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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서울 중부의 랜드마크, 이수게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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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지금 와서는 조금 식상한 감이 있긴 하지만, 모두들 한 살 더 먹은 것 축하드립니다. 올 한해도 즐거운 게임 라이프 영위하시길 이 연사(?) 한 몸 바쳐 여러분께 외칩니다! 아울러 저는 올해부터 나이의 앞 자리 숫자가 바뀌게 되었습니다(애도).


2013년의 첫 아케이드 게임센터 성지순례 장소는 그동안 ‘왜 성지순례를 하면서 이 곳을 빼 놓고 있었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리듬게이머건, 슈팅게이머건, 격투게이머건 가리지 않고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바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이수 테마파크 게임랜드’ 입니다. 흔히들 ‘이수테마파크’, 혹은 ‘이수게임장’ 으로 줄여 말하곤 하는 곳이죠. 


▲ 서울을 대표하는 게임센터의 랜드마크이자 아이콘, 이수테마파크 


‘이수테마파크’ 는 압구정 조이플라자 게임센터가 없어진 지금, 명실공히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격 게임센터로서, 서울에 방문한 지방 소재의 아케이드 게이머들이 반드시 한 번은 거쳐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이나 수도권 유저들의 동호회 및 소규모 모임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기도 하죠. 비공식 모임 외에도 각종 게임대회 및 이벤트, 그리고 신작 게임의 로케이션 테스트를 활발하게 벌였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특히 아케이드 리듬액션게임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의 첫 인컴테스트가 이루어지던 당시엔 게임센터 입구에 도저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의 인파가 몰려 어마어마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센터가 지금의 이런 높은 인지도를 가지게 된 것에는 다양한 게임 라인업은 물론, 서울 중심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지하철 4-7호선 총신대입구(이수)역에서 가깝다는 매우 훌륭한 접근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많은 대형 아케이드 게임센터들이 지하철 역과 거리가 멀거나 찾아가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데, ‘이수테마파크’ 는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2~3분 위치에 있기 때문에 확실히 찾아가기가 쉽죠. 또한, 이수역 근처에서 유동인구가 제일 높은 번화가 한가운데에 위치한 것도 게임센터를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번화가 중심에 위치했는데도 장사가 안 되는 게임센터는 찾기 힘들지요.


 

▲ 총신대입구역 13번 출구에서 이렇게, 어때요, 참 쉽죠? 


이수테마파크를 찾아가는 길은 그 동안 성지순례에서 방문한 그 어떤 게임센터보다도 쉽습니다. 일곱 살 먹은 어린아이도 쉽게 갈 수 있을 정도로 지하철역에서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사전 정보만 간단히 파악한다면 길을 헤맬 일은 거의 없어요.


위쪽 지도와 같이 빨간색 화살표를 따라 큰 길을 따라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지하철역과 연결된 태평백화점을 통해 백화점 후문으로 나오면 더 쉽고 빠른 방법으로 게임센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게임센터를 자주 찾는 고수들이 사용하는 일종의 노하우라고나 할까요?


▲ 펀치로 여자친구 앞에서 당신의 힘을 과시해보세요, 아니면? 망신이지 뭐~ 


게임센터 입구에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잡는 크레인게임, 그리고 펀치머신이 놓여져 있습니다. 특히 펀치머신과 함께 있는 축구공 게임은 이수테마파크에 방문한 게이머들은 물론이거니와, 젊은 커플, 혹은 혈기 넘치는 남성들의 힘자랑(?)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지요. 여러 명의 남성 무리들이 가방과 웃옷을 던져놓고 축구공을 향해 힘찬 발차기를 하는 훈훈한(?)광경은 낮보다는 취객들이 많이 다니는 밤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뻥 뚫린 넓은 게임장, 이 곳이 주말만 되면 인파로 바글바글하다고? 


위 사진은 게임센터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내부 전경입니다. 가운데 뻥 뚫려있는 큰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게임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주로 우측에 대부분의 게임들이 집중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센터에 사람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로 익히 잘 알려진 토요일 저녁 6시 이후에는 저 입구가 사람들로 가득 차서 지나다니는 것조차 거북하게 느껴질 정도로 복작거리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특정 동호회 모임 등이 있으면 이 혼잡도는 더욱 올라가고요. 그만큼 게임센터의 분위기는 왁자지껄하고 활발합니다.


