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PUBLISHER: KAKAO GAMES CORP.

[우마무스메] 스토리보드 – 카렌짱에게 세운 플래그는 세 살부터 트레센까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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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스토리보드는 과거 레전드 우마무스메로 등장한 카렌짱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골든 리트리버가 떠오르는 캐릭터로, 첫 만남부터 주인공을 오빠라고 부르며 애교를 부린다. 각성 스킬인 뇌쇄술을 일상에서도 사용하는 게 인상적인데, 그녀 앞에서 한순간이라도 방심했다간 트레이너든 우마무스메든 사르르 녹아내려 포로가 되는 무시무시한 면모를 지녔다. 카렌짱의 이런 면모에는 트레이너가 본인도 모르게 세운 플래그가 영향을 끼쳤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만나보자.

오늘의 키퍼슨: 카렌짱의 뇌쇄술! 효과는 굉장했다


▲ 인물 관계도의 평소와 조금 다른 건 비밀 (사진: 국민트리 제작)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카렌짱의 이름부터 짚고 넘어가자. 그녀는 의외로 이름을 잘못 불리는 빈도가 높다. 보통 '짱'이라는 표현은 한국의 '○○군'이나 '○○씨' 같은 표현이다. 일본 문화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트레이너라면 이름이 카렌이고 카렌짱은 애칭으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엄연히 '카렌짱'이 본명이다. 담당 오빠라면 제대로 이름을 불러주자.

이런 오해에는 애교 넘치는 카렌짱의 성격도 한몫했다. 주인공을 오빠, 언니라고 부르며 달라붙는 애굣덩어리이고, 육성을 하다 보면 배경이 하트와 핑크빛으로 물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SNS 아이돌로 활동 중인데, 트레이너를 자유자재로 들었다 놨다하는 신묘한 기술까지 선보인다.

스마트 팔콘이 그녀와 비슷하면서 확연히 대조되는 인물이다. 같은 아이돌 콘셉트면서 귀여움 속성을 밀지만, 스마트 팔콘은 직접 '카렌짱은 마성계 귀여움이고, 자신은 퓨어계'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재미있게도 그녀는 세이운 스카이와 함께 트레센 학원의 양대 연애치 이미지가 있는데, 밀당의 고수 카렌짱과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마성계라고 하니 왠지 순수함이랑 거리가 멀 것 같다고? 음, 역시 트레센 학원의 트레이너다운 날카로운 통찰력이다. 카렌짱은 밀당의 고수답게 영악한 면이 있다. 가장 유명한 예시가 다이와 스칼렛의 육성 시나리오다. 은근슬쩍 스칼렛을 담당하는 주인공에게 다가와 묘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장면이 있다. 카렌짱, 무서운 아이.

라이스 샤워는 딱히 접점이 있는 건 아니나 커뮤니티에서 숙명의 라이벌로 묘사된다. 저마다 주인공을 오빠, 오라버니라고 부르다 보니 캐릭터가 겹쳐서 '오빠/오라버니 저 애 누구야?'라며 도끼눈을 뜨는 흐름이다. 우마무스메 팬픽의 인기 소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 말의 주요 실적


▲ 1994년에 '박신오'가 있다면, 2011년에는 카렌짱이 있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100일 동안 트레센 학원에서 짬이 쌓인 트레이너라면, 과거 진행한 단거리 레전드 레이스를 기억할 것이다. 최대의 고비로 꼽혔던 게 사쿠라 바쿠신 오인데, 단거리를 대표하는 우마무스메이며 성능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말의 실적은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1,400m 이내의 거리라면 그야말로 패왕이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일본 경마는 단거리와 마일 경기를 나누었다.

업적을 세웠으니 바쿠신 오에게 무언가 타이틀이 따라오기 마련이고, 그것이 1994년 수상한 JRA상 최우수 단거리마 칭호다. 그로부터 17년의 세월이 흘러 같은 타이틀을 거머쥔 말이 카렌짱이다. 카렌짱의 독특한 이름과 기량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망아지 시절부터 나온 잠재력을 마주가 눈여겨봤고, 최고의 말에게 붙이려고 아껴둔 이름인 '○○짱'을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여기에 관명인 카렌이 더해져 카렌짱이 된 것이다.

