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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명일방주, 전투가 어렵지만 재밌으니 O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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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일방주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수집형 RPG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주류로 자리잡게 된 것은 지난 2017년부터다. 당시 명일방주는 개발 초기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소녀게임 마니아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는데,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세계관 덕분이었다.

이후 3년간 영원한 7일의 도시, 벽람항로, 프린세스 커넥트 등 수많은 미소녀게임이 국내에 출시됐지만, 명일방주에 대한 국내 미소녀게임 마니아의 관심은 꺼지지 않았다. 기자 역시 오랫동안 기다렸던 사람 중 한 명이었기에 국내 정식 출시되자마자 게임을 다운 받아 플레이 해봤다. 익히 알고 있었던 일러스트와 세계관 외에도 다른 매력 포인트가 인상적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깊이 있는 전략을 요구하는 전투였다.

▲ 명일방주 세계관 영상 (영상제공: 요스타)

지능지수 올라갈 듯, 전략성이 돋보이는 전투

명일방주는 몰려오는 적을 막아내는 디펜스 게임인데, ‘오퍼레이터’라고 불리는 캐릭터가 타워 역할을 한다. 오퍼레이터는 근거리 딜러 역할을 뱅가드와 가드, 큰 방패를 든 탱커인 디펜더, 원거리 딜러 스나이퍼와 캐스터, 아군을 보조하는 메딕과 서포터, 마지막으로 독특한 스킬과 특성을 지닌 스페셜리스트 등 총 8종 클래스가 있다. 

주의할 것은 같은 클래스라고 하더라도 캐릭터마다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가령 캐스터 클래스 중 ‘기타노’는 범위공격을 하는 반면, ‘아미야’는 단일 대상에 높은 대미지를 준다. 체력이 약한 몬스터가 다수 몰려올 경우 기타노가 적합하지만, 소수의 강력한 적이 몰려올 경우에는 아미야가 더 적합하다.


▲ 같은 캐스터 클래스지만 공격 범위와 스타일이 다른 두 캐릭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 스테이지마다 맵 구조와 등장하는 적의 종류가 달라지고, 심지어 이동경로가 일정 웨이브마다 변하기도 한다. 스테이지를 완료하는 것만이 목표라면 초반에는 이와 같은 것들을 세심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작전평가’ 만점을 달성하려면 철저한 사전준비와 함께 전투 내내 두 눈과 두뇌에 모든 집중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물론 ‘그냥 돈으로 높은 등급 캐릭터 뽑아서 밀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높은 등급 캐릭터가 성능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성비’와 ‘적재적소’다. 가장 높은 등급인 별 6개짜리 캐릭터로 12명을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특정 클래스에 치우치거나, 소비 코스트가 높은 캐릭터로만 돼 있는 경우, 그리고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 오퍼레이터를 배치할 경우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르지도 못하고 패배하게 된다.

▲ 낮은 등급 캐릭터는 대체로 낮은 코스트를 소비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몇 가지 예시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오퍼레이터를 배치하려면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코스트’를 소비하게 되는데, 전투 초반에는 코스트가 적다. 높은 코스트의 오퍼레이터로만 한 팀을 꾸렸다면, 적은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오퍼레이터를 배치할 코스트가 부족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아군의 패배를 지켜봐야 한다.

적이 진입하는 길목이 하나라고 해서 고성능 탱커 하나에만 의존하는 것도 패배의 지름길이다. 아무리 좋은 탱커라도 한 번에 막을 수 있는 적 숫자는 한정돼 있다. 아무리 딜러를 많이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공격 범위와 배치 장소가 한정돼 있기에 퍼부을 수 있는 대미지도 제한적이다. 메인 탱커인 디펜더와 서브 탱커 역할을 할 뱅가드와 가드로 2중 방어선을 구축하는 전략도 구사해야 한다.

▲ 높은 등급 탱커 하나만 믿고 싸우다간 순식간에 패배를 맛보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클래스 특징부터 캐릭터 스킬과 특성 모두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상당히 복잡한 전투 시스템으로 인해 초반 진입장벽이 다소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프롤로그 스테이지에서 게임 시스템에 대해 매우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며,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에 기반해 풀어내는 스토리가 흡입력이 있기에 이 정도 어려움은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디펜스 게임 특성상 컨트롤 같은 피지컬을 요구하는 요소가 없기에 초반 어려움만 극복한다면, 머리 쓰는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세계관과 캐릭터는 명불허전

명일방주는 빈번한 ‘재앙’으로 인해 ‘오리지늄’이라는 자원과 ‘광석병’이라는 질병을 동시에 얻게 된 테라 행성이 무대다. 플레이어는 광석병에 걸린 ‘감염자’와 일반인의 화합을 도모하는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집단에 소속된 박사가 돼 감염자들만의 세상을 만들려는 테러 집단 ‘리유니온’과 정면대결을 펼친다.

리유니온이 단순한 악의 집단으로 설정됐다면 다소 뻔한 스토리 전개가 예상되겠지만, 리유니온도 사정이 있다. 감염자는 초인적인 능력을 얻은 대신, 목숨에 치명적인 광석병에 걸린 이들이다. 일반인들로부터 핍박을 받으며 살아왔고, 특히 우르수스라는 국가는 이 감염자를 조직적으로 탄압했다. 

여러모로 복잡다단한 갈등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매력적인 외모와 암울한 분위기가 오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게임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아미야를 살펴보자. 왠지 슬퍼 보이는 눈이지만, 로도스 아일랜드의 리더로써 강인함도 느껴진다.

▲ 여려 보이지만 강한 의지를 지닌 캐릭터 아미야 (사진: 게임메카 촬영)

디펜스 장르,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커 보인다

국내에서 디펜스 장르는 비주류 장르다. 명일방주 역시 디펜스 장르라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았는데, 실제로 턴제 또는 실시간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되는 다른 미소녀게임에 비해 스킬 연출이 화려한 비주얼, 빠른 템포에서 오는 박진감 등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경쟁 요소가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PvP 콘텐츠는 물론이거니와 플레이어가 꾸린 팀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도 확인하기 어렵다. 친구를 맺거나 지원 소대에 표시되는 플레이어의 전투력을 보며 감탄하는 수준에 그칠 뿐이어서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전투가 정적이라는 디펜스의 단점은 앞서 언급한 깊이 있는 전략성이 충분히 대체할 수 있었다. 또한 경쟁 요소의 부재는 추후 대형 이벤트나 콘텐츠 추가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 명일방주는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매력적인 세계관과 분위기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는 물론, 두뇌 플레이라는 독특한 재미가 눈길을 끄는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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