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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갑질 좀 그만해! 게임 속 망나니 형제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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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모 재벌가 삼남매가 도를 넘어선 갑질로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통 집안의 누가 사고를 치면 나머지는 자중하는 시늉이라도 하기 마련인데, 하나같이 여론 따위 개의치 않는 걸 보니 정말 가족은 가족인가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나쁜 쪽으로 너무 닮아서 곤란한 게임 속 형제자매를 만나보자.

5위. 쿠파 7인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한때는 쿠파 자식이었으나 설정 변경 (출처: ‘마리오 카트 8’ 공식 홈페이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수질 관리가 되는 법인데, 대마왕이란 작자가 허구한 날 납치를 일삼으니 휘하의 7남매들이야 안 봐도 비디오 안 들어도 오디오다. 누가 쿠파 군단 아니랄까 봐 거북이랑 도마뱀을 이종 교배한 것처럼 생긴 7남매는 보통 한 스테이지씩 차지하고 있다가 마리오에게 얻어터지는게 주요 업무다. 그나마도 신작에선 이상한 토끼들에 밀려 못 나왔고.

쿠파가 붉은 갈기와 뿔 덕분에 대마왕 태는 좀 나는데 반해 7남매는 디자인부터 순도 120% 양아치다. 오색빛깔 염색은 기본이고 어떤 녀석은 눈동자가 딱 약을 빤 모양새. 그래도 겉보기와는 다르게 마법 지팡이 활용에 능숙한 인텔리들이라, 공중 부양과 화염구는 기본이고 가끔 분신술도 쓴다. 소싯적에 망치 던지다 불구덩이로 떨어진 쿠파 입장에선 이만하면 감지덕지일 듯.

4위. 시드 일가 (파 크라이 5)

가족 단위로 ‘도를 아십니까?’를 시전한다 (출처: ‘파 크라이 5’ 영상 갈무리)
▲ 가족 단위로 ‘도를 아십니까?’를 시전한다 (출처: ‘파 크라이 5’ 영상 갈무리)

지난 달 출시된 ‘파 크라이 5’에도 아주 질 나쁜 남매가 나온다.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던 조셉 시드는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미국 어느 깡촌에서 사이비 종교를 일으켰고, 육군 제대 후 폐인처럼 생활하던 형 제이콥과 한 자리 해보려 제 발로 찾아온 친척 존을 간부로 영입했다. 여기에 연고도 없는 처녀를 세뇌해 여동생 페이스로 삼으면서 현재의 시드 일가가 탄생했다.

교주로 거듭난 조셉은 종말이 도래했을 때 무장 봉기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교리를 설파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페이스는 하얀 꽃에서 추출한 환각 물질로 주민들의 이성을 앗아갔으며 군 경험이 있는 제이콥이 이들로 사병을 양성했다. 끝으로 변호사 출신인 존은 세례자이자 이단 심문관으로 배교자들을 잡아들여 끔찍한 고문을 일삼으니 그야말로 악몽의 드림팀이 아닐 수 없다.

3위. 애쉬포드 남매 (바이오하자드 코드: 베로니카)

답 없는 패륜녀와 시스콘남 (출처: ‘BH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 영상 갈무리)
▲ 답 없는 패륜녀와 시스콘남 (출처: ‘BH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 영상 갈무리)

‘바이오하자드’하면 떠오르는 악의 제약회사 엄브렐러는 에드워드 애쉬포드와 오즈웰 E. 스펜서, 제임스 마커스라는 세 명의 야심가가 합심해 창설했다. 이 가운데 마커스는 스펜서에게 암살당하고 애쉬포드는 지분을 탈탈 털리고 말았으니, 그의 아들 알렉산더 애쉬포드는 가문을 재건하고자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바로 전설적인 초대 당주 베로니카를 복제하는 것이다.

그렇게 베로니카의 사체에서 채취한 유전자로부터 탄생한 아이들이 바로 알프레드와 알렉시아 애쉬포드. 당초 계획대로라면 딸만 태어나야 했지만 어쩌다 성별이 다른 쌍둥이가 나와버렸다. 거기다 이 남매는 불온한 탄생 과정 탓인지 인간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서, 아버지를 실험 재료로 써먹고 저택을 생지옥으로 만들어버린다. 자식 농사를 지으랬더니 바이러스만 풍년이로다.

2위. 올림포스 신족 (갓 오브 워 3)

나의 올림포스 가디언은 그러지 않아! (출처: ‘갓 오브 워 3’ 영상 갈무리)
▲ 나의 올림포스 가디언은 그러지 않아! (출처: ‘갓 오브 워 3’ 영상 갈무리)

본래 그리스의 올림포스 신족은 성스럽고 공명정대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좋은 자들이다. 비록 최고신이란 양반이 이틀에 한 번 꼴로 처녀를 겁탈하고 여신들은 자기보다 재주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에게 저주를 내리지만 여하간 좋은 일도 많이 하니까. 그러나 이와 별개로 그리스 신화를 비튼 ‘갓 오브 워’에서는 이들 모두 빼도 박도 못할 악당으로 묘사된다.

난봉꾼이긴 해도 정의로운 구석이 있던 제우스는 오만하고 잔혹한 독재자가 됐으며 포세이돈은 졸지에 촉수 괴물, 하데스는 무슨 ‘다크 소울’에서 볼 법한 비대한 흉물로 변했다. 나름 한 가닥 하는 신들이 이렇게 타락한 이유는 그 유명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기 때문인데, 평소 행실을 돌아보면 그냥 핑계를 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크레토스 손에 싹 청소됐으니 아무래도 좋지만.

1위. 지옥의 3대 상위 악마 (디아블로)

그래 봤자 사이좋게 템 뱉어내는 신세 (사진출처: ‘디아블로 3’ 공식 홈페이지)
▲ 그래 봤자 사이좋게 템 뱉어내는 신세 (사진출처: ‘디아블로 3’ 공식 홈페이지)

‘디아블로’ 속 불타는 지옥은 가족 경영의 끝을 보여준다. 원초적인 악의와 권세를 지닌 7대 악마 가운데 셋이 형제라서 나머지는 눈치를 보며 수발이나 들어야 한다. 설정에 따르면 악마 군주란 전부 절대악 타타메트에게서 떨어져 나온 존재인데 대체 왜 누구는 형제이고 누구는 남남이란 말인가? 이러니 하위 군주들이 힘을 합쳐 3대 악마를 축출하려 한 이유도 알만 하다.

놀라운 점은 실제로 대악마 삼형제의 우애가 돈독하다는 것이다. 막내인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는 본인도 완전히 부활하지 못한 와중에 봉인된 형들을 구하고자 온 세상을 누볐고, 이에 맏형 메피스토는 목숨을 걸고 동생을 추격해온 영웅과 맞섰다. 회의 중에도 수틀리면 무기부터 꼬나쥐고 한 명은 파업, 한 명은 변절해버린 5대 천사와는 자못 비교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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