아울러 주변 사람을 살살 녹이는 카렌짱의 애교는 실제 말의 성격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다. 애교가 많고 낯가림이 적다 보니 관계자들을 순식간에 팬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선이 가늘고 예쁜 외모와 정상급 실력을 지녔으니 인기마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카렌짱의 성격에 관련한 웃픈 에피소드가 있다. 주인공은 일본의 유명 기수 이케조에 켄이치다. GI 경기에서 28승이라는 대단한 경력을 지녔고, 기마하는 말을 무척 아끼는 성격이다. 하지만, 정작 말은 이상할 정도로 그를 싫어하는데, 말이 이케조에를 물거나 경기를 마친 후 울타리에 집어 던질 정도였다. 오죽하면 일본에는 그를 싫어하는 말을 꼽아 '이케조에 사천왕'을 꾸리는 밈까지 있다.

이런 이케조에 켄이치가 탔던 말 중에는 카렌짱도 있었다. 황당하게도 그토록 애교가 많던 카렌짱이 이케조에만큼은 경계했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정말로 그에게 귀신이라도 씐 건 아니냐고 혀를 내둘렀다. 다행히 카렌짱은 워낙 성격이 좋아 이케조에를 괴롭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말을 잘 들어 그의 유일한 안식처라는 평을 들었다. 이 에피소드가 국내 커뮤니티에 알려지자 '카렌짱 성격 새하얘'라며 감탄 아닌 감탄을 했다는 후문이다.

#카렌짱, #트레센_학원에서, #뇌쇄술_쓰신다

오빠, 카렌짱을 위해 트레이너가 되어 줘


▲ 정신차리지 않으면 삽시간에 담당 트레이너가 되고 말겁니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카렌짱의 첫 등장은 한마디로 말해 요란 법석이다. 어느 날 주인공이 트레센 학원 입구를 지나다 보니 여학생들이 모여 도떼기시장을 이루고 있었다. 듣자하니 SNS 우마스타그램의 인기 아이돌 'Curren'이 전입을 온다나 뭐라나. 하도 시끄럽길래 그게 누구냐고 물었더니, 팔로워 300만의 셀카 여신을 모르냐며 원시인 취급을 한다. 야, 너희는 평생 꼬박꼬박 유행 따라잡으면서 젊을 것 같지? 흥칫뿡이다.

그렇게 학생과 트레이너의 세대 차이를 체감할 무렵, 리무진이 미끄러지듯 도착해 화제의 Curren을 내려준다. 오늘의 주인공 카렌짱이다. 이왕 휘말린 거 상황을 가만 지켜보니 그녀의 인기 비결이 전해지는 듯하다. 자유롭게 팬이 사진을 찍게 해주는 한편, 포즈를 잡아주거나 투 샷 촬영을 돕는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태그에 카렌짱이라고 적어달라며 홍보하는 건 덤이다.

주인공도 호기심이 동해 상황을 관망하던 중 카렌짱과 눈이 마주치면서 이야기가 갑자기 급전개된다. 셀카 여신님이 대뜸 주인공을 가리키며 운명의 사람이라고 외치더니,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트레이너로 정하려 한다. 당황한 주인공은 상황을 벗어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울먹이면서 약한 모습을 보여 팬의 마음을 휘어잡고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이 녀석이 말인지 백 년 묵은 불여우인지 진지하게 고민이 든다.

어찌됐든 이곳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트레센 학원, 레어 스킬 뇌쇄술 정도에 흔들려서는 트레이너 베지를 지킬 수 없다. 이에 조용히 그녀를 불러 담당 계약의 중요함에 대해 설명했다. 얘야, 너도 꿈이 있어서 전입을 결정했을 것 아니겠니?

