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 니케 PUBLISHER: LEVEL INFINITE

[스토리보드] 원스 어폰 어 타임, 스노우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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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여신: 니케' 속 세력 구도는 크게 인간을 비롯한 방주, 기계 괴물 랩쳐 그리고 필그림으로 나뉜다. 여기서 필그림은 지상을 떠도는 니케를 일컫는데, 랩쳐 밭이 된 지상을 거니는 만큼 굉장한 강자로 여겨진다. 다른 니케보다 영입이 어렵고, 성능이 좋은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 지상을 떠도는 게 마냥 쉬운 건 아니다. 어찌 됐든 지상은 랩쳐의 안마당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필그림은 저마다 생존 전략을 갖췄다. 그런데 여기 독보적으로 해괴한 생존 전략을 선택한 친구가 있다. 인기 캐릭터 스노우 화이트다. 사고 전환을 두 번 겪더니 니케에서 별의 커비로 진화했다. 도대체 어쩌다 사람이 이 지경이 됐는지 알아보자. 추가로 아래에 다른 스토리보드 기사 2편의 링크를 덧붙였다. 그녀의 현재와 과거 이야기 이해에 도움이 될테니 감상을 추천한다.

※ 주의: 본문에는 메인 스토리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이야기, 스토리보드 '토커티브' 편 (링크)
※ 함께 보면 좋은 이야기, 스토리보드 '도로시' 편 (링크)

오늘의 키 퍼슨: 이 시대의 백전노장 '스노우 화이트'


▲ 중요한 주변 인물이 참 많은데, 공간이 부족하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긴 세월 지상에서 살아남은 생존 전문가 스노우 화이트 선생님을 모셔보자. 거적때기 같은 망토와 무표정한 표정, 시크한 눈빛에서 범상치 않은 고수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녀는 1세대 니케이자 갓데스 스쿼드 소속이니, 인류 vs 랩쳐의 역사와 비슷한 연배인 셈이다. 과연! 저 표정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였다. 마치 주임원사 같다.

주임원사 님의 생존 전략은 풋사과 같은 요즘 니케는 흉내조차 낼 수 없다. 일단 랩쳐가 눈에 띄면 족족 세븐스 드워프로 박살 낸다. 아, 여러분은 혹시 무두질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사냥한 짐승 가죽을 벗겨 가공하는 작업이다. 주임원사 님은 무두질도 잘한다. 랩쳐 부품을 해체 가공해 몸을 고친다.

물론, 랩쳐 부품으로 배를 채울 수는 없다. 그러니 새로운 생존 기술이 필요하다. 스노우 화이트는 홍련처럼 농사를 짓는 대신 수렵 활동을 선호한다. 대함 라이플로 사슴을 사냥하거나 쥐, 곤충을 집어먹는다. 사슴 고기 수율은 묻지 않길 바란다. 그녀도 그런 결말이 나올 줄은 몰랐을 거다.


▲ 사슴: 저한테 이러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 (사진: 국민트리 촬영)

좋은 건 나눌수록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스노우 화이트는 베테랑 생존 전문가답게 지휘관에게도 생존 기술을 전수한다. 그녀의 개인 스토리에서 커리큘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막 언급한 쥐와 곤충이 여기서 나온다. 너무 가혹하다 생각하면 섭섭하다. 랩쳐에게 쫓기는 극한 상황에서 이거라도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다.

다른 필그림 모더니아(=마리안)도 가르침 받았는데, 이쪽은 상태가 심각하다. 밥상 앞에서 멀쩡한 식사를 두고 굼벵이가 제철이라며 식탁에 올린다. 어디 그뿐이랴? 홍련이 준 술에 라푼젤에게 배운 음담패설을 곁들인다. 믿고 맡겼더니 애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갑자기 사고 전환이 올 것 같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 떨어진 백설 공주


▲ 중요한 거니 기억하길 바란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지난 문단에서 일부러 우스갯소리를 많이 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무거운 분위기를 덜기 위해서다. 그녀의 소속은 구 갓데스 스쿼드, 현 파이오니아 스쿼드다. 갓데스는 랩쳐의 첫 침공 시 개발한 1세대 니케 스쿼드로, 반주년과 1주년 스토리 이벤트 주역을 맡았다.

