는 IBM의 전통이 느껴진다고도 하지만, 씽크패드가 미국 본사가 아닌 일본에서 개발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DNA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하다. 마치 투박한 미국차를 보듯 근육질 넘치는 형태였다.

 

 


그런데 레노버가 인수하고, 노트북의 주된 흐름이 Thin & Light로 바뀌면서 싱크패드 역시 이런 흐름을 나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X270에서 LG 그램처럼 극단적인 얇음과 가벼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성능을 생각하면 약 1.3kg 무게는 그다지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재질은 플라스틱이지만 약간은 고무의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 바로 카본파이버다. 이런 소재는 가볍고도 견고해서 운동기구나 심지어 인공위성에도 쓰일 정도로 견고한 소재다. 노트북이라는 것이 책상 위에만 올려두고 쓰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다닐 일이 많다는 점, 그러다 보면 망가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소중한 자료가 유실되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런 걱정은 거의 안 해도 좋을 정도다. 레노버에서는 음료수 엎지르기, 떨어뜨리기, 충격 가하기 등 12가지 군용등급을 통과했다고 자랑할 정도다. 그 외에도 200여 종류의 내구성 테스트를 거쳤다하니 꽤 신뢰가 가는 씽크패드 아니겠는가?

 

 
키보드, 터치패드, 여기에 흔히 씽크패드의 상징이라 여겨지는 '빨콩' 트랙 포인트 역시 저가형 노트북과는 차원이 다른 강인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통일감 있는 디자인에 평범하지 않은 인상은 이 제품이 왜 오랫동안 비즈니스 노트북의 1인자로서 사랑받는 브랜드임을 설명해준다. 물론 다른 면에서 보면 세련미는 살짝 부족한건 사실.

 

 

전형적인, 그러나 전형적이지 않은...

 

 

 

 

할 것도 많고, 갑작스러운 업무나 리포팅이 많은 새내기, 혹은 새로 직장을 얻은 신입사원에게 노트북이 느려서 업무가 늦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가장 기본은 역시 프로세서다.

 

 

 

인텔 i7-7500U는 흔히 카비레이크라는 코드명으로 잘 알려진 7세대 프로세서다. 기본 클럭은 2.7GHz이지만, Max Turbo기능으로 최대 3.5GHz까지 속도를 높이면서 더욱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CPU 성능만으로 노트북의 성능을 가름하기는 어려운 법. 빠른 CPU에 이를 뒷받침하는 DDR4메모리의 용량은 16GB다.


어느 정도 CPU가 뒷받침되면, 최근 출시된 노트북의 평가를 가름하는 것은 저장장치 아닐까? 이제 단순히 하드디스크 대신 SSD를 쓰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존 SATA SSD는 인터페이스의 문제가, PICe SSD는 노트북에는 쓰기 어려운 물리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요즈음 노트북에는 MVNe (Non Volatile Memory Express)라는 타입의 SSD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 방식은 PCIe를 개량한 것으로, 물리적 대역폭을 늘리고, 성능에 제약을 주는 지연 현상을 줄여준다. 리뷰에 사용된 X270 모델에는 512GB PCIe-NVMe OPAL 2.0 이 장착되어 있다. 512GB 용량이 매우 든든한 느낌을 준다.

 

 

 


제품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그래픽이다. 이 정도 급의 노트북이라면 당연히 따로 그래픽카드를 쓰는 것이 보통인데, 이 제품은 인텔 내장 그래픽을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제품이 철저한 비즈니스 노트북이고, 이 제품으로 게임이나 3D 작업 또는 비트코인을 캘 일도 없으니 그래픽성능은 절충한 느낌이다. 게임을 자제해야 할 직군들의 노트북이라는 방증이다.
     


배터리계에선 과유불급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다

 

 

노트북 무게가 1.3kg라고 해도 결국은 좀 더 무거워지게 마련이다. 마우스, 외장 하드 등의 주변기기도 노트북 가방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무엇보다 어댑터가 무게를 늘리는 주범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MobileMark 2014 기준 무려 21시간의 엄청난 사용시간을 자랑한다. 보통 사무실에서는 어댑터를 연결해 쓰고, 외부에서 어댑터를 쓴다는 것을 생각하면, 출장이 아닌 외근이나 회의 정도는 어뎁터는 챙기지 않아도 좋다. 혹시나 깜빡하고 어댑터가 없어도 충분한 정도다. 

 


 

전원부는 조금 독특하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어댑터는 USB-C타입 어댑터다. 다만 충전전압이 45W로 상당히 높으므로 보조배터리나 스마트폰 충전기로는 충전되지는 않는다. 기존 레노버 충전포트도 갖추고 있어서, 좀 더 빠른 충전을 원한다면 90W 기존 충전기를 써서 충전하면 더욱 빨리 충전할 수도 있다. 아무튼, 전원, 특히 배터리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다만 21시간이나 쓸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가 넉넉하다 보니, 배터리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다. 그래서 노트북에 끼웠을 때 상당히 튀어나오게 된다. 자연스럽게 각도를 줘서 타이핑을 편하게 만든다. 다만, 달리 생각하면 대용량 배터리의 장점만큼 배터리가 커서 무겁다는 것은 기억하길 바란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튀어나온 배터리를 빼더라도, 안쪽에 배터리가 또 있다는 점이다. 즉, 이 제품은 내장배터리와 착탈식 배터리 두 개를 모두 갖춘 모델이다. 혹시 튀어나온 배터리가 부담스럽다면, 내장배터리만으로도 약 3~4시간은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다.

