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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VR 체험공간은 세 가지 모델로 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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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강연을 진행한 세가 조이폴리스 임원 카즈히코 하야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강연을 진행한 세가 조이폴리스 임원 카즈히코 하야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VR 열풍과 함께 최근 급증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VR 체험공간이다. VR 체험공간은 2016년 일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래 국내에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VR이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어린 기술인 만큼, 이를 이용한 VR 체험공간 사업도 아직은 그 미래가 불확실하다. 무한한 가능성만큼 위험성도 큰 셈이다.

그렇다면 국내보다 먼저 VR 체험공간 사업에 뛰어들었던 일본은 지금 사정이 어떨까? 마침 20일에 열린 서울 VR·AR 컨퍼런스에 이 궁금증을 풀어줄 강연이 준비됐다. 세가 조이폴리스 임원 카즈히코 하야미와 책임 프로듀서 아키토시 오가와가 연사를 맡은 ‘장소 사업 측면에서 보는 일본 VR 시장의 현재와 세가 전략(Present of Japanese VR market in location business and our VR strategy)’은 2016년 이래 일본에 어떤 VR 체험공간 사업 모델이 정착했고, 어떤 문제가 드러났는지 지적한 강연이었다.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본 VR 체험공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본 VR 체험공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우선 카즈히코는 일본 VR 체험공간이 크게 세 가지 모델로 분화됐다고 설명했다. ‘테마파크’, ‘게임센터’, ‘인터넷 방’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이 중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은 ‘테마파크’ 방식이었으며, 나머지 둘은 확산 중이기는 하나 아직 수익성을 확신하기는 힘든 상태라고 상황을 요약했다.

첫 번째로 ‘VR 테마파크’는 다양한 VR 콘텐츠를 집약한 일종의 놀이동산이다. 요금제는 입장권 판매, 정액 이용권 판매, 시간 이용권 판매 등 매장마다 다르다. 공통 특징은 VR이라는 테마로 넓은 부지에 다양한 기기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테마파크’ 방문객은 개별적 콘텐츠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즐기는 통합된 체험이 가능하다. 놀이기구 하나를 타는 것과 놀이동산에 놀러 가는 것의 차이인 셈이다.

‘테마파크’는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와 넓은 상권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또한 다른 지역으로의 매장 확대에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다양한 VR 체험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는 특성상 다양한 고객이 방문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도 감수한다. 그렇기에 ‘테마파크’는 일단 궤도에 오르면 지속적인 관리 하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카즈히코의 설명이다. 실제로 세가와 반다이남코 등 일본 거대 게임업체들은 자체 ‘VR 테마파크’를 운영 중이다.

오락실에 임대되는 일본 VR 기기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오락실에 임대되는 일본 VR 기기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두 번째로 ‘게임센터’는 기존 아케이드 오락실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에서는 오퍼레이터가 VR 기기를 오락실에 임대하고, 기기 작동을 도울 직원들을 보내 운영을 돕는다. 일종의 임대 및 서비스 지원 사업인 셈이다. ‘게임센터’는 오락실 인프라를 활용하는 동시에 ‘테마파크’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하다. ‘테마파크’가 대규모 자본과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도도 할 수 없다는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이점이다.

하지만 ‘게임센터’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일본인 특유의 민족성이다. 카즈히코에 따르면 많은 일본인은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을 매우 꺼린다. 그런데 VR을 개방된 오락실에서 즐기는 것이 자신을 무방비하게 노출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한 VR 콘텐츠의 힘이 아직 기존 게임에 비해 약하다는 점도 문제다. 게다가 VR 기기 지원 직원 배치는 추가적인 인건비를 발생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다만, 최근에는 직원을 배치하지 않는 무인화 모델이 시도되고 있다.

세 번째 ‘인터넷 방’은 식당, 그리고 일본의 PC방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 방에 VR기기를 배치하는 것이다. 기기 임대 및 지원 직원 배치라는 점에서는 ‘게임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핵심적인 차이는 식당과 인터넷 방은 오락실에 비해 훨씬 개인적인 공간으로 인식된다는 데 있다. 카즈히코는 이처럼 밀폐되고 개인적인 분위기에서는 일본인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VR을 즐기므로, 오락실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인터넷 방에 대한 VR 보급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다.

카즈히코는 이러한 이유로 VR 체험공간 사업 중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은 ‘테마파크’라고 설명했다. 기기를 착용하고 벗어야 하고, 입장객들에게 사용법을 설명해야 하고, 플레이 시간이 긴 것 등 다양한 이유로 회전율은 높지 않다. 그러나 단가를 높이면 충분히 수익이 날 수 있으며, 고객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입장료를 감수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세가 조이폴리스 책임 프로듀서 아키토시 오가와 (사진출처: 게임메카)
▲ 세가 조이폴리스 책임 프로듀서 아키토시 오가와 (사진출처: 게임메카)

그러나 ‘테마파크’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을 뿐 ‘테마파크’도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 VR 콘텐츠의 대부분이 안고 있는 문제이므로, 사실상 VR 체험공간 사업 자체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아키토시에 따르면 VR 콘텐츠 자체의 한계도 VR 체험공간 사업에 제약이 된다. VR은 다양한 기기를 신체에 착용해야 한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위생에 대한 걱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기를 쓰고 벗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은 회전율을 저해하며,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VR 콘텐츠 특성상 공간 면적효율이 좋지 않은 문제도 있다. 게다가 VR 기기는 아직 개발 과정에 있어 안정성이 낮고, 고장이 심하다. 유지보수에 생각보다 큰 비용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VR기기의 낮은 회전율과 면적효율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VR기기의 낮은 회전율과 면적효율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반복적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고질적 문제도 지적됐다. 오늘날 많은 VR 콘텐츠는 기존에 해본 적 없는 것을 접하는 ‘신기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이 지속적으로 VR 체험공간을 찾아오게 할 유인책이 부족한 셈이다. 이에 아키토시는 PvP나 멀티플레이 등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VR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강조했다.

특히 그는 VR e스포츠를 ‘VR 테마파크’에 유치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유인책이 될 거라고 제안했다. 또한 자기 실력을 가늠하고 발전시킬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VR 테마파크’에서 인증하는 레이팅 제도, 지역단위 토너먼트, 커뮤니티 구축도 중요하게 언급했다.

실제로 세가 조이폴리스는 e스포츠를 염두에 둔 VR게임 ‘타워 태그’를 올해 안으로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에 출시할 계획이며, 국가 및 세계대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또한 일본 e스포츠 단체와 접촉하여 ‘VR 테마파크’에서 개최되는 VR e스포츠 활성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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