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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8년의 역사, 과거 트렌드를 되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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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8년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를 보면 2018년 모바일게임 산업 비중은 전체 게임산업의 47%에 달한다. 25%를 차지하고 있는 PC온라인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게임 이용자 규모는 말할 것도 없다. PC게임은 12억 명에 불과하지만 모바일게임은 22억명에 달한다. 이 추이는 최소 2021년까지 게속될 전망이다. 블리자드나 닌텐도도 모바일게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정도로, 모바일은 게임시장의 핵심 분야로 굳건히 자리잡은 지 오래다.

모바일이 게임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기 까지 다양한 게임 장르가 모바일시장을 이끌어왔다. 스마트폰은 물론 피처폰시대 때부터 사랑 받았던 액션 RPG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퍼즐, 간단한 게임성을 자랑하는 러닝액션 등 다양한 게임들이 각자 나름의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과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인기 장르는 어떤 역사를 거쳐왔을까? 그 발자취를 조심스럽게 되짚어봤다.

모바일 시장 개척공신, 퍼즐·보드게임 (2011~2013)

모바일게임 시장 형성의 포문을 연 '앵그리버드'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모바일게임 시장 형성의 포문을 연 '앵그리버드'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됐던 2010년대 초반, 게임시장을 휩쓸었던 장르는 단연 퍼즐게임이었다. 기기 성능이 생각만큼 뛰어나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터치스크린이라는 조작법을 십분 활용하기에도 이만한 장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포문을 연 작품이 바로 2011년에 정식 출시된 '앵그리버드' 시리즈 되시겠다. 핀란드 게임회사 로비오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이 게임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공전 절후의 성공을 거두며, 모바일게임 시장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애니팡'은 국내 모바일 시장의 개척공신이라 봐도 무방하다 (사진: 게임 공식 홈페이지)
▲ '애니팡'은 국내 모바일 시장의 개척공신이라 봐도 무방하다 (사진: 게임 공식 홈페이지)

퍼즐게임의 인기는 2012년에 출시된 선데이토즈 '애니팡'이 이어받게 된다. '애니팡'은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3매칭 방식을 사용한 게임으로 카카오게임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 기틀을 마련해준 작품이다. 어르신들이 추석에 화투치는 대신 애니팡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만큼 넓은 유저층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애니팡'은 후속작 '애니팡 2'와 '애니팡 3'까지 출시하며 퍼즐게임의 대표작으로 남게 되고, 비슷한 방식의 퍼즐게임인 '캔디팡', '캔디크러쉬사가'등이 등장해 퍼즐게임의 명맥을 이어갔다.


▲ 퍼즐게임의 황혼기에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모두의마블'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매치 퍼즐게임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점차 동류의 게임들이 인기를 잃어갈 때 혜성처럼 등장한 작품이 있으니 넷마블의 '모두의마블'이다. 본작은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2013년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게임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모두의마블'은 현재도 활발히 서비스되고 있으며, 현재도 매출순위 상위권에 안착해있다. 초창기 모바일 시장 유행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한 셈이다.

모으고 또 모으자, 러닝 액션과 수집형 RPG (2013~2014)

퍼즐게임에 이어 많은 인기를 얻은 장르로는 러닝 액션게임이 있다. 위메이드가 제작한 '윈드러너'와 데브시스터즈 '쿠키런'이 2013년 초에 나란히 발매되면서 유행을 일으킨 것이다. 일전에 피처폰 시절에도 많은 인기를 얻은바 있던 '놈' 시리즈의 발전형이라 볼 수 있으며 스마트폰 특유의 유려한 그래픽이 더해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냈다. 이후 3D 종스크롤 러닝 액션게임인 '다함께 차차차'도 소정의 성공을 거두며 러닝 액션게임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몸집을 불리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쿠키런' 후속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아직도 성황리에 서비스 중이다 (사진제공: 데브시스터즈)
▲ '쿠키런' 후속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아직도 성황리에 서비스 중이다 (사진제공: 데브시스터즈)

러닝 액션게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단순한 게임성과 경쟁요소 외에도 '수집형' 요소가 적절하게 적용됐기 때문이다. 각종 악세사리와 펫부터 캐릭터까지 다양한 수집 요소를 게임에 녹여냈고 이 부분이 적중한 것이다. 이 같은 수집형 요소는 한계가 명확했던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수입구조로 작용하기 충분했다. 결국 러닝 액션게임 다음에 유행한 장르는 수집형 요소를 극대화 시킨 수집형 RPG였다.