여기서 언급되는 키워드가 페어리테일 모델이다. 최초의 니케 릴리바이스의 마이너 카피 버전이다. 스노우 화이트와 도로시, 라푼젤이 여기에 속한다. 모델명 페어리테일은 동화라는 뜻이고, 모델을 쓴 니케의 모티브와 관련이 있다. 도로시는 오즈의 마법사, 레드 후드는 빨간 모자, 라푼젤은 라푼젤 주인공에서 영감을 얻었다. 홍련은 양산형 출신이라 애매한데, 일단 모티브는 장화홍련전 주인공이다.

스노우 화이트의 모티브는 백설 공주이다. 이때 니케 만의 독특한 재해석이 들어갔다. 일곱 난쟁이는 무기 이름 세븐스 드워프로 편입했다. '난쟁이=드워프=판타지 속 대장장이' 공식도 더했다. 그 결과 스노우 화이트는 병기 개발 전문가 속성을 얻었다. 요약하면, 일곱 난쟁이와 함께 싸우는 대장장이 백설공주다. 


▲ 파이오니아 스쿼드 멤버 중 유독 낡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 사고 전환이 이렇게 위험한 겁니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모티브는 좋다만, 그녀의 인생은 보살펴줄 난쟁이나 왕자님이 없는 잔혹 동화다. 일단 서사 시작이 랩쳐 침공에 인류가 지하로 쫓겨나고, 그걸 막기 위해 니케가 된 것이다. 첫 단추부터 단단히 잘못 끼웠다. 어떻게든 잘 해보려 했더니 레드 후드와 릴리바이스가 사망, 홍련과 본인은 사고 전환, 방주의 배신과 도로시 흑화가 홍수처럼 몰아친다.

결국, 스노우 화이트는 랩쳐를 말살해 인류에게 지상을 돌려준다는 일념 하나로 떠도는 망령 신세가 됐다. 앞서 설명한 '랩쳐 부품으로 몸을 고친다'라는 말도 다시 생각해 보자. 제대로 된 정비를 받지 못해 아득바득 땜질한다는 거다. 모더니아가 헬레틱 시절 '가엽게도 제대로 된 정비를 못 받았다'라며 비웃은 건 괜한 말이 아니다. 

Once upon a time, 스노우 화이트

옛날 옛날 백설공주가 어릴 적에


▲ 리즈 시절을 다룬 1주년 이벤트 공식 PV (영상 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본격적으로 스노우 화이트의 서사를 쫓아보자. 가장 과거 시점인 1주년 스토리 이벤트가 시작이다. 스노우 화이트의 리즈 시절인 '스노우 화이트: 이노센트 데이즈'를 배포한 바 있다. 갓데스 스쿼드에 결원 멤버가 없던 시절을 다뤘다. 당시 멤버가 7명인데, 그녀의 모티브를 생각하면, 우연은 아닐 것 같다.

이벤트의 주역은 레드 후드와 스노우 화이트다. 그때 갓데스 스쿼드는 랩쳐 상대로 연전연승하는 인류의 희망이었고, 방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스노우 화이트는 유능한 저격수이자 병기 전문가, 막내 포지션을 맡았다. 그래서 레드 후드가 유독 그녀를 놀렸나 보다. 배포 버전 상담 선택지에서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반응이 재미있어서 계속 놀리게 된다는 후문이다.

