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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캣이 만든 마블 TCG, 하스스톤·MTG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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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는 그 유구한 역사만큼 수많은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세계관들만 수천 개에 달할 만큼 무수히 많은 줄거리와 캐릭터가 존재하며, 각각의 세계관과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또  다른 이야기를 낳는 복잡한 구조다. 당장에 우리에게 영화로 익숙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또한 지구-199999에 속한 수 많은 마블 세계관 중 하나다. 

지난 7월 19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신작 모바일게임 ‘마블 배틀라인’도 마블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캐릭터는 영화나 만화책에서 보아왔던 익숙한 모습이지만, 그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블 배틀라인’은 특이하게도 ’TCG’라는 장르를 내세웠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블 IP에 거는 기대는 역동적인 액션과 다채롭고 개연성 있는 서사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블 배틀라인’이 정적이라는 인상이 강한 ’TCG’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데브캣 스튜디오의 이희영 디렉터와 이근우 아트 디렉터를 만나 직접 답변을 들어봤다.


▲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이희영 디렉터(좌)와 이근우 아트 디렉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보다 많은 캐릭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마블 배틀라인’이 TCG를 택한 이유는 보다 다양한 영웅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TCG는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킬 수 있고, 오롯이 캐릭터의 성격과 설정을 통해 새로운 세게관을 전달할 수 있다. ‘마블 배틀라인’은 바로 이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희영 디렉터는 “마블에 수십 개의 스토리가 있고 원작의 종류도 다양한 만큼 그 다양함을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작의 다양함을 추구하는 와중에도 이희영 디렉터가 제일 강조한 것은 바로 ‘원작과의 싱크로율’이다. 이번 작품은 마블 IP가 차용된 만큼 원작의 느낌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보다 엄격하게 스토리와 설정을 마련했다. 간단하게는 캐릭터의 이름 철자나 영문 표기법부터 깊게는 캐릭터 사이의 미묘한 관계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원작의 감각을 투영하고 검수했다. 이희영 디렉터는 “원작에서 보여지는 캐릭터 성격과 맞지 않는 말투나 행동이 나타나지 않도록 열심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희영 디렉터는
▲ 이희영 디렉터는 "다양함을 담아내기 위해 TCG를 택했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를 통해 ‘마블 배틀라인’이 얻은 것은 개연성이다. 이희영 디렉터는 “평소엔 다양한 아이디어와 콘셉트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그다음에 스토리를 짜 맞추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었다면, 이번엔 반대였다”며 “스토리를 거의 다 만든 다음 거기에 맞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스템을 끼워 넣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고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 그런 이야기를 넣기 위한 나름의 강수였다.

실제로 미국 유명 코믹스 작가 알렉스 어바인이 참여한 ‘마블 배틀라인’의 스토리모드는 지난 6월 소프트 런칭에 들어간 북미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심지어 어떤 유저는 스토리모드만 직접 촬영하고 번역해서 영상으로 올리기도 했다고. 이희영 디렉터는 “카드게임인 만큼 새로운 카드 덱이나 영화와 관련된 카드가 추가될 때마다 그 캐릭터의 난입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마블 IP로 제작된 다른 게임에도 선례가 있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마블 배틀라인’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도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블 배틀라인' 카드 일러스트 (사진제공: 넥슨)
▲ '마블 배틀라인' 카드 일러스트 (사진제공: 넥슨)

북미 코믹북과 국산 게임이 조화된 화풍

캐릭터를 직접 그려야 하는 아트팀도 평소보다 훨씬 더 세심한 작업을 필요로 했다. 원작을 비롯한 여러 마블 작품의 특징이 담겨있으면서도 ‘마블 배틀라인’만의 개성이 담겨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게임 특유의 느낌을 북미 코믹북스럽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근우 아트 디렉터는 “제작진이 그동안 게임계에 종사하던 사람들이다보니 코믹스 특유의 느낌을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마블에서 보내주는 수많은 자료를 참고해 우리의 화풍과 융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완성된 그림을 검수받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북미지역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총기나 폭발물 등도 평소처럼 과장되게 표현할 수 없었다. 총구가 유저를 향하지 않도록 그려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따로 존재했을 정도. 재밌는 건 근육질 캐릭터를 그릴 때도 굵은 혈관이나 힘줄이 스테로이드 복용을 연상케 한다며 자제하라는 지침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엄격한 검열 속에서 200여 종에 달하는 카드가 완성됐다.

이근영 아트 디렉터는
▲ 이근영 아트 디렉터는 "코믹스 특유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양한 시스템으로 진입장벽을 낮춘 TCG

물론, 스토리와 그림 외에도 독특한 게임성을 확보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TCG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다른 작품과는 차별되는 새로운 시스템을 추구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라인 공격’이다. ‘라인공격’은 ‘오목’이나 ‘빙고’를 연상케 하는 특수한 시스템으로 가로, 세로, 대각선 3칸을 자신의 카드로 채우면 적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독특한 공격방식이다. 복잡한 연쇄효과나 카드배틀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오목을 둔다는 느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기본적인 카드배틀 체계도 갖추고 있다. 캐릭터 카드는 각자 공격력과 체력이 있어 서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며, 소환 비용이 많이 필요한 카드일수록 높은 공격력과 체력을 지니고 있는 식이다. 또한, 캐릭터 특성에 어울리는 부가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불리한 진형을 한 번에 뒤집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를테면 필드 상에 적 캐릭터 숫자가 너무 많은 경우 ‘아이언맨’을 소환하면 순식간에 세 명의 적 캐릭터에게 큰 데미지를 줄 수 있으며, ‘로켓 라쿤’은 중력자탄을 발사해 적의 배치를 흐트러놓고 소정의 데미지를 주어 활로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한 식이다. 

넥슨은 '마블 배틀라인' 홍보를 위해 코믹콘 서울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넥슨은 '마블 배틀라인' 홍보를 위해 코믹콘 서울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많은 팬들이 '마블 배틀라인'을 즐기기 위해 부스를 찾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많은 게이머들이 '마블 배틀라인'을 즐기기 위해 부스를 찾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략적인 요소에 금방 피로감을 느끼는 유저를 위해 카드를 성장시켜 남다른 전투력을 지니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꼼수나 과금 요소로 인해 카드 성장이란 요소가 게임 전체의 밸런스를 헤치는 여타 TCG와는 달리 본작에서 카드 성장은 어떤 꼼수나 게임의 승패보다도 유저의 꾸준한 플레이가 제일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머리싸움에 약하다면 성장을 통해서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희영 디렉터는 “추후 국내 음성 더빙과 가로 모드도 지원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TCG 허들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우 아트 디렉터는 “마블 IP인 만큼 여러 사람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작품으로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 '마블 배틀라인'은 역대급 마블 IP 게임으로 남을 수 있을까? (사진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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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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