'윈드러너' 또한 후속작 '윈드러너Z'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윈드러너' 또한 후속작 '윈드러너Z'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수집형 RPG의 대표작으로는 2013년 8월에 출시된 '몬스터 길들이기'와 2014년작 '세븐나이츠',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은 비슷한 시스템을 갖춘 작품이 많지만, 당시에는 이 게임과 비견할 작품이 없었기에 사실상 인기를 독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수집형 RPG 유행을 선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진제공: 넷마블)
▲ '몬스터 길들이기'는 수집형 RPG 유행을 선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진제공: 넷마블)


게임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뚫다, 액션 RPG (2014~2015)


▲ 2014년, '블레이드'의 성공은 게임계의 큰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2014년, 게임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액션스퀘어가 만든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액션RPG '블레이드'가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전에도 개척 공신인 '애니팡', '윈드러너', '몬스터 길들이기' 등의 흥행작들이 게임대상에 도전한 바 있으나 최우수상에서 그치기 마련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블레이드’의 대상 수상은 게임사들의 주요 관심분야를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기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블레이드' 성공은 액션RPG의 유행으로 이어졌다. '블레이드' 보다 한 발 빨리 출시됐던 게임빌의 '별이 되어라!'가 2014년 말에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넷마블 '레이븐'과 넥슨 '히트'가 2015년에 출시되며 액션RPG 흥행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이 두 작품은 모두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제작비를 투입해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들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를 자랑했으며, 각각 2015년과 2016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액션RPG 후속주자로 인기를 끌은 '레이븐'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액션RPG 후속주자로 인기를 끌은 '레이븐'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히트'는 액션RPG 유행의 마무리를 담당한 작품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히트'는 액션RPG 유행의 마무리를 담당한 작품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드디어 도래한 M의 시대, MMORPG (2015~2017)


▲ 'M'의 시대를 선도한 '리니지2 레볼루션' (사진제공: 넷마블)

액션RPG 스케일이 점차 커지게 되자 게임사들은 아예 규모를 넓혀 기존 IP를 활용한 MMORPG를 제작하게 된다. 2016년 출시된 '뮤 오리진'을 기점으로 '메이플스토리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차례대로 출시된다. 이 중에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바일게임 상업적 기록을 완전히 새롭게 경신하며 MMORPG 붐을 일으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이후 2017년에 출시된 '리니지M'마저 성공을 거두면서 바야흐로 'M'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이후 출시된 '블소 레볼루션'도 MMORPG의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후 출시된 '블소 레볼루션'도 MMORPG의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와 같은 모바일 MMORPG는 간단한 조작과 자동전투를 기반으로 쉬운 캐릭터 육성을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오히려 PC에서보다 더욱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현재까지도 MMORPG는 모바일 시장에서 그 명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17년 말에 출시된 '테라 M'을 비롯해서, 2018년에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과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이하 블소 레볼루션)'만 봐도 알 수 있다. 2019년 1월 현재 주요 마켓 매출 순위 최상위권은 모두 MMORPG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확실한 타겟팅, 미소녀 게임들 (2017~2018)

2017년 후반부터 2018년까지는 미소녀 게임이 대세를 이뤘다 (사진출처: 각 게임사 홈페이지)
▲ 2017년 후반부터 2018년까지는 미소녀 게임이 대세를 이뤘다 (사진출처: 각 게임사 홈페이지)

MMORPG가 모바일 매출 상위권을 꽉 쥐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장르의 게임이 있으니 바로 미소녀 게임이다. 미소녀를 앞세운 게임들이 국내에 출시되는 족족 흥행 사례를 이어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X.D.글로벌이 유통한 '소녀전선'과 '벽람항로', '붕괴 3rd'같은 중국발 작품들이다. 함선이나 총기 등 다양한 소재를 모에화한 캐릭터를 이용해 특정 유저층을 노린 것이 주요했던 것이다.

이 밖에도 요리를 모에화한 '요리차원'이나 다양한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원한 7일의 도시' 등이 경직된 매출구조 속에서도 나름대로 인기를 끌며 미소녀 게임의 유행을 계속 유지해 나갔다.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제작한 '에픽세븐'도 2D 미소녀와 수집형 요소를 앞세워 나름의 인기를 이어갔다.

MMORPG 강세 속에서 미소녀게임들이 두각을 나태는 가운데 2019년에 발매가 예정된 게임들은 보다 다양한 장르가 예견돼 있다. '리니지2M'이나 '테일즈위버M'처럼 또다른 MMORPG도 준비 중이며, '전함소녀', '명일방주' 같은 미소녀게임도 발매가 예고돼 있다. 물론, '크레이지아케이드비엔비M'나 인기 웹툰 캐릭터가 등장하는 '슈퍼스트링'같은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도 출시된다. 과연 2019년 모바일게임계를 휘어잡을 장르는 무엇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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