 

▲ 언제나 사랑받는 영원한 국민게임, 철권


게임센터를 들어오자마자 유저들을 맞는 것은 오른편에 위치한 국민 격투게임 ‘철권’ 입니다. ‘이수게임센터’ 에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2조, ‘철권 6’ 2조까지 총 4조의 기기가 설치되어 있고,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 저 뒤쪽에는 ‘철권 5’ 와 ‘철권 태그 토너먼트 1’ 등도 마련되어 있으니 다 합치면 좀 더 많겠군요. ‘철권’ 을 메인으로 내세운 타 게임센터에 비하면 크게 돋보이지 않는 라인업이긴 하지만, ‘이수게임센터’ 는 워낙 다양한 게임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에 섭섭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 초기에 비해 인기가 많이 시들해진 ‘유비트 코피어스’ 


‘철권’ 시리즈와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는 게임은 바로 코나미의 리듬게임 ‘유비트 소서’ 입니다. 마치 단체 미팅이라도 하듯 사이좋게 네 대의 기기가 ‘철권’ 진영 건너편에 서 있는데요, 이 곳의 ‘유비트’ 는 사진의 기기 좌측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따로 이어폰 또는 헤드폰을 끼울 수 있는 단자가 설치돼 자신의 이어폰을 끼고 게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이어폰을 통해 게임 사운드가 빵빵하게 들려오기 때문에 시끄러운 게임센터의 소음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한 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요. 리듬게임은 특성 상 ‘음악 소리’ 가 생명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수테마파크의 ‘유비트’ 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비록 이번 방문 때는 타이밍이 미묘하게 어긋나 한산해 보였지만요.


▲ ‘타임 크라이시스 4’ 와 ‘EZ2DJ’, 이 둘의 어색한 공존 


‘유비트’ 와 ‘철권’ 이 늘어선 곳의 안쪽엔 무더운 여름철 게임센터를 구원해줄 에어컨과 함께 국내에서 제일 유명한 슈팅게임 중 하나인 ‘타임 크라이시스 4’, 그리고 ‘EZ2DJ’ 신작인 AE가 한 대 있습니다. 참고로 카운터 옆을 보면 같은 버전의 ‘EZ2DJ’ 가 한 대 더 가동 중입니다. 보통 같은 종류의 게임은 같은 장소에 설치되기 마련인데, 달리 이렇게 떼어놓은 것을 보니 한정된 공간에서의 고육지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때리고 발로 걷어차고 점프하고, 수많은 조이스틱이 움직이는 격투게임존 


‘철권’ 시리즈가 붙어있는 벽을 지나 한 칸 더 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천장에 ‘격투게임존’ 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이 곳은 말 그대로 격투게임만 모아놓은 곳입니다. ‘격투게임존’ 이라고 하니 다른 게임존도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런 구역 구분 간판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과거 ‘이수테마파크’ 는 이렇게 격투게임존, 슈팅게임존, 리듬게임 존 등 각 게임의 장르를 구분하여 장르별로 게임을 몰아넣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슈팅게임 존이 대폭 축소되고, 리듬게임이 게임센터 입구와 안쪽 두 군데로 분산되면서 장르별 구역 구분의 의미가 많이 퇴색됐죠. 그러나 잘 보면 어느 정도는 구분이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우리는 큰 화면으로 즐긴다~! 


‘멜티 블러드’ 와 ‘스트리트 파이터 4’ 가 설치된 격투게임 존, 그리고 옆에는 ‘리플렉 비트’ 의 세 번째 버전 ‘콜렉트’ 와 ‘사운드 볼텍스’ 가 각각 두 대씩 서로 등을 돌려 마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 그런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4’ 의 게임 화면이 어딘가 좀 이상해 보입니다?


 

▲ 첩자다! ’스트리트 파이터’ 안에 첩자가 있어?! 


자세히 보니 ‘스트리트 파이터 4’ 기기 안에 들어있는 게임은 ‘블레이 블루’ 였습니다. 기존 ‘스트리트 파이터 4’ 간판 위에 ‘블레이 블루’ 간판을 새로 덧씌워 놓았더군요.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기존 기기를 껍데기만 남기고 변경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스트리트 파이터 4’ 의 인기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얼핏 봐서는 게임화면에서의 어색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동전이 모자라 게임을 못 할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게임센터의 규모가 큰 만큼, 동전교환기도 여섯 대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동전교환기가 설치된 것은 수도권 지역 게임센터 중에서 최대급 규모라 봐도 될 정도인데요, 격투게임 존을 빠져나오면 바로 앞에 보이는 카운터 옆에 있는 동전교환기에서는 1천원권은 물론, 5천원과 1만원 고액지폐를 100원과 500원 동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심지어 주머니 속 100원짜리 동전 5개를 500원짜리 동전으로 바꾸는 기기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500원 동전을 주로 사용하는 리듬게임과 체감형게임 유저들을 위해 만들어진 교환기죠.


