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PUBLISHER: KAKAO GAMES CORP.

[우마무스메] 스토리보드 – 나를 ‘타키온’의 모르모트 군이라고 불러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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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소녀들은 트레센 학원의 학생이자 각자의 꿈을 안고 달리는 프로 육상 선수다. 자나 깨나 다음 레이스 생각으로 고민하며, 게임 중에는 트레이너에게 '조금만 더 훈련하자'라고 보채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승리를 향한 갈망이 매우 강한데, 우승보다 달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하루 우라라'가 별종 취급을 받을 정도다.

오늘의 주인공 '아그네스 타키온'은 이런 상식에 변화구를 던지는 캐릭터다. 실험을 즐기는 이과생 속성이고, 레이스보다 실험을 우선해 퇴학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담당 트레이너를 '모르모트군'이라고 불러 기사의 한 면을 장식하기도 한다. 마이너한 취향의 괴짜 캐릭터 같다고? 천만의 말씀, 오히려 이런 개성과 복잡한 속사정 덕분에 '공식 매체의 지원 없이 인기를 끄는 희한한 캐릭터'가 되었다.

오늘의 키 퍼슨: 트레센 학원의 문제아 '아그네스 타키온'

▲ 눈빛만 봐도 범상치 않은 오오라가 느껴진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아그네스 타키온은 프로필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긴다. 승부복은 소매가 긴 연구용 가운이라 도저히 육상 선수로 보이지 않고, 허리춤에는 약물이 든 시험관이 달려 있다. 여기에 '몸무게 계측 거부'를 곁들이면 고집 센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가 뚝딱이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눈이다. 하이라이트가 없어 묘한 공포감을 주는 데다가, 자세히 보면 하얀색 가로 선이 3줄 있다. 그리고 승부복 차림에선 형언하기 힘든 표정으로 엉뚱한 곳을 보고 있어 이질감을 준다. 해외 서버를 기준으로도 이만큼 독특한 첫인상을 안기는 캐릭터는 드물다.

인물 관계도의 '다이와 스칼렛'은 원본마 기준으로 부녀 관계라 작품 내외적으로 자주 엮인다. 다이와 스칼렛의 서포트 카드 구석에 작게 등장하는 건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짧게 출연할 때에도 그녀와 한 화면에 잡힌다. 팬덤에서는 더 나아가 타키온을 딸 바보 속성으로 표현하곤 한다.

맨하탄 카페의 경우 라이벌이면서 타키온 트레이너에게는 성가신 존재다. 타키온을 육성하다 보면 그녀가 맨하탄 카페의 커피를 빼앗아 먹는데, 정작 타키온은 쓴 것을 싫어해 의욕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실수 때문에 훈련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트레이너만 불쌍한 셈이다.

깜찍한 매드 사이언티스트라고 들어본 적 있나?

▲ 타키온: 이상하다... 모르모트군은 잘 마셔줬는데? (사진: 국민트리 번역)

그녀의 주요 속성은 이과생이다. 이름을 보고 '물리학 전공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오답이다. 그녀의 특기 분야는 화학이며, 당연히 매드 사이언티스트 속성이 따라온다. 이런 캐릭터가 늘 그렇듯 작품 내외적으로 '도라에몽' 취급을 받는다. 게임에서는 어떤 캐릭터의 스토리에 넣어도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어 여기저기서 얼굴을 비춘다.

팬덤은 도라에몽 이미지에 박차를 가했다. 팬픽에서 뭔가 SF, 판타지 같은 전개를 하고 싶으면 보통 그녀의 새로운 발명품이나 실험 사고로 친다. 마침 그녀는 주변 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타입이라 이런 이미지를 붙이기 딱 좋았다. 트레이너가 수수께끼의 약을 먹었다고? 타키온이 만든 약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보면 업계 클리셰인 세상과 연을 끊고 연구에 푹 빠진 스테레오 타입 같다. 마침 트레이너를 모르모트군이라 불러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해하기 딱 좋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매드 사이언티스트 아래 숨겨진 진짜 성격은 오히려 순수한 소녀에 가깝다.

