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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카드 게임에 오목을 더했다, '마블 배틀라인'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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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배틀라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코믹콘 공식 유튜브)
 
넥슨이 '마블' IP로 TCG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기대 반 걱정반이었다. 일반적으로 '마블'이라 하면 영웅들의 화려한 액션과 독자적인 스토리를 볼 수 있는 RPG나 액션게임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에 반해 TCG는 너무 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많은 영화와 게임이 나왔을 정도로 방대한 '마블'의 세계관을 카드게임이라는 제한적인 장르 안에 다 담아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지난 4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8 코믹콘 서울'에서 직접 체험해본 '마블 배틀라인'은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마비노기 듀얼'을 통해 다져진 데브캣의 TCG 개발노하우가 가득 담겨 깊이 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게임 구조를 지니고 있었으며, 등장하는 캐릭터도 다양하고 각자 개성이 잘 살아 있어 마블 IP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 '마블 배틀라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오목 + 빙고 + 카드게임 = 마블 배틀라인

'마블 배틀라인'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TCG다. '마블' 세계관에 등장하는 다양한 영웅과 빌런이 카드로 등장한다. 유저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 카드와 특수 효과를 발동할 수 있는 '액션' 카드를 이용해 덱을 구성하고 전투에 임해야 한다. '유닛', '마법', '지형', '함정' 등 다양한 종류의 카드를 사용하는 기존 TCG에 비해 '캐릭터'와 '액션' 두 가지로 카드 종류가 압축되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 덱을 구성하는 카드 숫자가 12장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다른 TCG에 익숙한 사람이면 자칫 카드의 숫자가 모자라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죽은 캐릭터는 덱으로 다시 돌아오며, 돌아온 카드는 추가 코스트 없이 또 다시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카드 숫자가 적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카드 종류도 두 종류고, 덱을 구성하는 카드도 기존 TCG보다 적기에 이러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블 배틀라인'은 '캐릭터'와 '액션' 두 종류의 카드로 덱을 구성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블 배틀라인'은 '캐릭터'와 '액션' 두 종류의 카드로 덱을 구성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카드는 특수효과나 공격력, 체력에 따라 소환 비용 '코스믹 조각(이하 코스믹)'이 다르게 책정돼 있다. 예를 들어 쉴드 돌격대나 크리족 전사 같은 기본적인 캐릭터 카드는 언제든지 꺼낼 수 있지만, 적 캐릭터 세 명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아이언맨이나 매턴마다 특수효과가 발동되는 닥터스트레인지 같은 강력한 영웅은 2개 이상의 코스믹을 사용해야 소환할 수 있는 식이다.

각 캐릭터 별로 '코스믹'이 다르게 책정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각 캐릭터 별로 '코스믹'이 다르게 책정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실 이렇게만 들으면 강력한 영웅 하나 소환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지만 실상은 절대 그렇지 않다. 바로 '배틀라인 어택'이란 시스템 때문이다. '배틀라인 어택'은 3X4 크기 전장에 캐릭터를 배치해 가로, 세로, 대각선 라인을 만들면 각 영웅 공격력을 합산한 만큼 적 리더 캐릭터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카드 능력에만 집중한 기존 TCG와는 달리 카드를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전략 요소로 쓰이는 것이다. 카드 게임에 오목이나 빙고가 적절히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면 쉽다.

'베틀라인 어택' 덕분에 카드 게임과 오목이 적절히 결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베틀라인 어택' 덕분에 카드 게임과 오목이 적절히 결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더불어 '배틀라인 어택' 덕분에 코스트가 낮은 캐릭터도 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적이 배틀라인을 완성하지 못하게 막거나 초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때 졸병 캐릭터는 반드시 필요하다. 졸병 캐릭터로 일발 역전을 꿈꿀 수는 없기 때문에 강력한 영웅도 필요하지만, '라인 완성'이라는 목표를 두어 약한 카드도 버려지지 않고 쓰도록 만든 것이다. 기존 TCG와 다른 색다른 전략인 동시에 버려지는 카드를 줄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보인다.


▲ 다양한 코스트의 카드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전투가 '배틀라인' 하나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근처에 있는 캐릭터 끼리 치고 받는 것도 가능하기에 기존 카드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강렬한 파워배틀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라인' 구성과 함께 게임의 승부를 결정지을 강력한 '영웅'도 고려해 덱을 짤 필요가 있다.


'마블' 영웅과 그 개성을 카드에 녹였다

독특하면서도 잘 짜여진 전투 시스템 뿐만아니라, 마블 영웅의 다양한 모습과 매력을 잘 담아냈다는 점도 이 게임의 장점이다. '마블' 세계관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다른 게임이나 영화, 심지어 만화에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부분이다.

'마블'의 영웅은 정말 원없이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블'의 영웅은 정말 원없이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카드 곳곳에 원작 개성을 넣으려는 다양한 시도가 보였다. 우선 캐릭터 말투나 성격이 영웅 대사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토르'는 시종일관 고대 왕족 말투를 사용하며, '아이언맨'은 넘치는 재력과 재능을 과시하듯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일관한다.


캐릭터 특수 능력에도 특징이 잘 반영돼 있다. 가령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발사해 적군의 공격력을 감소시킨다. 반면, 블레이드는 주변 적의 피를 흡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사부터 능력까지 세심한 부분 하나 하나에 마블 IP의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삽화가 들어있는 소설을 읽는 느낌의 스토리 모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연출도 상당히 화려한 편이다. 스토리에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할 때나 배틀라인을 완성해 세 명의 영웅이 적 리더를 공격할 때 연출이 꽤나 박력 넘친다. 특히, 배틀라인 어택 시 연출은 캐릭터 일러스트와 광원 효과만으로 굉장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TCG이지만 타격감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TCG이지만 타격감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더 많은 콘텐츠, 세심한 운영이 필요

처음 만내본 '마블 배틀라인'은 '마블 IP로 TCG를?'이라는 걱정을 불식시킬 정도의 독자적인 게임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콘텐츠가 똑같은 방식의 카드 배틀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 모드, PvP는 말할 것도 없고,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 '특수 임무나 미리 세팅된 진형에 도전하는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하스스톤' 난투처럼 기본적인 틀은 가져가되 가끔 유저 주의를 환기시킬 새로운 게임 규칙이나 특별한 덱을 제공받아 진행하는 색다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더불어 제작진이 한 가지 더 신경쓸 점은 밸런스 조정이다. '마블 배틀라인'에는 카드 레벨업을 통해 능력치를 강화하는 요소가 있다. 카드 게임에서 유저가 가장 중요한 것은 '승복할 수 있는 경쟁을 벌일 수 있느냐'다. 이 부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성장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카드 강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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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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