가장 오른쪽 동전교환기 뒤로 돌아가면 정수기와 함께 화장실로 들어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변기 외에는 남녀 공동이기 때문에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남성용 소변기가 바깥쪽에 나와 있기 때문에 볼일 보는 도중 여자분이 들어온다고 해서 놀라지는 마세요. 급히 지퍼를 올리다가 불상사라도 일어나면… 




▲ ‘이수테마파크’ 의 신참 게임! 최고의 인기를 달리는 ‘펌프 잇 업 피에스타 2’ 


‘이수테마파크’ 에는 크게 두 개의 출입문이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문은 후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후문 쪽은 번화가의 다소 구석진 외곽으로 빠지는 쪽이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데, 간혹 정문 쪽에 인파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땐 후문으로 들어오는 것이 더 편리합니다.


그 앞에는 최근 설치된 신작 ‘펌프 잇 업 FIESTA 2’ 가 한 대 놓여있습니다. 기종은 FX네요. 현재 ‘이수테마파크’ 를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상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사실 ‘펌프’ 라고 하면 새삼 놀랄 만한 신작이 아닌데요, 엄청난 유저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밟기 좋은 신품 기기’ 라는 점, 그리고 유난히 매니아들이 많이 모이는 게임센터의 특성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약간 줄었지만, 게임이 처음 들어왔을 땐 기기 앞에 9~10개의 코인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펌프의 성지라 불리는 신촌 ‘엔터게임랜드’ 와 견주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 기본매너 준수는 쾌적한 게임센터를 만들기 위한 예절입니다 


‘펌프 잇 업’ 의 경우 게임 특성상 다른 게임에 비해 유독 움직임이 많은 게임이니만큼, 게임기의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안 좋은 사고가 유달리 많이 터졌습니다. 협소한 공간에서의 퍼포먼스 플레이 때문에 타 유저들에게 불쾌감 혹은 방해를 주는 행위, 신발을 벗고 플레이하여 발냄새 같은 불쾌감을 주는 행위 등으로 유발된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현재 이수의 ‘펌프 잇 업’ 기기엔 이러한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규칙이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법은 아니지만,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매너를 지켜주는 것이 암묵적인 예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예절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특정 인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건을 크게 키워나가는 행위 역시 결코 자랑스런 행동은 아닐 것입니다. 




▲ 이니셜D가 요기 숨어있었네~? 


‘펌프 잇 업’ 의 왼쪽, 즉 식수대와 화장실이 있는 쪽엔 레이싱 게임 ‘이니셜 D’ 버전 6과 함께 ‘숨은그림찾기’ 가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곳의 이니셜D는 다른 위치에 있다가 최근에야 이 쪽으로 옮겨온 기기인데요, 처음 들어왔을 때는 1플레이 1,000원이라는 요금 때문에 플레이어가 비교적 적었지만 최근 500원으로 가격을 인하하며 유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래도 과거 전성기였던 버전3 시절만큼은 아니지만요. 참, 이쪽은 벽과 기둥 때문에 유난히 다른 공간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고 독립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 우…우리도 현역 게임이야, 무시하지 말라고! 


‘펌프 잇 업’ 의 오른편에는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격투게임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수테마파크’ 의 스틱형 게임 중에선 유달리 격투게임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이 쪽은 ‘철권 5’ 등 유행이 약간 지난 격투게임들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긴 하지만요.


 

▲ 질주감 200%! 최상의 이펙트 디바이스를 체험하라! 


오래 된 격투게임들의 건너편에는 ‘사운드 볼텍스’ 기기가 두 대 서 있습니다. 그 뒤쪽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두 대와 더불어 게임센터의 내부 구역을 구분짓는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이수테마파크’ 는 ‘사운드 볼텍스’ 정발 초창기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두 대의 기종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는 게임센터’ 로도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일전 성지순례에서 소개한 전국 최대 규모의 부산 ‘삼보게임랜드’ 조차 ‘사운드 볼텍스’ 는 단 한 대밖에 들이지 않았을 정도였던 시절이죠. ‘사운드 볼텍스’ 옆에는 ‘리플렉 비트’ 의 세 번째 버전인, ‘리플렉 비트 콜레트’ 가 있습니다. 




