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위클리] 해적왕 vs 호카게, 가슴이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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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oy! Ahoy! 안녕하세요. '스팀 위클리' 네 번째 시간입니다. 시작부터 외국어가 나와 깜짝 놀랐다고요? 하하하,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주 스팀이 '해적 vs 닌자' 게임 축제를 열었거든요. 그래서 해적식 영어 슬랭으로 인사해봤습니다. 만화 업계 전설의 레전드 원피스와 나루토도 행사에 난입했는데, 자세한 건 잠시 후 본문을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더불어 이번 시간에는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유명 작품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세일 중이죠. 서브컬처 아이돌 계의 전설 러브라이브 스핀 오프작 '환일의 요하네' 신작 게임 소식도 있는데요, 러브라이버라면 데모 플레이 코너에 시선 집중하세요. 해적왕과 호카게, 러브라이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한 주입니다.

금주의 할인 –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가른다!

이번 주는 매 순간의 선택이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는 게임 2편을 선정했습니다. 덱 빌딩 로그라이크, 달리는 열차 앞에 레일을 깔아 탈선하지 않도록 하는 생존 게임이죠. 금주의 할인 제품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슬레이 더 스파이어 (압도적으로 긍정적 / -66% / 9,180원 / 2월 3일까지 할인)


▲ 아앗, 서순! (사진출처: 스팀 공식 홈페이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메가 크리트 게임즈에서 제작한 ‘슬레이 더 스파이어’입니다. 2월 3일까지 66% 할인해 9,180원으로 구매할 수 있죠. 2017년에 앞서 해보기로 나온 후 2019년에 정식 출시한 작품입니다. 카드 게임, 로그라이크 두 장르를 적절히 결합해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했죠.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각 스테이지에서 몬스터와 카드 대전 방식 전투를 펼칩니다. 매 턴 주어지는 코스트를 사용해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고, 턴이 끝나면 패를 버리는 방식이죠. 최종 목표는 보스를 처치하는 겁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덱에 카드를 추가하거나 지닌 카드를 강화할 수 있는데요, 로그라이크인 만큼 전투에 패배하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매 턴 카드 사용, 게임 진행 방향 등 플레이어의 모든 선택이 클리어 여부를 결정하는 거죠.

해당 작품은 최근 및 모든 스팀 평가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기록했습니다.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는 89점, 유저 평점은 7.5점이죠. 카드 게임, 로그라이크, 턴제 게임 이 중 하나만 좋아해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평이 있습니다. 진행 상황이 저장되니 틈날 때 마다 즐기기도 좋다는군요. 평소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눈여겨 보고 있었거나, 카드 게임이나 로크라이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번 할인을 통해 입문해 보세요.

언레일드! (매우 긍정적 / -75% / 6,000원 / 2월 2일까지)


▲ 달리는 기차의 탈선을 막아라 (사진출처: 스팀 공식 홈페이지)

인도어 애스트로넛에서 제작한 게임 언레일드가 75% 할인해 6,000원에 판매 중입니다. 할인은 2월 2일까지죠. 2020년에 정식 출시한 생존 철도 게임으로, 간단한 조작과 사각형 블록으로 이뤄진 모델링이 특징입니다. 

언레일드는 다른 플레이어와 힘을 합쳐 진행합니다. 달리는 기차가 탈선하지 않도록 철길을 건설해 역으로 무사히 인도해야 하죠. 철길 제작에 필요한 목재와 철은 주변 지형에서 파밍할 수 있습니다. 무작위로 등장하는 지형을 보고, 빠르게 판단해 건설하는 게 핵심이죠. 철길 제작이 지체되면, 기차가 앞서가 탈선합니다. 기차역에 정차하면 기차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차량을 추가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해당 작품의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는 77점, 유저 평점은 8.1점대로 꽤나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스팀 평가는 최근 및 모든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네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단점으로 ‘같이 할 사람을 모으기’가 꼽힙니다. 온라인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현재 매칭이 원활하게 잡히지는 않는다는 후기가 있네요. 마침 큰 폭으로 할인해 가격 부담이 많이 줄었으니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구매해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따끈따끈 스팀 뉴스- 가슴이 웅장해지는 '해적 vs 닌자' 게임 축제


