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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게임영상 편집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美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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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금 게임 영상 편집해 올린 백악관 공식 유튜브 (사진출처: 백악관 공식 유튜브 채널)

美 백악관이 극도로 잔혹한 게임 속 연출들만 모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이 영상에는 사람의 머리가 절단되고 두개골이 파괴되는 등 잔인한 장면이 편집 되어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북미 시간으로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과 게임산업 대표들의 대담이 시작되기 직전에 올라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담이 시작되자마자 이 영상을 재생하고 "이거 폭력적이군요, 그렇지 않소?"라고 입을 열었다.

백악관 유튜브 영상에 수록된 게임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울펜슈타인', '데드 바이 데드라이트', '스나이퍼 엘리트', '폴아웃 4'다. 영상은 이 게임들에서 특별히 잔혹한 장면만 골라서 연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다만 해당 게임 장면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 특별히 잔인한 장면 위주로 편집되어 만들어진 영상 (사진출처: 백악관 공식 유튜브 채널)

또 한가지 문제가 된 점은, 백악관이 잔인한 영상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점이다. 백악관이 올린 게임들은 대부분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등급분류 기준에 따라 대부분 M등급을 받은 작품들이다. 미국의 게임물 등급은 E(Everyone, 전체이용가), E10+(Everyone 10+, 10세 이상 전체이용가), T(Teen, 10대 이용가), M(Mature, 17세 이상 이용가), A(Adult, 18세 이상 이용가)로 구분된다. 즉, 백악관이 올린 게임 영상은 17세 이상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이 영상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현재 해당 영상은 백악관 공식 유튜브 채널 리스트에는 뜨지 않지만, 누구나 주소 입력이나 링크를 통해 들어가 시청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영상은 등록된 지 몇 시간 만에 조회수 4만을 돌파했으며, 아직도 조회수가 급증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어난 플로리다 학교 내 총기난사 사건 핵심원인이 폭력적 게임에 있다며, 북미 주요 게임산업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대담에 참석한 게임산업 대표는 제니맥스(베데스다 모회사) CEO 로버트 알트먼, 테이크투 경영책임자 스트라우스 젤닉,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 수장 마이클 갤러거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담을 추진한 배경은 플로리다 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시작된 총기규제법 요구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총기법안 문제를 가리기 위해 희생양으로 게임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미총기협회는 오래 전부터 청소년이 게임 때문에 폭력적 성향이 강해진 탓에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은 허술한 총기규제법이 아닌 게임산업에 있다고 책임을 떠넘겨왔다. 

이번 백악관 영상도 이러한 전미총기협회를 지원하기 위한, 게임업계 압박용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영상 재생으로 시작된 이번 대담이 과연 총기 규제법과 게임산업 규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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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벽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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