이에 돌아오는 셀카 여신님의 답변이 걸작이다. 모두에게 '귀여워!'라고 칭찬받는 게 소원이며, 트레센 학원에 오면 모두에게 관심받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컬처 쇼크로 정신이 멍해진 사이 카렌짱의 밀당은 계속된다. 은근슬쩍 오빠라고 부르면서 분위기를 몰아갔고, 정신을 차려보니 담당 트레이너가 되고 말았다. 앞서 한 말을 정정하겠다. 역시 인간은 우마무스메를 이길 수 없는 슬픈 생물이다.

카렌짱이 아니꼬운 선배입니다. 뭐, 그랬던 시절이 있었죠

뭔가 불미스러운 스킬에 당한 것 같지만, 아무튼 계약을 맺은 이상 트레이너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과정이야 어쨌든 담당한 아이는 끝까지 책임지고 가르치는 게 도리다. 다행히 카렌짱은 겉멋만 든 우마무스메가 아니었다. 트레이너의 눈에도 스프린터의 재능은 확실하고, 본인도 의욕도 넘친다. 비록 예상을 벗어난 돌발 행동으로 트레이너를 놀라게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만, 집단에서 유난히 튀는 카렌짱을 모든 이가 반기는 건 아니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녀는 우마스타그램 활동으로 몇몇 우마무스메에게 백안시를 당했다. 매일 기록 단축을 위해 뼈를 깎는 이들의 눈에 카렌짱은 관심이 고파 취미 삼아 뛰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도끼눈 뜬 반응은 뒷담이나 대놓고 면박을 주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뒷담의 절정은 개인 스토리의 프리티 그랑프리 때다. 카렌짱의 관리 소홀로 경기 중 편자가 떨어져 기록을 망쳤고, 그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고소해 한다. 여기에 동조해 실망했다는 팔랑귀가 카렌짱의 멘탈에 추가 대미지를 넣는 건 덤이다.


▲ 곧 뇌쇄술에 걸릴 우마무스메입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한 번은 상급생들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카렌짱을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간 적도 있다. 트레이너는 훈련을 준비하며 그녀를 기다리다가 뒤늦게 이를 알아챈다. 다행히 다른 우마무스메의 목격담으로 카렌짱이 끌려간 곳에 찾아온 트레이너, 그리고 그곳에서는...! 오빠에게 훈련에 늦어 미안하다며 애교를 부리는 카렌짱과 어느새 팬이 된 상급생이 주인공을 반겼다.

전후 상황을 보면 정말로 심각한 분위기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라는 생각이 들텐데, 이건 게임 속 주인공도 마찬가지였다. 카렌짱에게 상황 설명을 요구하지만,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묻어가려고 한다. 진짜로 일상생활에서 5각성 스킬 뇌쇄술을 쓰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육체의 대화일 가능성도 있다. 해외 서버에서 공개한 두 번째 비밀에 의하면, 사실 그녀는 합기도(원어: 아이키도) 유단자다. 상급생들에게 끌려간 것도 여차하면 물리 치료가 가능해서 여유로웠던 것 아닐까? 다시 생각하니 차라리 뇌쇄술에 걸리는 게 그나마 곱게 끝나는 것 같다.

원래 미연시에서는 당사자만 플래그가 선 줄 몰라


▲ 붙임성 좋은 것 같지만 사생활은 철저히 감춘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카렌짱의 페이스와 온갖 해프닝에 휘둘리면서도 트레이너는 그녀를 이해하고 돕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우마무스메와 담당 트레이너의 관계는 2인 3각이니, 호흡을 맞추려면 서로를 잘 아는 게 필수니 말이다. 그러나 노력을 기울일수록 트레이너의 정신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먼저 SNS 스타라길래 그녀의 우마스타그램에 들어가 봤지만, 사생활이나 평소 행적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얼마나 철저하게 숨기는지 그녀의 올드팬도 입을 모아 사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할 정도다. 더 나아가 '외계인 아니야?'라는 댓글도 있다. 자신의 약점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카렌짱의 영악한 성격을 보여주는 장치다.

