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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7개 스튜디오가 원하는 분야 골라 헤쳐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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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C 현장에서 열린 넥슨코리아 신임경영진 미디어 토크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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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작년에 1년 매출 2조를 넘었다. 작년에 넥슨 연매출은 2조 3,000억 원 수준이다. 사람이나 회사나 가진 것이 많으면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넥슨으로 이야기하면 작년에 처음으로 달성한 ‘연 매출 2조’를 너무나 지키고 싶을 것이다. 이 시점에 올해 넥슨코리아 대표가 된 이정헌 대표 입장에서는 ‘2조를 지켜야 한다’가 부담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정헌 대표의 부담감은 2조에 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4월 25일 진행된 넥슨코리아 신임 경영진 미디어토크를 통해 대표로 선임된 후 넥슨 창업주, 엔엑스씨 김정주 회장을 만났던 이야기를 꺼냈다. 2003년에 신입사원으로 넥슨에 입사한 후 20년이 넘은 시점에 김정주 회장을 홀로 만나게 된 이 대표는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 나름 정리해갔다. 하지만 2시간 넘게 이야기가 계속되며 준비한 말은 다 바닥나고 말았다.

이정헌 대표는 “가장 인상적인 질문은 ‘회사 매출이 2조인데 앞으로 무엇을 할거냐’는 것이었다. 이에 회사 IP도 중요하고, AI도 중요하고,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이에 김정주 사장님이 웃으면서 ‘회사가 만약에 변하려고 한다면, 지금 매출의 10분의 1, 100분의 1 정도 되면 변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하면 모든 고정관념과 압박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라는 뜻이었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 넥슨 이정헌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즉, 이정헌 대표가 지켜야 할 것은 ‘연매출 2조’가 아니다. 본질로 돌아가서 넥슨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게임회사로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정헌 대표 혼자가 하는 일이 아니다. 개발을 총괄하는 정상원 부사장이나 AI 연구조직 ‘인텔리전스 랩스’를 맡은 강대현 부사장과 같은 임원진만의 책임도 아니다. 넥슨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이 함께 할 일이다.

이정헌 대표 및 주요 경영진이 본래 ‘신규개발본부’ 아래에 있던 스튜디오를 각각 독립시킨 것은 장점은 살리고, 기존에 넥슨이 하지 않았던 분야를 개발 단계에서 빨리 찾아내기 위함이다. 현재 넥슨에는 7개 개발 스튜디오가 있다. 데브캣, 왓 스튜디오, 원 스튜디오와 같은 사내 스튜디오부터 넥슨지티, 넥슨레드, 불리언게임즈, 띵소프트를 가지고 있다.

정상원 부사장에 따르면 각 스튜디오는 RPG, PvP, 전략, 인디 등 여러 분야 중 원하는 것을 골랐다. 기존에 내부에서 만들던 게임도 스튜디오가 선택한 분야에 따라 분배됐다. 쉽게 말해, 하고 싶은 곳으로 헤쳐 모인 것이다. 그리고 스튜디오는 주어진 예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원하는 사람을 뽑을 수 있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해도 좋다. 게임을 완성 직전 단계까지 스튜디오 안에서 진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강조한 것은 다양성이다. 이는 넥슨 내부에서 만드는 게임도 마찬가지고, 다른 회사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개발사에 지분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잘 나가는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 생존율을 높이는 길이라는 생각이다.

정상원 부사장은 “생명이 암수가 있고, 서로 DNA를 섞는 이유는 하나에 집중하면 환경이 변했을 때 한 번에 훅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이 떠오르던 때에 온라인에 집중해서 흐름을 못 따라간 것은 아쉽지만, 유저 입맛도 변하고 시장 환경도 계속 바뀌는데 여러 개를 하고 있으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미디어 토크 현장에서 발언 중인 넥슨 정상원 부사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는 비단 게임 자체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정헌 대표는 지스타 2015년에 슬로건으로 앞세운 ‘돈슨의 역습’을 언급하며 “이 메시지는 사실 넥슨 내부를 향한 것이기도 했다”라며 “천 년, 만 년 확률형 아이템이나 이를 중심으로 한 BM으로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고민은 게임회사로써 당연히 해야 하고, 모든 게임사들이 고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투자와 의식은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사업적으로는 글로벌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정헌 대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넥슨이 앞으로 더 잘 되려면 글로벌로 나가서 경쟁해야 한다. 국내 경쟁은 의미 없고, 해외 개발사와 승부를 가려야 한다. 그렇다면 이 때 우리가 가진 무기는 무엇인가를 돌아봐야 한다. 사실 넥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20년 넘게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해온 업체다.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는 10년 이상 성장 중이다. 여기에 저희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은 온라인 하나지만 콘솔이든, 모바일이든, 새로운 플랫폼이 되었든 게임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게임 하나를 10년 넘게 서비스한 노하우를 ‘도구’로 만들기 위해 탄생한 것이 작년에 설립된 인텔리전스 랩스다. 이 곳의 가장 큰 과제는 ‘게임 서비스를 위한 AI를 만드는 것’이다. 게임을 즐기다가 유저가 흥미를 잃는 지점을 찾고, 계속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는 도구를 만드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AI는 결코 ‘돈 나올 구멍’을 찾는 도구가 아님을 강조했다. 강대현 부사장은 “저희 조직에는 BM 조직이 없고 90% 이상이 유저들이 게임을 재미있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돈 뽑는 문제로만 접근하면 게임 수명은 점점 짧아진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것이 모바일에서는 유저가 들어오면 처음부터 너무 많은 과금을 시키고, 이에 유저들이 실망하고 나가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게임 자체에 유저들이 흥미를 잃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넥슨 강대현 부사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넥슨이 콘솔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도 앞서 이야기한 다양성과 글로벌 진출에 연결되어 있다. 정상원 부사장은 “우선 넥슨이 콘솔에 들어갈 빠른 방법은 ‘배틀그라운드’ 같은 PvP 베이스 게임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은 스토리텔링이 있고, 엔딩이 있는 게임이다. 예전에 스티븐 잡스가 ‘죽음이 있어 삶이 의미 있다’라고 한 것처럼 게임에서의 엔딩도 특별한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당장은 PvP 게임을 몇 가지 만들고 있지만 꼭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를 살펴보려 한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정헌 대표의 개인적인 바람은 무엇일까? 그는 “개인적인 바람은 15년 전에 모든 아이들이 다오와 배찌를 보며 좋아하던 것처럼, 좋은 캐릭터, IP, 게임성으로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에도 먹힐만한 게임이 있다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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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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