▲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응석을 부리며 나를 들었다 놨다하는 건에 대하여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런 소녀심은 그녀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소매가 긴 승부복이 여기서 빛을 발하는데, 1착을 하면 기분이 좋다며 어린애처럼 팔을 붕붕 돌린다. 이 장면에서는 '어디가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게다가 모르모트군이 '오늘은 도시락을 놓고 왔다'라고 하면 빨리 만들어달라고 떼쓰는 건 기본이고, 한 번 삐치면 반드시 응징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모르모트군의 악몽 고백이다. 타키온에게 묶여 실험당하는 꿈을 꿨다고 하자 '내가 사람을 묶어두고 강제로 실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거냐'라며 약을 먹인다. 가만 보면 순진한 응석쟁이가 따로 없다.

원본마의 주요 실적: 어, 왜 이렇게 경력이 짧죠?

▲ 2년 남짓의 짧은 경력이 핵심이다, 꼭 기억해 두자 (사진: 국민트리 제작)

다음은 원본마의 실적이다. 아그네스 타키온은 데뷔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명마 '선데이 사일런스'와 '아그네스 플로라'를 부모로 뒀고, 먼저 데뷔한 형제 말들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타키온은 은퇴할 때까지 전승을 기록했고 'JRA 선정 신세기의 명마 베스트 100' 중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키온의 첫 경기는 2000년 12월에 개최한 '3세 신마' 레이스다. 이 경기는 경마 업계와 팬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기대의 신인이 일본 내 마지막 200m 구간을 10초 8로 돌파하는 신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으니 그야말로 떡잎부터 색이 달랐다. 충격적인 승리에 경마 팬덤에서는 '형제마 스페셜 위크와 사일런스 스즈카를 뛰어넘는 선데이 사일런스의 걸작'이라는 찬사가 나왔다. 두 선수의 입지를 생각하면 굉장한 칭찬을 받은 셈이다.

커리어는 '양보다 질'로 표현할 수 있다. 활동 기간이 매우 짧지만, 전승 우승을 달성했으며 상대 선수도 자타공인 강자였다. 그와 경주한 대표적인 선수는 '정글 포켓', '단츠 플레임', '맨하탄 카페'로, 추후 JRA 명마로 선정되는 우수한 말들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타키온의 선수 경력은 고작 2년이고, 참가한 경기도 고작 4회뿐이다. 게다가 은퇴 후 종마로 다이와 스칼렛을 남긴 것을 고려하면, 경기 중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다. 그럼 왜 이런 경력이 나온 것일까? 이는 우마무스메 아그네스 타키온의 서사와 깊게 관여했으니,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자.

나와 타키온의 트레센 학원 모르모트 생활

이제 막 얼굴을 텄는데 퇴학 위기라고?

아그네스 타키온은 미디어 등장 빈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 못했고, 그녀의 이야기는 개인 스토리나 카메오 출연이 전부다. 하지만, 팬덤 인기는 여느 얼굴마담 캐릭터 못지 않은데, 이에 일부 유저는 '공식에서 밀어주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인기가 많지?'라며 의아해할 정도다.

그 비결은 재미있는 육성 스토리다. 둘도 없는 괴짜와 그녀에게 엮인 트레이너의 티키타카 고생길이 백미다. 두 사람의 만남은 첫 단추부터 요상하게 흘러간다. 타키온은 실험으로 바쁘다며 선발 레이스나 수업에 나가지 않는 중이었다. 당연히 데뷔도 안중에 없었으니 자연스럽게 퇴학 위기에 몰렸다. 이에 학생회장인 심볼리 루돌프가 직접 나서서 그녀를 설득해야 했다.