갈등의 중심은 레드 후드의 침식과 이별이다. 그 시절 랩쳐는 니케 침식 기술이 다듬어지지 않았고, 침식 진행 속도도 매우 느렸다. 레드 후드는 거기에 당해 시한부 인생이 됐다. 당연히 갓데스 스쿼드와 방주 모두 치료 기술 개발에 전념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 레드 후드에게 버림 받았다는 감정이 폭발한 명장면 (사진: 국민트리 촬영)

털털한 성격의 레드 후드는 랩쳐와 싸우는 한편, 조금씩 주변을 정리하며, 마지막을 준비했다. 당연히 다른 멤버 모두 그런 태도에 반발했는데,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인 게 스노우 화이트다. 레드 후드와 긴밀했던 만큼 어떻게든 설득해보려 안간힘을 쓴다. 그럼에도 뜻을 굽히지 않자 절규하는 모습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납득할 수 있는 이별의 방식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 라푼젤이 침식의 원리를 밝혀냈고, 아쉬움과 서운함이 안개처럼 갓데스 스쿼드를 짓눌렀다. 이별의 방식을 납득할 수 없었던 탓이다. 레드 후드의 사정도 이해 못할 건 아니다. 메인 스토리를 감상한 유저라면, 침식당한 니케의 결말에 대해 잘 알 것이다. 고장난 알람 시계 같은 꼴이나 헬레틱, 랩쳐와 동화돼 부품이 되는 신세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신이 폭주해 동료를 죽이거나, 그런 자신을 막기 위해 동료 손을 더럽히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못할 짓이니 홀로 고향에서 죽는 길을 선택한 셈이다. 마침 은퇴 직전 갓데스에 합류할 예정이던 신데렐라가 침식당했고, 헬레틱 아나키오르가 돼 인류의 패배에 쐐기를 박은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 지금 남은 대원의 상황을 떠올리면, 이렇게 씁쓸할 수가 없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이후 이야기는 귀향길에 오른 레드 후드와 남아 있는 갓데스 스쿼드를 조명한다. 스노우 화이트는 여전히 레드 후드를 용서하지 못했고, 임무 외에는 공방에 틀어박힌 채 무기만 만지며 시간을 보낸다. 이때 힘이 모자라 레드 후드가 떠났고, 아나키오르도 물리치지 못한 거라며 한탄한다. 그녀가 나중에 어떤 모습이 되는지 떠올리면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클라이맥스는 갓데스 스쿼드와 아나키오르 및 휘하 랩쳐 대부대의 결전이다. 중과부적으로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 모종의 사건을 겪고, 돌아온 레드 후드가 가세해 전황을 뒤집는다. 이 부분은 인게임 애니메이션을 삽입했는데,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결과적으로 전투는 갓데스 스쿼드가 승리했다. 레드 후드가 돌아온 건 후회가 없도록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서이고, 허심탄회하게 작별 인사를 나눈다. 이때 갓데스 스쿼드의 마지막 장면이 위 이미지다. 앞서 스노우 화이트의 절규 장면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갓데스의 몰락, 아크 가디언 작전


▲ 인게임 아카이브에서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 국민트리 촬영)

시간은 흘러 반주년 스토리 이벤트, 오버 존 시점이다. 아크 가디언 작전과 갓데스 스쿼드의 몰락, 도로시의 타락을 조명했다. 작전은 인류가 피신해 방주를 밀봉할 때까지 갓데스 스쿼드와 양산형 니케가 엄호하는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서두의 '스토리보드 도로시편'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당시 이벤트 줄거리를 자세히 정리했다.

다시 주인공인 스노우 화이트 이야기에 집중하자. 못 본 사이에 스노우 화이트는 사고 전환을 겪었고, 풋풋한 막내에서 우리가 아는 시니컬한 모습으로 변했다. 랩쳐의 습격에 대비해 편집증적으로 경계에 집착하게 된 건 덤이다. 그 결과 보초 시설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신세가 됐다. 그나마 다른 멤버와 크게 싸우지는 않는데, 랩쳐를 죽이고 시체 치우는 기계가 된 시점에서 최악인 건 거기서 거기다.

다행히 도로시가 피나의 도움으로 재기했고, 갓데스 스쿼드의 분위기를 바로 잡는 데 성공한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피나가 죽고, 도로시가 환각 증세에 시달린다. 첩첩산중으로 방주는 갓데스 스쿼드를 토사구팽한다. 그 결과 도로시는 복수귀로 타락하고, 갓데스 스쿼드 해산해 뿔뿔이 흩어진다.