▲ 해적 vs 닌자 게임 축제 할인 (사진출처: 스팀 공식 홈페이지)

1월 22일부터 1월 29일 오전 10시(태평양 표준시)까지 '해적 vs 닌자' 게임 축제를 엽니다. 해적의 모험이나 닌자의 잠입 또는 둘 모두를 아우르는 핵 앤 슬래시, 퍼즐, VR 게임을 최대 90% 할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죠.

여러 대상 게임 중 해적 부문 오픈월드 인기 타이틀 'SEA OF THIEVES' 할인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출시 5주년을 기념해 2023 에디션으로 새 단장을 마치고, 50% 할인을 제공하죠. 게임 속 광대한 오픈 월드에서 전설의 해적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날 수 있습니다. 전리품을 모아 모험가, 탐험가, 정복자를 키워보세요.

닌자 부문 인기 작품은 고난도 1인칭 액션의 선두주자 '고스트 러너' 시리즈입니다. 1편은 70%, 2편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죠. 미래 지향적 세계관 속 닌자가 되어 극강의 보스 전투에 도전해 보세요.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 속도감 있는 액션, 매력적인 사운드 삼박자를 한 번에 맛볼 수 있습니다.


▲ 축제 이름에 어울리는 라이벌 IP 작품 (사진출처: 스팀 공식 홈페이지)

서브컬처로 눈길을 돌려보면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유명 라이벌 IP가 있죠. 전 세계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원피스와 나루토입니다. 해적 만화의 대명사 원피스는 이번 게임 축제에 '원피스 오디세이'를 할인합니다. 작년 이맘때 연재 25주년을 맞아 출시한 원피스 오디세이는 원작에서 다룬 적 없는 고유의 이야기를 담았죠. 모험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하고, JRPG 특유의 턴제 시스템으로 원피스 배틀이 펼쳐지죠. 게임 본편과 추가 시나리오 DLC, '저격왕 의상 세트'가 포함된 디럭스 에디션을 60% 할인가로 접할 수 있습니다.

나루토 역시 최신작 할인을 선보입니다. '나투로 X 보루토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 디럭스 에디션을 30% 할인 가격에 만날 수 있죠. 130명이 넘는 닌자들이 등장해 박진감 넘치는 인술 콤보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전투를 통해 다양한 코스튬과 액세서리를 획득할 수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닌자 캐릭터도 꾸밀 수 있답니다.


▲ 무료 꾸미기 수집품 3종 (사진: 국민트리 촬영)

축제에 꾸미기 수집품이 빠질 수 없죠. 이벤트 페이지에서 움직이는 아바타 '해적 팀', '닌자 팀', 움직이는 스티커 '검 대결'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대결 구도의 축제지만 해적과 닌자 아바타를 둘 다 받을 수 있으니 잊지마세요. 응원하는 팀의 아바타를 착용해서 이번 축제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스팀 데모 플레이

지팡이는 장식입니다, ‘환일의 요하네 - NUMAZU in the MIRAGE -’ 


▲ 이 친구 카드 파지법이 굉장하네요, 유단자인가? (사진: 국민트리 촬영)

오늘 소개할 게임은 ‘환일의 요하네 - NUMAZU in the MIRAGE –(이하 환일의 요하네)’입니다. 인기 서브컬처 아이돌 IP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스핀 오프 작품, '환일의 요하네'을 기반으로 제작했죠. 오는 2월 22일 스위치와 스팀에서 동시 판매 예정입니다. 주인공 요하네의 모험담을 담았는데요, 덱 빌딩 로그라이크답게 메인 이미지에서부터 익숙한 파지법이 보입니다. 이번 데모 평가는 언어 접근성, 게임성, 난이도, 로그라이크 구성으로 정리했으니 염두에 두세요.