▲ 과격한 플레이는 기계고장은 물론 플레이어도 망칠 수 있습니다 


‘사운드 볼텍스’ 에 붙어있는 주의 문구입니다. 사실 그림이 웃겨서 찍어 봤는데요, 위의 ‘펌프 잇 업’ 의 주의 문구처럼, ‘이수테마파크’ 는 매니아 유저들이 유달리 많이 몰리기 때문에 이런 문구들이 다른 게임센터에 비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오래방, 하지만 이 곳에서는 그냥 게임기 중 하나일뿐… 


게임센터 가장 안쪽에는 어느 게임센터에나 빠지지 않고 존재하는 오래방(오락실 노래방)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수테마파크’ 의 메인은 오래방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크게 쇠락한 슈팅게임존 가장 구석자리에 다섯 대의 부스가 놓여 있을 뿐이네요. 게임을 목적으로 오는 매니아 유저들보다는 그냥 가볍게 게임센터를 찾는 일반 유저들이 더 많이 이용하며, 이는 비단 이수테마파크 뿐이 아닌 다른 게임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 아,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이여~ 이제는 명맥만 남은 슈팅게임존 


오래방과 마주보고 있는 이 곳은 슈팅 장르의 게임들이 몰려있는 슈팅게임 존입니다. 과거 슈팅게임의 성지로 케이블 게임방송에서 촬영까지 해 가고, 수많은 전국의 슈팅게임 유저들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곳도 슈팅게임의 인기가 하락함과 동시에 대거 정리해고의 폭풍이 불었고, 결국 이렇게 명맥만 갖추고 있는 수준으로 몰락했습니다.


과거 ‘슈팅게임을 정리한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적지 않은 슈팅게임 매니아들이 큰 아쉬움을 드러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언젠가는 이 곳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옛날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길 기원해 봅니다.


 

▲ 이 곳이 진짜 알짜배기? 또 다른 숨겨진 리듬게임 존 


자, 이 곳은 ‘이수테마파크’ 의 심장부라고도 불리우는 곳. 정문 근처의 ‘유비트’ 와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등이 맛보기였다면, 이 곳은 리듬게임 존의 메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매니아들의 ‘성지’ 가 되게 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세운 게임들이 놓여진 곳이죠. 아까 소개한 입구 쪽의 ‘펌프 잇 업’ 을 시작으로, 국내에 정발되지 않은 레어 게임 중 하나인 ‘비트매니아 2DX’ 와 ‘팝픈뮤직’, 그리고 지금은 E-amusement 서비스가 끝난 ‘드럼매니아 V8’ 이 가동 중입니다.




▲ 우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대, 비트매니아2DX 


건반형 리듬게임의 명가 ‘비트매니아 2DX’ 의 경우,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두 대의 기기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곳에도 ‘비트매니아 2DX’ 가 한 대밖에 없었지만, 작년 압구정 ‘조이플라자’ 가 폐업하면서 한 대가 더 건너왔죠. 버전은 국내에서의 최신작 ‘Lincle’ 입니다. 최근에 한 번의 해금작업을 거쳐 예전에 비해 즐길 수 있는 곡 수가 수십 곡이나 늘어났는데요, 이로 인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늘어났습니다. 국내 입하 후 1년 정도가 지나 인기가 많이 떨어진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재도약을 하는 것 같아 훈훈하군요. 현재 일본에서는 이 작품의 후속작인 ‘TRICORO’ 가 현역 가동 중인데, 차후 한국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대기코인의 순서를 준수하는 것은 모든 게이머들의 기본 매너입니다 


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사람이 많이 몰리다 보니 여러 가지 마찰이 일어납니다. 그 중 가장 흔한 사례가 바로 게임 대기 순서 문제입니다. 실제로 ‘이수테마파크’ 에서는 이 문제로 인한 유저들끼리의 크고 작은 다툼이 매우 자주 벌어졌고, 지금도 가끔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벼운 말싸움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비방전, 그리고 심하게는 주먹다짐까지 벌어질 정도였죠. 이 때문에 ‘비트매니아 2DX’ 를 비롯한 대부분의 체감형 게임들은 순서를 정하는 데 있어 특정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수테마파크’ 의 룰을 간단히 정리하면 ‘자신의 순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기 코인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뒷 사람이 플레이해도 된다’ 입니다. 실제로 게임 기기에 7~8개의 대기 코인이 걸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인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기기가 비어 있게 되고, 서로 눈치를 보느라 아무도 기기 위에 올라가지 않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자주 일어났거든요.


