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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창세기전 모바일, 양산형이란 말에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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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창세기전' 시리즈는 판타지와 무협, SF 요소를 적절히 결합하고 완성도 높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통해 공전절후의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혹자는 한국 게임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만큼 '창세기전' 시리즈가 한국 게임계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물론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지나치게 방대해진 세계관과 최근에 발매된 후속작들의 실패 때문에 빛이 바래긴 했지만, 여전히 '창세기전'은 한국 게이머들에겐 추억이 서린 IP로 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25일 정식 출시를 확정한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은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원작의 IP를 본격적으로 차용한 모바일게임인 데다가 '임진록'이나 '거상'과 같은 역사 위주 시뮬레이션 게임을 줄곧 제작해 온 엔드림 김태곤 상무가 제작에 전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창세기전' IP를 채용했을 뿐 흔히 볼 수 있는 양산형 모바일게임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은 16일,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진행된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원작의 개성과 영광, 신작으로써의 참신함까지 모두 손에 잡고 싶었다는 김태곤 상무와 개발진을 만나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봤다.

왼쪽부터
▲ 왼쪽부터 엔드림 김현태 아트디렉터, 박상태 프로듀서, 김태곤 상무,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사업본부장 김주익 사업 팀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창세기전 IP는 기본적으로 내수용 IP라는 인식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소프트 런칭을 진행했다. 어떤 의도로 진행한 것인지 알고 싶다.

김태곤: '창세기전'이 글로벌 유저에게도 익숙한 IP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글로벌 유저까지 끌어들이고 싶어 그런 선택을 했다. IP에 대한 이해도는 낮지만 거기에 기대서 안주하기 보단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유저의 피드백이 필요했고, 더불어 전세계 유저에게 어필하겠다는 의도가 더해져 글로벌 소프트 런칭을 먼저 기획했다.

본작의 시장 성공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는가?

김태곤: 시장에 이미 경쟁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는 그런 장르에 있어선 3년이란 제작 기간이 트렌드에 뒤쳐질 수 있는 시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PG에 시뮬레이션을 섞어내 새로운 차별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부분에서 3년이란 시간과 트렌드에 맞느냐 뒤쳐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본래 RPG에 강한 게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이나 매니징 같은 전략적 요소를 섞으면서 살리고 싶었던 재미는 무엇인가?

김태곤: 전략게임과 RPG 두 장르가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는 통한다는 것이 우리 개발팀의 철학이다.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 RPG에서 전략게임 요소를 데려오고 전략게임이 RPG 요소를 가지고 오면서 모양새가 비슷해지고 있기도 하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면서 세력을 불려나가는 멀티플레이의 가능성, RPG에선 전투와 육성에서 전달되는 깊이감을 전달하고 싶어 두 장르를 섞었다.

김태곤 상무가 게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 김태곤 상무가 게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원작과 본작이 가지는 괴리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김태곤: 이번 이야기는 1편 마지막과 2편의 중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로 끝내지 않고 시리즈 전반에 걸쳐 남아있는 방대한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그런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디자인의 격변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현태: 개발진 내부에서도 문제가 됐던 이야기다. 처음에는 인게임 내에서 퀄리티 있게 보여지는 것에 방향성을 잡았었고 소프트런칭 기간중에는 해외 유저들의 피드백을 주로 받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 해당 부분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의 모습이 완성된 모습이라기 보단 국내유저들 피드백 반영해서, 가능한 빠른 시기에 국내 유저들도 만족할 만한 원작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구성할 예정이다.

김태곤: 실제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GS 디자인은 총 7번 바뀌었다. 개발진끼리 간신히 협의를 맞췄더니, 사업팀과 다시 협의를 해야 하고,그러고 나니 유저들과 다시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나름 잘 해석했다고 판단했던 듀란은 미중년으로 그렸다가 유저들한테 혼쭐이 났다. 지금은 원작에 충실하게 바꾸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유저들과 소통하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생각이다.