언어 (★★) 

데모판의 가장 큰 문턱은 언어입니다. 현재 데모 버전을 기준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죠. 영어, 중국어, 일본어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음성은 일본어만 구현했죠.

영어로 설정해도 대화는 넘기는 스타일이고, 선택지와 게임 정보만 알고 싶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대미지처럼 이해하기 쉬운 단어만 나오거든요. 러브라이브 혹은 환일의 요하네 원작 팬이나 일본어에 익숙한 유저라면 당연히 일본어 버전을 추천합니다. 음성이 풍성해 눈과 귀가 즐거워질 겁니다.

게임성 (★★★) 


▲ 점집 사장님, 듀얼리스트의 소질이 충만하시네요 (사진: 국민트리 촬영)

처음 소개한 것처럼 환일의 요하네 덱 빌딩 로그라이크 장르입니다. 랜덤 보상을 통해 성장하며 싸우는 로그라이크에 카드 게임 요소를 넣었죠. 그래서인지 지팡이는 허리에 꽂아 넣고, 너무나 능숙한 자세로 카드 5장 뽑아 듭니다. 이 친구, 듀얼리스트였나? 

배틀은 자원을 사용해 카드를 플레이하고, 상대를 쓰러트리는 심플한 방식입니다. 데모판 기준 자원은 최대 3, 카드는 매턴 5장씩 패를 바꾸면서 진행합니다. 턴 종료 시 사용하지 않은 카드는 바로 버리죠. 이후 덱의 카드가 5장 미만인 상태에서 턴을 시작하면, 버려진 카드는 다시 덱으로 돌아갑니다.

카드 효과는 굉장히 심플합니다. 상대에게 대미지, 실드 획득, 카드 n장 뽑기의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죠. 더 복잡한 효과는 특정 상태 혹은 카드를 뽑으면 발동되는 추가 효과, 적 전체 공격 정도입니다. 특정 카드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하는 대신 회수가 안 되는 단점이 있으니 주의하세요.

난이도 (★★) 

언어 문제만 넘어서면 게임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카드와 동료 효과 설명이 심플하고, 적의 체력을 0으로 만들면 이기는 개념만 이해하면 되거든요. 대신 카드 게임 특유의 운 요소가 있어 공격할 때 방어 카드만 연달아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어 카드만 있어도 초반에 돌연사할 걱정은 없습니다. 최종 보스를 제외하면, 플레이어의 체력은 최소 적의 5배 이상이거든요. 참, 화면 우측 하단의 화살표는 ‘턴 스킵’ 버튼이니 주의하세요.

로그라이크 (★★★) 


▲ 1장 초반만 제공한 데모지만, 루트가 정말 다양합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로그라이크로서의 게임성은 충분한 편입니다. 데모판 기준 1장의 첫 번째 전투 부분만 플레이 가능한데요, 다양한 경로가 있고, 부루마블처럼 한 칸 씩 전진합니다. 이벤트와 휴식 지점, 상점도 제공해 전투로 번 재화로 카드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카드를 추가할 수 있죠. 

데모 기준 보스 공략까지 대략 20분 정도 소모했습니다. 물론, 루트가 다양한 만큼 최소 2시간 이상은 생각해 볼 수 있죠. 평소 카드 게임을 즐기지 않은 유저라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언어 문제도 겪을 수 있습니다. 아, 턴 제한 시간은 따로 없어 하스스톤처럼 밧줄이 탈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게임 정보 저장 기능이 없다는 건 주의하세요. 데모 버전은 클라이언트 종료 후 다시 시작하면,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거죠. 스토리 파트도 다시 진행하지만, 다행히 스킵 기능은 있답니다.