▲ 타키온: 내 약은 왜 달라고 하는 건... 잠깐, 그걸 왜 먹어? (사진: 국민트리 제작)

여기서 밝혀지는 세 사람의 입담이 백미다. 루돌프는 '말은 퇴학당해도 해외에서 활동하면 그만이라고 하면서, 왜 강제 퇴학당할 때까지 학교에 남아있느냐'며 모순을 지적하고, 타키온은 '우마무스메의 한계는 무한하므로, 이럴 시간에 실험을 더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독백한다. 역시 실험 시간이 아깝다며 음식도 보충제처럼 만들어 먹는 우마무스메답다.

가장 황당한 건 트레이너다. 타키온이 달리는 모습에 반했다며 '내가 너의 모르모트가 되어줄게'라고 선언, 타키온이 만든 약을 그 자리에서 먹어치운다. 타키온은 이걸 보고 '모르모트 같다'며 감탄하면서 제안을 받아들인다. 의식의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걱정하지 말자. 옆에서 보고 있던 루돌프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모르모트군의 스케줄을 따라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육성 스토리로 넘어가는데, 시작부터 삐걱댄다. 모르모트군은 '타키온에게는 희소한 재능이 넘쳐흐른다'라며 클래식 3관 달성을 제안하나 정작 그녀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그걸로도 모자라 '나는 연구가 최우선이므로 이 계획대로 나갈 거라고 약속할 순 없다'라고 선을 긋는다.

그 말대로 타키온은 며칠간 연습장에도 나오지 않고, 모르모트군은 하염없이 경기장에서 그녀가 나타나길 기다린다. 이 정도 인내심이면 모르모트군은 사실 생불이 아닐까 싶을 지경이다. 그녀가 얼굴을 비춘 건 어느 날 석양이 질 무렵이다. '샘플이 완성되었다'라는 말이 신경 쓰이지만 현장에 나와준 게 어디인가?

▲ 수수께끼의 플랜 A, B는 추후 복선 회수 때 내막이 밝혀진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모르모트군은 즉시 연습 기록을 체크해 신기록이라고 감탄하는 한편, 끝까지 출주를 피하는 그녀에게 매력적인 멘트를 던진다 .'데이터 수집에 도움이 될 거야'라는 내용이다. 이 말이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타키온은 한 번 웃고선 그의 설득에 응한다.

레이스에 나선 타키온은 야요이상과 사츠키상을 수월하게 돌파한다. 게다가 사츠키상 이후로는 훈련에 매일 성실하게 참여하고, 대회 참여 권유에 철벽을 치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딘지 불안 요소가 쌓여간다. 타키온은 정체불명의 스프레이나 플랜 A, B 등 알 수 없는 소리를 하고, 그녀의 경주를 보던 맨하탄 카페는 '달리는 방법이 바뀐 것 같다'라고 말한다.

위화감을 느낀 모르모트군이 어찌 된 일인지 여기저기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안알랴줌'이다. 더욱이 타키온은 '자네가 걱정할 건 그 일이 아니다. 레이스를 앞두고 다른데 정신 팔지 말라'면서 선을 긋는다. 의욕을 내주는 건 고맙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타키온: 우마무스메계의 문제아? 그럼 너희가 어쩔건데?

이후 스토리는 타키온과 모르모트군의 인연 쌓기 쪽으로 흘러간다. 모르모트군은 갑자기 의욕을 불태우는 그녀와 불안 요소에 걱정하면서도, 철야를 해가며 최고의 훈련 메뉴를 짜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타키온은 이를 잘 이해하고 호응하면서 서로의 의욕을 북돋는다.

이때 두 사람의 독백과 대사가 감명 깊으니 정식 오픈 후 감상하길 추천한다. 모르모트군은 그녀의 달리기에 반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며, 그녀를 위해 뭐든지 해주고 싶다고 밝힌다. 이에 타키온은 그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고는 '눈동자에 광기가 보인다'라는 나름대로의 칭찬을 건넨다. 거듭 말하지만 칭찬이다. 그녀의 언어 감각이 조금 독특한 것뿐이다.