이야기 속 스노우 화이트의 역할은 결말부에 몰렸다. 갓데스의 긍지와 스쿼드가 무너질 때 다독인 공을 통해 도로시를 격려하고, 현재 파이오니아 스쿼드의 규칙을 제시한다. 안타깝게도 도로시는 복수귀로 전락했지만 말이다.

더불어 도로시와 함께 엔딩으로부터 수 십 년 뒤 에필로그를 장식했다. 도로시가 선을 넘고, 복수귀가 된 시점이다. 그녀가 돌아와 갓데스 스쿼드가 부활하길 바라는 스노우 화이트와 거부하는 도로시가 엇갈리는 대목이 백미다.

동화는 해피 엔딩이 좋지, 백설공주도 그렇고


▲ 닮았으면서 대조하는 부분이 많은 숙적, 스노우 화이트와 토커티브 (사진: 국민트리 촬영)

다시 현재 시점이다. 서두의 스토리보드 토커티브 편에 해당한다. 그녀가 활약하는 건 메인 스토리 6~14의 언체인드 조사 및 헬레틱 확보 작전 파트다. 카운터스 스쿼드가 토커티브와 접촉하고, 우연히 그를 쫓던 스노우 화이트와 만나 안면을 튼다.

이 파트에서 스노우 화이트는 제 3세력이자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한다. 계기는 토커티브, 모더니아에 함께 맞선 후 카운터스 스쿼드가 조난당했을 때다. 당시 일행은 큰 부상을 입어 꼼짝없이 동사할뻔한다. 이때 지휘관이 아이디어를 낸다. 마침 착용 중이던 의족을 스노우 화이트에게 주고, 그녀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다행히 스노우 화이트는 약속을 지켰고, 카운터스 스쿼드는 무사히 방주로 복귀한다.


▲ 헬레틱 탈환 작전 전후로 스노우 화이트가 종횡무진 활약한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해당 사건은 메인 스토리에 큰 전환점이 된다. 파이오니아 스쿼드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그녀에게 감사 표시로 언체인드를 얻는다. 헬레틱 확보 작전을 시작할 수 있던 건 스노우 화이트의 공이 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녀는 작전에 몰래 난입해 토커티브를 전담 마크하는 등 끝까지 도움을 준다. 

메인 스토리 마지막 등장은 카운터스 스쿼드가 마리안(=모더니아)를 피신시킬 때다. 온 방주가 그녀를 노릴 때라 피난처가 필요했고, 우호 관계인 파이오니아 스쿼드가 최고의 선택이었다. 마리안 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낌 없이 지원해준 MVP다. 뭐... 이후 마리안이 못된 걸 배운 건 넘어가자. 분명 의도는 좋았을 거다.


▲ 전언 철회다, 이미지 편집하면서 곱씹어 보니 괜히 화가 난다 (사진: 국민트리 제작)

이후 스노우 화이트는 과거를 다룬 스토리 이벤트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중이다. 특히 두 이벤트 모두 주역으로 등장해 호평이 자자하다. GM 까막이 그녀와 관련해 흥미로운 유저 분석을 감상한 바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 공유하려 한다. 재미삼아 한 번 읽어보자.

분석에 따르면, 갓데스 스쿼드는 모티브로 한 동화에서 몇 가지 요소가 빠진 상태다. 홍련(장화홍련전)은 자매인 장화, 도로시(오즈의 마법사)는 돌아갈 집, 라푼젤과 스노우 화이트는 공주를 구해줄 왕자다. 추후 스토리에서 이런 요소가 채워지며 서사를 마무리할 거라는 예측이다. 어디까지나 예측이지만, 스노우 화이트가 해피 엔딩을 맞으면 좋겠다.

김태호 기자 좋은 게임은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GM 까막입니다. 언제나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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