 

 

 

▲ 포스터가 갖고싶다고 해서 떼어가시면 안됩니다 


게임센터 이곳 저곳에 붙어있는 다양한 종류의 게임 포스터들은, 자칫 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훌륭한 인테리어 도구이자 매니아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드는 훌륭한 게임 아이템입니다. 특히 특정 게임의 게임 포스터는 매니아들 사이에서 고가에 거래가 될 정도로 금전적, 물질적 가치가 높은데요, 그렇다고 게임센터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무단으로 떼어가는 행동은 범죄입니다. 




▲ 이수테마파크, 어떠셨나요? 


지금까지 여러분은 사진과 함께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서울권에서 제일 유명한 게임센터 중 하나인 ‘이수테마파크’ 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게임센터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와, 정말 이 곳은 성지라 할 만큼 대단하구나!’라는 감상을 받으신 분도 있을 것이고, ‘성지라더니 별 것 없잖아?’ 라는 의문을 던지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센터 규모가 넓은 편이라곤 해도 타 게임센터 대비 특출나게 넓은 편도 아니고, ‘비트매니아 2DX’ 같은 몇몇 희귀한 게임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게임들이 타 게임센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임 위주로 구성되었기 떄문에 ‘이 게임을 하려면 이 곳 뿐이야!’ 라는 메리트도 적습니다. 과거 슈팅게임 장르의 구역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고 BEMANI계열의 음악게임 수입이 원활하지 않던 때에는 이 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희미해졌지요.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테마파크’ 가 ‘성지’ 로 칭송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오랜 시간 한 자리를 꿋꿋하게 지킨 게임센터, 그리고 그곳을 찾아오는 수많은 매니아 유저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니아 유저들끼리의 교류를 통한 입소문이 몇 년씩 이어져 오면서 쌓아올린 이미지가 지금의 ‘이수테마파크’ 라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죠.


물론 이러한 매니아들의 유입이 100%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말 등 혼잡 시간대에는 대기코인 순서 문제로 인한 유저 간 충돌, 게임센터 내의 쾌적한 게임 플레이에 방해가 되는 인파 몰림현상으로 인한 불편 등 다양한 부작용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부작용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만, 유저들의 올바른 인식을 통해 최소화시킬 순 있습니다. 게임센터를 ‘성지’ 로 만드느냐, 아니면 ‘생각하기도 싫은 형편없는 곳’ 으로 기억하게 하느냐는 그 곳을 찾는 유저들이 만드는 것이니까요. 좋은 유저들과 함께 한다면, ‘이수테마파크’ 는 오늘도 내일도 ‘성지’ 로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 최고의 게임센터를 목표로~! 


 

이수테마파크 주변 맛집 


어김없이 찾아오는 게임센터 근처 맛집탐방 시간은 2013년에도 쭉 이어집니다. 이번 편에서 여러분들께 선보일 맛집은 총 세 군데입니다. 사실 이수역 근처에는 포장마차촌이 형성되어 있기도 하고, 워낙에 먹자골목이 크게 들어선 곳이라 '굳이 이런 설명 없어도 돼'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사실 선택의 폭이 넓을 수록 지뢰를 밟을 확률도 덩달아 높아지잖아요? 저를 따라 안전지대로 가시죠.

 


패스트푸드 가격에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즐겨볼까? 이수 버거홀릭


 

▲ 수제버거를 패스트푸드 가격으로, 버거홀릭 

 

첫 번째 맛집은 패스트푸드 가격에 프리미엄급 수제버거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수제버거 전문점 ‘버거홀릭’ 입니다. 흔히들 수제버거 하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브랜드 ‘크라제버거’를 생각하기 쉬운데요, 버거 한 개의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고 감자튀김과 음료까지 곁들여 먹으면 2만원에 가까운 돈이 들죠. 아마 ‘이런 비싼 버거를 먹느니 그 돈 아껴서 게임 20판 더 하겠다’ 라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이 곳 ‘버거홀릭’ 은 그런 게이머들에게 안성맞춤인, 패스트푸드 가격에 수제버거를 즐길 수 있는 명소입니다.