▲ 진실을 알고 나면 '뭘 안다고 떠들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상황 (사진: 국민트리 제작)

앞으로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았지만, 얼마 후 대형 사고가 터진다. 타키온이 월계배 레이스 사퇴를 선언하고 또 연구실에 틀어박힌 것이다. 이에 얼마 후 여름 합숙에서 기자들이 몰려와 그녀를 찾는다. 프로 선수로서 무책임하다는 이유다. 트레이너가 말려보지만, 그런다고 멈출 기자들이 아니다. 오히려 트레이너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끝내 폭발한 타키온이 폭언을 던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타키온의 폭언 때문에 그녀를 비난하는 기사가 줄줄이 쏟아졌다. 모르모트군은 그녀의 커리어에 흠집이 될까 봐 걱정한다. 사건의 원인이 된 월계배 사퇴 사유도 듣지 못했고 말이다. 이에 타키온은 더는 숨길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마침내 그동안 깔아온 불안한 떡밥을 회수한다.

마침내 밝혀지는 '플랜'의 정체와 아킬레스 건

▲ 한숨을 토하고서야 자세를 잡는 1착 모션에도 복잡한 사연이 있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불안한 복선의 정체는 타키온의 다리다. 훌륭한 혈통이 천부적인 재능과 함께 심각한 단점을 선사했는데, 어미 말인 아그네스 플로라와 그 자손들은 다리가 매우 약해 조기 은퇴하거나 기량이 빠르게 감소했다. 이는 우마무스메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됐고, 그녀의 말을 빌리면 '엔진은 출중하지만, 하드웨어가 부실한' 상황이었다.

그동안 훈련에 불성실하게 참여하고 연구에 매진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무리했다간 선수 생명에 큰 지장이 올 테니 성실하게 참여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그동안 개발한 약은 육체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츠키상에서 언급한 플랜 A, B도 같은 맥락이며, 자세한 내용은 위 이미지와 같다. 사실 타키온이 선택한 건 플랜 B다. 자신의 선수 생활 중 한계를 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모르모트군의 열정에 답하기 위해 다시 플랜 A에 걸어보기로 했고, 이 때문에 월계배를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한 것이다. 플랜 B의 계산대로라면 월계배 참가 시 선수 생활이 끝날 테니 말이다.

시점을 바꿔보면, 모르모트군이 타키온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은 셈이다. 끝까지 그녀에 맞춰주는 건 물론, 절박한 심정으로 진행되는 실험에 피험자를 자처했다. 특히, 여름 합숙 때에는 타키온 대신 모르모트군이 훈련을 해 빈축을 샀는데, 이런 노력 덕분에 마침내 실험에 성공한다. 이쯤 되면 그녀가 보는 트레이너는 모르모트군이 아니라 구세주군이 아닐까?

절망적인 실험에 성공하고 영혼의 파트너도 있으니 그녀를 가로막을 건 이제 아무것도 없다. 다시 레이스에 복귀한 타키온은 자연스럽게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스토리 중 자주 마주쳤고, 원본마 간 인연이 있는 '맨하탄 카페'를 라이벌로 선언한 후 최종 목표인 아리마 기념에 나선다.

마지막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쥐면 마침내 엔딩을 감상할 수 있다. 타키온은 팬들의 성원과 박수에 답하는 것도 잊은 채 넋을 잃고, 모르모트군과 단둘이 있을 때가 되자 방방 뛰며 기뻐한다. 이후의 에필로그는 정식 오픈 후 직접 감상하자. 두 사람의 감정과 여정에 대한 소감이 나와 깊은 여운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김태호 기자 좋은 게임은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GM 까막입니다. 언제나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유저리뷰
  • 스토리가 진짜 최고입니다미니스페넛2022년 11월 2일
    9.3
  • 게임 하나는 진짜 잘 만들었다frizmConan2022년 11월 2일
    9.5
  • 확실히 스토리나 케릭터성 그리고 경마를 잘 녹여낸 잘만든 게임 캐릭터는 귀엽고, SR카드도 성능 괜찮은 게 많고, 굳이 3성을 많이 뽑지 않아도 돼서 좋음쌀꾺쑤뚝뺴끼2022년 11월 2일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