본래는 여왕이었으나 도적과 같은 디자인으로 유저들의 질타를 받은 이올린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 본래는 여왕이었으나 도적과 같은 디자인으로 유저들의 질타를 받은 이올린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방대한 콘텐츠를 지닌 게임임에는 분명하지만 어디서 본 것 같은 시스템이나 디자인도 적지 않아 많은 유저들이 흔한 양산형 게임이 아니냐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만의 특별한 요소나 시스템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태곤: 양산형이라는 말에는 동의하기는 어렵다. 완벽하게 이전에 없었던 것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 지금껏 모아온 노하우와 시스템을 융합해 또다른 새로운 걸 만드는게 우리 목표다. 그런 의미에서 유저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드는 기능을 커스텀 스토리 제작 툴로 구현한 건 자랑할 만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일전에 그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게임 개발에 사용하는 툴을 게임 내에 직접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불어 길드의 성과나 순위를 주식처럼 표현하는 주식 시스템 또한 기존 게임에선 보기 힘든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새롭지 않게 익숙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플레이를 반복할 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주식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김태곤: 쉽게 말해 길드가 주식회사고 길드장이 대주주이자 회사 대표다. 길드원에게 주식을 나눠주거나 길드원이 사냥을 하고 콘텐츠를 진행하며 얻은 이익을 회사 이익으로 환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길드가 성장해서 가치가 높아지면 상장 등록이 가능하고, 상장이 되면 투자를 받고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감각이 있는 분들은 좋은 길드에 미리 탑승해서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도 있으며 주주총회를 통해서 길드장을 해임하는 시스템도 있다.

전략게임은 시간싸움 경향이 강하다. 자칫 페이 투 윈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창세기전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김태곤: 정통 전쟁 시뮬레이션게임에선 그런 문제가 분명히 있다. 우리도 그 부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력한 군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긴다는 건 당연하다. 절대적으로 강한 캐릭터가 있다기 보다는 상황에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과금요소가 없어도 전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성 있게 만들어 봤다. 병사를 마구잡이로 양산할 수 있는 요소는 발본색원해서 과감하게 드러냈다.

김태곤 상무는
▲ 김태곤 상무는 "본작만의 특징이 분명하기 때문에 양상형이라는 이야기에는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커스텀 스토리 제작 모드의 경우 양질의 콘텐츠가 쌓이면 좋지만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고 있는가? 또한 해당 모드에 참여한 유저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가?

김태곤: 창세기 전이 아닌 다른 IP였다면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나오면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점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런 것들이 정리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보상에 대해선 조심스러웠다. 순수한 창작욕구를 어설프게 보상함으로써 안좋은 이미지를 씌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때문에 경제적인 혜택보다는 점수화 해서 명성과 같이 유저들이 알 수 있는 명예적 보상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시나리오 커스텀에 제작과 공유에 제한은 없는지?

김태곤: 제작에 대한 제한은 거의 없지만 유저가 엄연한 작가로서 인정받기 전까지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에는 제한을 두고 있다. 직접 제작한 커스텀 스토리가 평점을 통해 유저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더 많은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본작에 새롭게 추가된 커스텀 스토리 제작 모드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 본작에 새롭게 추가된 커스텀 스토리 제작 모드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출시에서 한국 외 기대하는 국가는 어디인가?

김태곤: 일본은 스토리에 민감하고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익숙해서 기대가 된다. 미국은 전략적인 요소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알고 있으며 실제로도 일전에 제작한 게임을 통해 그 부분을 확인한 바 있다. 본작이 깊이감 있는 전략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나 아시아 시장에선 깊이있는 RPG로서 접근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언어는 현재 10개 국어 가까이 준비 중이며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IP 재현과 게임성 중에 어디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가?

김태곤: 우리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과거 추억에 기대기보단 그게 지금이 되고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고 생각했다. IP 특징을 지나치게 살리면 과거 제품을 또 찍어내는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접목 시켜 우리 나름대로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아이피를 활용하는 제품으로써 의미를 가지면 좋다고 생각했다. 둘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기대해도 좋아'란 광고 카피는 전작인 '창세기전 4'를 겨냥하고 한 말인지?

김태곤: 민감한 질문이지만 그럴 생각은 없었다.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는 느낌으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 정한 카피로 알고 있다.

한국서버를 오픈하면서 서버이전에 대한 이슈가 적잖은 논란이 되고 있다. 서버 관리는 어떻게 시작할 생각인지?

김주익: 소프트 런칭을 통해서 이미 성장한 유저가 있어서 PvP 기능이 강화된 게임인 만큼 신규 유저를 위해 출시에 맞춰서 서버를 개편할 생각이다. 일단 신규 유저는 무조건 신규 서버에 배치될 에정이다. 또한 15레벨 이하 유저만 서버를 이전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고레벨 유저가 신규 유저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 신규 서버는 7일 동안 신규서버로 이전할 수 없다. 길드전 매칭도 신규 서버 위주로 구성해 불평등을 해소할 생각이다.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개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개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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