총평 (★★★)

▲ 2월 22일 정식 발매 예정 (사진: 국민트리 촬영)

환일의 요하네는 어찌 보면 IP 팬들을 위한 게임입니다. 러브라이브나 원작을 모르면 그냥 평범한 서브컬처 게임이거든요. 그래도 쉬운 카드 게임을 해보고 싶은 유저에게는 안성맞춤입니다. 게임은 2월 22일 스위치에서 동시 발매 예정이고, 스위치에서도 체험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직 공식 한글화 소식은 없지만, 전작이 한글화 된 이력이 있어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네요.

마음대로 리뷰

사람, 아니 리퍼를 첫인상으로 판단하면 안 돼요 - Grimm's Hollow


▲ 분명 가볍게 할 생각이었는데? (사진: 국민트리 제작)

그동안 마음대로 리뷰 코너는 유명 IP 게임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은 가벼운 작품을 찾아보기로 했죠. 그 결과 무료 게임 코너에서 좋은 작품을 찾았고, 여러분에게 추천하기 위해 가져왔습니다. 바로 ghosthunter가 개발한 인디 게임 'Grimm's Hollow'인데요, 편의상 제목을 음독해 그림즈 할로우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림즈 할로우는 도트 그래픽과 JRPG 시스템을 채용한 게임입니다. 타이틀 이미지가 제법 섬뜩한데, 해골 가면을 든 리퍼와 낫을 든 주인공이 모여있죠. 게다가 배경에는 보라색 유령이 가득합니다. '이거 공포 게임인가?'라며 오해 받기 쉽겠네요. 사실은 어떻느냐고요? BGM과 그래픽, 스토리 모두 포근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여기에 매력을 느낀 유저가 많았죠. 특히 스토리가 호평인데, 공식에서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비공식 한글 패치가 있으니 한 번 찾아보길 바랍니다.


▲ 그림: 리퍼를 첫 인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단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그럼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볼까요? 물론, 스포일러는 최대한 피하겠습니다. 이야기의 막은 주인공 라벤더가 낯선 침대에서 눈을 뜨며 올립니다. 이곳은 저승으로 건너가기 직전 사후 세계이고, 라벤더가 눈뜬 마을은 리퍼들이 유령을 수확하는 곳이죠.

고개를 둘러보니 해골 가면을 쓴 리퍼로 왁자지껄하네요. 사방에는 낫 대신 다양한 색깔 풍선으로 가득합니다. 막 사후 세계에 도착한 새 친구를 위해 환영 파티를 준비한 거죠. 이후 우두머리 그림이 해산을 명령하는데요, 나중에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자기만 빼고 파티를 열면 섭섭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만나는 등장 인물 다들 순박하고, 이타적인 성격입니다. 빌런만 빼고요. 메인 이미지의 조금 섬뜩한 이미지와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GM 까막은 일부러 아무런 자료 조사 없이 게임을 시작했는데, 이 순간 '아, 예상했던 것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 규칙에 근거해 네 가지 엔딩으로 갈립니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야기의 큰 줄기는 누나 라벤더가 동생 티미의 영혼을 찾아 구원하는 겁니다. 하지만, 어렵게 재회한 티미는 아쉽게도 유령이 됐죠. 이에 라벤더는 다른 리퍼가 동생을 수확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필사적으로 숨깁니다. 이후 그림을 슬쩍 떠봐서 '영혼을 찾으면 살아날 수 있다'라는 정보를 듣습니다. 당연히 라벤더는 동생이라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엔딩은 총 네 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림즈 할로우가 호평받는 비결 중 하나라고 생각하죠. GM 까막이 첫 플레이에 도달한 건 차선의 선택인 동시에 가장 희망찬 결말이었습니다.

한 가지 조언하면, 게임 중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는 잠시 접어두세요. 비록 마을 이장(?) 그림이 수상한 힌트를 흘리더라도 말이죠. 슬쩍 귀띔하자면, 그림즈 할로우에서 여러분에게 친절을 베푸는 인물은 99.99% 정말로 착한 사람입니다.