 

 

 

▲ 버거와 감자튀김의 수준이 패스트푸드와는 다섯 계단 정도 다릅니다! 


‘버거홀릭’ 은 런치 할인이 아닌 저녁 가격 기준으로, 패스트푸드 햄버거세트의 평균 가격대인 5~7천원대의 가격으로 사진과 같이 속이 꽉 찬 버거와 함께 갓 튀겨낸 맛있는 감자(고구마)튀김, 그리고 음료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흔한 패스트푸드점보다 훨씬 낫죠.


위치 : 이수테마파크 왼편의 던킨도너츠 사거리에서 좌회전 후 도보로 약 1분, 우측에 위치
대표메뉴 : 오리지널버거 3700원, 멘치버거 3500원, 치즈베이컨버거 4300원 (감자튀김+음료세트 2200원 추가)

 


속이 꽉 찬 왕만두, 줄 서서 먹는 남성시장의 명물 가메골 손 왕만두

 

 

 

▲ 남성시장 안의 가메골 손 왕만두 


‘이수테마파크’ 게임센터 옆에는 규모도 제법 크고 손님들로 활발한 재래시장 ‘남성시장’ 이 있습니다. 근처에 대형마트가 없기 때문에 손님들로 항상 북적거리는 곳이고, 저렴하고 푸짐한 먹거리들도 많은데요, 시장을 지나가다 보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가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남성시장의 명물 ‘가메골 손 왕만두’ 가게입니다. 아기 주먹만한 큼직한 만두와 성인 손바닥만한 커다란 찐빵을 뜨거운 김이 나는 찜통에 직접 쪄서 꺼내주는 곳으로, 이 곳의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는 신선한 야채와 고기로 속이 꽉 차 있어 두세 개만 먹어도 배가 든든합니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1인분(5개)만 먹어도 배가 빵빵해질 정도죠.


게다가 장사가 잘 됨에 따라 회전율이 좋기 때문에 언제나 찜통에서 적당 시간 쪄낸 따끈한 만두를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따끈한 상태에서 먹는 푸짐한 만두는 정말 예술이죠. 따로 먹고갈 수 있는 매장이 없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것이 못내 아쉬운 점이지만, 친구들과 함께 간식으로 하나씩 즐기기엔 손색이 없습니다.


위치 :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이수)역 14번출구로 나온 뒤 남성시장 입구 진입 후 도보 2분
대표메뉴 : 왕만두 (5개 3000원), 왕찐빵 : (1개 1000원)

 


단돈 5천원으로 만나는 일본라멘의 향연, 일락


 

 

 

▲ 심야식당을 연상시키는 아담한 일본라멘집, 일락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일본음식의 붐은 여기저기에 수많은 일본음식 전문점을 만들어냈지만, 그 중에 맛으로 인정받는 일본음식점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이수테마파크’ 에서 다소 떨어진 위치에 있는 일본라멘 전문점 ‘일락’은 번잡한 번화가에서 완벽히 벗어난 주택가 한가운데에 위치한 조그만 가게로, 주인 혼자 요리와 서빙 등 모든 것을 다 담당하는 아담한 가게입니다. 일본 만화/드라마 ‘심야식당’ 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죠. 이 곳의 대표메뉴는 일본라멘의 한 종류인 미소(된장)라멘, 쇼유(간장)라멘인데요, 일반적인 국내 일본라멘 전문점에서 취급하는 돈코츠라멘이 없다는 점에서 조금 독특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가격 또한 5,000원으로 다른 일본라멘 전문점 대비 2~30%정도 저렴한 것도 이 가게의 가장 큰 장점인데,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맛까지 저렴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해줄 수 있는 따끈하고 깊은 국물의 맛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대표메뉴인 쇼유라멘의 국물맛은 직접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일품이라 강력히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참, 저녁 9시에 문을 닫고 8시 30분에 라스트 오더를 받는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위치 : 지하철 7호선 이수역 7번출구 하차 후 사당역 방향으로 도보 약 3~4분, 교보생명 빌딩이 나오면 그 빌딩 앞 골목에서 좌회전
대표메뉴 : 미소, 쇼유라멘 : 5000원, 나가사키 짬뽕 : 6000원, 규동 : 6500원, 병맥주 :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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