가장 의문을 자아내는 건 귀여움을 향한 집착이다. 스토리를 감상하면 '귀엽다'란 단어가 시도때도없이 등장한다. 대부분 행동원리가 귀여움으로 귀결할 정도다. 앞서 언급한 프리티 그랑프리에 멋대로 참가 신청을 한 것도 모두에게 자신의 귀여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이 거듭되다 보니 트레이너는 '카렌짱에 대한 걸 전혀 모르겠다'라고 독백한다. 붙임성이 좋은 건 분명하지만, 어느 선 이상으로는 진척이 없어 답답한 건 당연하다.

카렌짱이 귀여움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는 프리티 그랑프리 레이스 이후 밝혀진다. 경기 후 그녀는 이런 카렌짱은 귀엽지 않다고 중얼거리더니, 다음날 자취를 감춰 트레이너와 타즈나를 놀라게 한다. 다행히 트레이너는 그녀가 남긴 흔적을 찾아내 추적한다. 뭔가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녀가 남긴 SNS 트윗을 보고 쫓아간 것이다. 전설의 우마 선인을 찾으러 수행을 떠난다나 뭐라나.

그렇게 해변에서 트레이너를 맞이한 카렌짱은 꽁꽁 감춰왔던 속내를 드러낸다. 실제 말이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카렌짱도 3살 때부터 귀엽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자신의 귀여움으로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걸 본 그녀는 귀여운 존재를 꿈으로 삼는다. 그리고 귀여운 존재란 무엇인지 연구를 했고, 달리는 우마무스메는 누구보다 빛나고 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카렌짱이 트레센 학원에 온 진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자로서 성장해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가 돼 많은 이에게 자신의 귀여움을 어필한다. 그러면 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행복이 멀리 퍼질 거라는 계산이다. 그녀가 전입 초반부터 뛰어난 잠재력을 보인 건 이런 계산 아래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 그러니까 이게 꿈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세운 플래그였다고? (사진: 국민트리 촬영)

모든 전말을 들은 트레이너는 마침내 그녀의 성격을 이해했다. 그녀는 사실 누구보다 지는 걸 싫어했다. 그리고 신데렐라처럼 그녀가 떨어뜨린 편자를 들고 '찾고 있었습니다 공주님'이라는 대사를 통해 실종 사건에 막을 내린다. 그에게 귀엽다는 말로 버프를 받은 카렌짱은 프리티 그랑프리 결승에서 신기록으로 우승한다.

더불어 카렌짱이 주인공을 만나자마자 트레이너로 결정한 것도 사연이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은 구면이었는데, 이 에피소드가 개인 스토리의 프롤로그 부분이다. 놀이공원에서 미아가 된 카렌짱에게 부모님을 찾아준 게 트레이너였다. 당시 주인공은 카렌짱과 이야기를 하다 그녀의 꿈을 들었고, 이를 비웃지 않고 멋지다고 해줬다. 카렌짱은 이를 기억해뒀다가 트레센 학원에서 담당 트레이너 선언을 한 것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우마무스메에게 플래그를 세우다니, 이거 카렌짱은 둘째치고 주인공도 뇌쇄술을 쓰는 게 분명하다. 거기 트레이너씨, 스킬 구성 페이지 한 번 펼쳐 봐!

김태호 기자 좋은 게임은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GM 까막입니다. 언제나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유저리뷰
  • 스토리가 진짜 최고입니다미니스페넛2022년 11월 2일
    9.3
  • 게임 하나는 진짜 잘 만들었다frizmConan2022년 11월 2일
    9.5
  • 확실히 스토리나 케릭터성 그리고 경마를 잘 녹여낸 잘만든 게임 캐릭터는 귀엽고, SR카드도 성능 괜찮은 게 많고, 굳이 3성을 많이 뽑지 않아도 돼서 좋음쌀꾺쑤뚝뺴끼2022년 11월 2일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