▲ 무척 참신했지만, 회피는 조작법 적응에 시간이 꽤 들더군요 (사진: 국민트리 제작)

저는 멀티 엔딩이 단순한 여운으로 끝나지 않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네요. 먼저 그림즈 할로우의 평균 플레이 시간은 약 2시간으로, 가볍게 즐기기 적절한 길이입니다. 덕분에 다회차 플레이 도전에 부담이 적죠. 

전투, 육성 시스템도 다회차 플레이에 대한 흥미를 높입니다. 전투에 독특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평범한 JRPG처럼 싸우는 듯하더니 대뜸 미터기가 나오죠. 타이밍을 맞춰 ↓를 누르면 작동합니다. 익숙해지기 다소 까다롭지만, 전투를 다채롭게 만드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겠습니다. 종종 JRPG 스타일 전투가 단순 노가다가 되는 걸 겪곤 했거든요.

육성 요소도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노드와 특성 페이지에 따라 다양한 빌드를 시도할 수 있죠. 체력과 힘을 높여 전사처럼 키우거나, 속도와 관련 스킬을 찍어 빨리 턴을 잡는 전략이 있습니다. 수면이나 독을 쓰는 디버프, 마법사 또는 흡혈 빌드도 가능하죠. 물론, 파밍 시간을 들여 다양한 특성을 배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 최종 보스: 거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오! (사진: 국민트리 제작)


▲ 얘 때문에 우리 티미가 죽을 뻔 했다니까요!? (사진: 국민트리 제작)

한 가지 조언하자면, 속도 특성은 가능한 한 많이 찍는 걸 추천합니다. 그림즈 할로우는 캐릭터마다 행동 게이지가 있고, 이게 먼저 차는 순서로 행동하거든요. 속도가 높으면 게이지가 빨리 찹니다. 'Haste(신속)' 스킬을 쓰면 2배 빨라지고요. 속도에 비례해 행동 기회가 많이 돌아옵니다.

이에 GM 까막은 1회차에서 Haste를 배워 속전속결 빌드를 만들었습니다. 2, 3회차는 다른 빌드를 해보려는데, 비교적 짧은 플레이 시간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부러 특성을 최소한 투자해 클리어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디테일이 느껴지는 설계네요.

종합하면, 그림즈 할로우는 여운이 남는 스토리에 네 가지 멀티 엔딩, 특성 시스템으로 멋진 짜임새를 선보였습니다. 짧은 플레이 시간은 다회차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상당 부문 해결했고요. 덕분에 스팀 리뷰 글 중 '볼륨을 늘려 유료 게임으로 판매하면 좋겠다'라는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 적의 행동 게이지를 안 보여주는 게 가장 불편했습니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다만, 스토리와 전투 모두 큰 단점이 눈에 밟혔습니다. 먼저 그림즈 할로우가 유저에게 가장 고평가 받는 점은 스토리인데, 대화 로그가 없어 무척 불편했습니다. 대화를 돌려보거나 버튼 조작 실수 시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같은 이유로 회상 기능이 없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게임 클리어 시 최종 보스전 바로 전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네요.

전투 부문에서는 UI와 설명 부족을 느꼈습니다. 공격 대상을 가리키는 화살표 가시성이 낮고, 적 정보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관측 스킬을 쓰면 간단한 공략법과 현재 스탯을 볼 수 있지만, 굳이 스킬을 써 한 턴을 낭비하는 게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가장 아쉬운 건 행동 게이지를 안 보여주는 점입니다. 자연스레 적이 언제 움직일지 감으로 파악해야 하죠. 후자는 타이밍이 나쁘면, 커맨드를 고르는 중 대뜸 공격이나 스킬이 날아옵니다. 이럴 때에는 위 화면처럼 난감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명확한 1턴이 있다기보다, 라피스(구 네오 다크 세이버) 같은 반 턴 제인 셈이죠. 언젠가 이런 단점을 보완해 멋진 게임으로 나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