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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e스포츠를? 한화생명 ‘젊은’ 이미지 가져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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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생명e스포츠 정해승 단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작년부터 국내 e스포츠에는 악재가 겹쳤다. 작년 11월에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뇌물수수 의혹에 시달렸고, CJ E&M과 제일기획이 이탈하며 협회 부회장사도 SK와 KT 단 둘밖에 남지 않았다. 이처럼 좋지 않은 일이 이어지던 와중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한화생명이 e스포츠 팀을 창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LCK 2018 스프링 6위를 기록한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했다. 서머 시즌부터 락스 타이거즈는 ‘한화생명e스포츠’로 활동한다. 2018년에는 팀을 만들고, 2019년에는 전력을 보강해 2020년에는 롤드컵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BBQ나 진에어와 같은 후원 형태가 아니라 기업 팀 창단은 e스포츠에서 굉장히 오랜만이다. 한화생명 박찬혁 부단장은 “이번 주에 한국e스포츠협회 회원사 등록 신청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에 든든한 파트너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한 가지 궁금해진 점이 있다. 한화생명은 보험사다. 신한은행이 ‘스타리그’나 ‘프로리그’를 오랜 기간 후원한 적은 있지만 금융업체가 e스포츠 팀을 창단하는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보험사는 솔직히 말해 젊은 이미지는 아니다. 보험사 주 고객은 40대 이상 중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생명이 e스포츠를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보험회사는 보수적이다’라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서다. 한화생명e스포츠 김상호 사무국장은 “e스포츠 주요 관람객은 10대에서 35세다. 보험회사 숙제 중 하나가 젊은층을 어떻게 고객으로 끌어들이냐다. 그렇다면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전에 많은 접점을 바탕으로 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e스포츠는 다른 스포츠보다 돈이 덜 든다. 프로야구는 한 팀에 1년 평균 250억 원이 들지만, e스포츠는 15억 원에서 45억 원 수준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 회사 이름을 알리기는 좋다. 작년에 열린 ‘롤드컵 2017’ 결승전 총 시청자는 5,760만 명이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시청자 수가 2,300만 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통 스포츠보다 시청자가 더 많다. 기업 입장에서 스포츠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 e스포츠다.


▲ 작년에 열린 롤드컵 2017 결승전 현장 (사진제공: 라이엇 게임즈)

사실 글로벌 e스포츠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만 뜨는 종목은 아니다.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 같은 경쟁력 있는 종목도 있다. 이 중 ‘리그 오브 레전드’를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박찬혁 부단장은 “대기업 입장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신력이 필요했다. 공신력이라 하면 협회가 인증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피파 온라인 3’다. 그 이후 필요한 것이 글로벌 흥행성이다. 흥행이 담보되어야 마케팅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대표적인 인기 종목이고, 다른 종목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 한 순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종목으로 확장할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팀 이름을 특정 브랜드나 게임 이름을 넣지 않고 ‘한화생명e스포츠’라고 지은 이유도 종목 여러 개를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혁 부단장은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막 창단하여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종목도 성장 추이나 팬들 반응을 지켜보며 적극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전했다.


▲ 한화생명e스포츠 박찬혁 부단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케팅 가치가 없으면 팀이 버려지는 것 아닌가?

여기까지 들으면 e스포츠 팬들은 조금 불안해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마케팅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팀이 버려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e스포츠를 짧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몇 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후원이 아니라 기업 팀을 만드는 ‘창단’을 결정한 이유도 장기적으로 e스포츠와 함께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e스포츠 팀에 다양한 투자를 할 계획이다. 실제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SKT T1이나 kt 롤스터와 같은 대기업 팀 수준으로 운영비를 지원할 것이며, 소속 선수를 위한 연금보험 가입도 검토 중이다. 박찬형 부단장은 “한화 자체에 있는 건강검진센터는 물론 심리상담과 소양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올해 연말에는 ‘클럽하우스’ 개념의 숙소를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생각해볼 점은 한화는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와 프로 골프팀 ‘한화큐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e스포츠는 처음이지만 스포츠 팀 운영 노하우는 30년 넘게 쌓여 있다. 김상호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팀을 구성하는 것에 있어서도 단기적인 기량이나 유명세만 보고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가진 특성이나 수명 주기를 고려한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식이다. 또한 비 시즌 기간에는 선수들의 멘탈을 회복시키고, 사회성도 기를 수 있는 ‘라이프 스쿨’ 프로그램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 한화생명e스포츠 김상호 사무국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서 이야기한 ‘사회성’은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e스포츠 선수들은 어린 나이에 연습과 경기, 잠, 식사만 반복해 사회생활을 배우기 어렵다. 나중에 사회에 나갈 때 이 부분은 약점이 될 수 있다. e스포츠 팀을 처음 만드는 한화생명에서 이를 짚은 점은 조금 놀라웠다. 한화생명e스포츠 첫 사진에서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모두 정장을 입고 있다. 프로게임단이 단체로 정장을 맞춰 입고 사진을 찍은 것은 낯선 풍경이다. 당시 선수단이 입고 나온 옷은 한화생명에서 맞춰준 것인데 정장 양말이 없는 선수가 있어 편의점에서 급하게 사서 사진을 찍었다는 뒷이야기가 있다.


▲ 선수단 전원이 정장을 맞춰 입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한화생명e스포츠)

한화생명e스포츠 정해승 단장은 “이 친구들은 프로로서 대우와 존중을 받아야 한다”라며 “선수들이라면 프로로서의 의식과 성인으로서 갖출 소양이 있다. 정장은 ‘형태적인 의식’이다. 옷을 갖춰 입으며 본인을 가다듬는 것은 곧 사회성으로 연결된다. 경기 중에는 당연히 활동성이 좋은 유니폼을 입지만, 일상에서 의식을 치를 때 정장이 주는 의미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원은 자사 팀에 그치지 않는다. 한화생명은 대기업으로서 e스포츠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형태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보험사라는 특징을 살려 또래보다 많은 돈을 버는 프로게이머를 위한 자산관리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다. 스포츠 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게이머를 전문적으로 키워내는 아카데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만약 선수를 그만두더라도 코치로 가거나, 게임업계, 방송 등 다음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e스포츠의 만남이 어떠한 결과물을 낼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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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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