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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공포, 플레이어 인성이 보인다 '더 인페이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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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인페이션트'는 지난 1월 24일 국내 발매됐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가상현실(VR)’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드디어 게임 안에 들어가서 플레이하는 시대가 왔다고 호언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아직 많은 가상현실 게임은 단순한 체험형 콘텐츠 수준에 머물고 있고,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도 많은 편이다. 어떤 의미로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지난 1월 24일(수) 출시된 PS VR용 공포게임 ‘더 인페이션트’를 처음 접했을 때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나온 가상현실 공포게임과 다르게 탄탄한 스토리와 게임성 모두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가상현실이 가지는 최대 장점인 생생함까지 담아내, 그야말로 기자 본인이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게 만들 정도였다. 그야말로 ‘진짜’ 공포게임을 만들어냈다는 느낌이다.


▲ '더 인페이션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너무나도 무서운 나머지, 혼자만 살아남았다

‘더 인페이션트’는 슈퍼매시브게임즈에서 개발한 공포게임 ‘언틸 돈’의 후속작으로, 전작의 사건으로부터 60년 전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장소는 ‘블랙우드 요양원’으로, 전작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의 진상을 숨기고 있는 곳으로 나온다.

다만, 이 요양원은 전작 시점에서는 미쳐버린 광부들이 벌인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오래 전 폐쇄된 것으로 나와, 실제로 ‘블랙우드 요양소’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게임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의 요양소로 돌아가, 머물고 있는 환자의 시점으로 그 참혹했던 사건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 전작 '언틸 돈'으로부터 60년 전...(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 멀쩡한 시절의 '블랙우드 요양원'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게임의 장점 중 하나는 다른 가상현실 공포게임에 비해, 스토리는 탄탄한 편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작에서 선보였던, 선택에 따라 사건 전개가 달라지는 ‘나비효과’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한다. 단순한 질문에 특정 인물과의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잘못된 선택에 동료가 허무하게 사망하기도 한다.

보통 공포게임이 아무리 무섭더라도, 이런 갈림길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최선의 선택지를 택하기 마련이다. 동료를 위해 앞장을 서거나, 동료가 비뚤어지지 않게 말투도 최대한 배려해서 사용한다. 그러나, 이번 게임은 플레이어 본래 이성을 마비시키고 살아남고자 하는 본성을 끌어낼 정도로 강도 높은 공포를 선사한다.


▲ 전작의 '나비효과' 시스템이 도입되어,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상한 선택을 남발하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제로 가상의 환경을 걷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도, 눈에 보이는 풍경, 귀에 들려오는 소리 하나 하나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플레이어의 의지를 꺾어버린다. 특히나 전작처럼 영화 같은 그래픽을 선보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는 더욱 더 악몽 같은 순간으로 느껴진다.

보여주는 공포도 다채롭다. 초반부에는 주인공이 환자라는 설정답게 정신병으로부터 발현된 환각 때문에 깜짝 놀라는 공포를, 후반부에는 무언가에게 쫓기는 긴박함에서 오는 공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초반에 보여주는 공포는 대부분 플레이하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조작하는 시점에서는 이미 위축되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힘들게 만든다.


▲ 말 그대로 '비명'을 지르게 만든다 (영상: 게임메카 촬영)

오죽하면 기자도 초반에 선사하는 공포에 너무 놀라고 위축된 나머지, 후반에는 다른 동료를 위험해 보이는 지역으로 먼저 보내거나, 괜히 짜증을 내는 선택지를 골라 주변 인물과 사이가 안 좋아지는 등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를 연발했다. 결과적으로 함께하던 생존자 대부분이 사망하고 혼자 살아남는, 전형적인 공포 영화의 배드 엔딩을 보고 말았다.


▲ 직접 환경 안에 들어온 느낌이라, 전작보다 배로 무섭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뛰어난 일체감이 가상현실 멀미도 잡았다

보여주는 공포도 수준급이지만, 그보다 기자를 감탄하게 만든 부분은 바로 ‘피로감’이다. 다른 가상현실 게임은 조금만 해도 금새 피곤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몸에 별다른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가상현실에서 오는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이질감’이다. 실제 몸은 분명 가만히 있지만, 가상현실을 통해 보이는 캐릭터 움직임이 격하거나, 환경이 빠르게 전환되면 그 차이를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멀미와 같은 증상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 인페이션트’는 캐릭터와의 뛰어난 일체감을 선사한다. 보통 1인칭 시점의 게임에서는 캐릭터 몸체를 구현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둘러보면 투명인간이 된 것과 같은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제대로 캐릭터 몸을 구현하여, 고개를 아래로 돌리면 몸체가 보일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 고개를 아래로 하면, 내 몸이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를 이동할 때도 이런 이질감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들어가 있다. 비록 실제 다리를 움직여서 조작하지는 않지만, 움직이는 속도를 느리게 설정하여 플레이어가 느낄 부담을 최소화했다. 다른 공포게임이었다면 달리기가 없다는 점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그래도 주인공이 환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조작도 단순히 버튼 하나로 해결하는 법이 없다. 물건을 집을 때는 검지로 집는 것마냥 L2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는 컨트롤러를 앞으로 내미는 동작을 해야만 한다. 소소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는 동작을 집어넣었기 때문에 게임 캐릭터와 하나 된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다.


▲ 버튼, 컨트롤러를 앞으로 밀어서 누르세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검지로 집는다는 느낌, 확실히 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보기 힘든 가상현실 수작

‘더 인페이션트’는 가장 최근 경험한 공포게임 중 가장 큰 공포를 선사했다. 오죽하면 기자는 모두가 일하는 사무실에서 플레이하던 도중 크게 비명을 질렀을 정도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완성도는 가상현실 게임이 아직 미흡하다는 생각을 깨부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 매 순간이 악몽 같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미흡한 부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게임을 하던 도중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 부분은 로딩이었다. 기껏해야 3~4초 수준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벌어지기 직전에는 화면이 때때로 암전되었다. 어떤 의미로 눈을 깜빡이는 느낌이었지만, 매번 특정한 순간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니 조금은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았다.

아울러, 이전에도 PS VR의 문제점으로 꼽힌 흐릿한 화면도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게임 분위기가 어둡기 때문에 그리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좀 더 선명하게 즐겼다면 훨씬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 게임을 접하기 전까지 가상현실 게임은 아직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2018년 1월에 선보인 ‘더 인페이션트’는 아직 기대할 구석이 남았다는 걸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느껴지는 체감의 만족도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올해에도 이런 수작에 버금갈 가상현실 게임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사람이 도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영상: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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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중
게임메카 취재팀 이찬중 기자입니다. 자유도 높은 게임을 사랑하고,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추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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