 

 

비즈니스 콘셉트의 숨겨진 매력, 사운드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노트북, 특히 사무용 노트북에서 사운드는 굳이 필요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일부러 사운드기능을 제거하거나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선보이는 비즈니스 노트북은 강력한 사운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회사에서 회상회의나 Skype 등을 통한 회의나 통화가 많이 늘어난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요즈음은 아예 전화를 없애는 기업도 있을 정도로 노트북 하나로 업무는 물론 통신도 해결하다보니 사운드 기능은 이제 비즈니스 노트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대접받는다.

 


이 제품은 Dolby Advanced Audio를 탑재했는데, 음악 감상이나 동영상 감상에서 깨끗한 사운드를 듣는 것이 아니라, 회의에서 깨끗한 사운드를 듣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여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편인 Skype Business 인증도 받았다. 이는 굳이 헤드셋을 끼지 않아도 노트북만으로 충분히 Skype회의나 통화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 명이 회의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두 명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다.

 

 

있을건 있고, 없을건 없다

 

 

USB-C를 비롯한 다양한 포트를 충실히 갖추고 있다. 특히 USB 3.0포트는 노트북이 꺼져있더라도 마치 보조배터리처럼 포트에 케이블을 꽂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충전할 수 있어 좋다. 무선 역시 802.11ac 무선랜은 듀얼 밴드 안테나를 써서 약한 신호도 상당히 잘 잡아낸다. 블루투스 역시 4.1 규격으로 헤드셋이나 키보드 등을 연결해 쓰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는 1920 X 1080 즉, Full HD급 해상도다. 화면 크기를 생각하면 굳이 높은 해상도는 의미가 없을 듯하다. 패널은 IPS를 썼는데, 178도 광시야각은 넓게 화면을 보는 용도보다는 상하좌우의 화면 왜곡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트북의 경우 광시야각은 TV와는 다른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 보안 등급이 높은 비즈니스 환경이라면 이런 넓은 시야각이 오히려 방해가 되므로 적절히 필름을 부착하는 등의 요령이 필요하겠다.

 

 


180도로 완전히 펴지는 액정은 일반 패널보다 한결 선명하고 깨끗한 편이다. 오랜 시간 화면을 봐야 하는 직장인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모니터다. 노트북의 경우 액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은 액정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업무용으로는 충분한 성능

 

이 제품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응용 프로그램을 돌려보면서 성능을 알아보았다. 가장 잘 알려진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하나인 3D 마크의 경우에는 이 제품의 성능을 알아보는 대는 그리 적합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주로 게임성능을 체크하는 프로그램을, 사무용 노트북 성능을 알아보는데 쓰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

 

 
각종 사무용 프로그램을 실제로 돌려보면서 성능을 확인하는 PC Mark가 그래서 이 제품에는 더 잘 어울린다. 물론 많은 경우에는 MS Office를 실행하고 각종 문서를 만드는데 노트북의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파일이 커지고, 다양한 작업을 한 번에 하는 경우에는 노트북 성능이 따라오지 못해서, 그래서 짜증 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PC Mark는 물론 실제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다양한 작업을 해보았지만, 전혀 느리거나 문제되지는 않았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노트북을 쓰다 보면 갑자기 과열되거나 팬이 크게 돌거나, 심한 경우는 저절로 재부팅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노트북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다. 며칠 동안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찾을 수 없었다.

 

 

이런 테스트를 하거나, 과부하 작업을 하다 보면 열을 식히기 위해 쿨러가 큰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노트북은 충분한 방열 설계가 되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조금은 부족하거나 충분치 못한 경우도 있게 마련.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열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방열 파이프를 잘 설계하고, 성능 좋은 냉매를 넣어 더욱 효과적으로 열을 배출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열을 식히는 최종병기라 할 수 있는 쿨러 성능이 방열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제품의 경우 다양한 각도로 쿨러 날개를 만들어 소음을 최소화하고 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부하가 걸리는 작업에도 불구하고, 소음은 거의 없는 편이다.

 

 

Lenovo Setting과 Lenovo Companion으로 설정도 쉬워

 

노트북을 쓰다 보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저절로, 그리고 기본 설정으로 쓰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다. Lenovo Setting이라는 프로그램의 경우, 다양한 설정을 쉽게 바꿀 수 있다. 노트북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설정을 바꿀 수 있다.

 

 
Lenovo Companion 프로그램을 쓰면, 하드웨어 설정은 물론 시스템 업데이트와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드라이버나 펌웨어도 설정할 수 있다. 노트북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더욱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이다.

 

 


레노버 싱크패드 X270은 상당히 괜찮은 가성비에 믿을 수 있는 디자인, 강력한 성능, 무엇보다 21시간까지 쓸 수 있는 넉넉한 배터리가 돋보인다. 직장인, 대학생의 새내기 첫 노트북으로 권하기에 아쉬움이 없는 제품이다.

 

편집 /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김영로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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