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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게임 주요뉴스 ⑤ 마법의 단어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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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게임계를 강타한 수많은 단어 중에서도 가장 큰 여파를 가져온 건 역시 NFT다. 이전에도 없던 개념은 아니지만, 올 하반기부터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너도 나도 NFT게임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의 집중되며 그 회사들의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기도 했다. 

이토록 높은 관심과는 별개로 NFT가 넘어야 할 과제는 상당히 많다. 각종 법정 규제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까지 극복해야 한다. 미래 핵심 트렌드이자 핵심 산업으로 손꼽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허들도 많다. 2021년 가장 화끈했던 단어 NFT와 관련된 내용을 다시 한번 톺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투자를 부르는 그 단어 NFT

▲ 게임업계 NFT 열풍을 소재로 한 2021년 11월 12일자 게임메카 이구동성 만평

위에서 말했듯이 게임업계에서 NFT가 화두로 떠오른 지는 그리 오래돼지 않았다. 해외에서 유행한 크립토키티나 엑시인피니티처럼 NFT가 적용된 게임들은 올해 초 은근한 화제를 모았지만,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위메이드의 미르4가 글로벌 출시와 동시에 게임에 적용될 가상화폐 거래소와 NFT 거래 사이트를 공개하면서부터다. 

본격적으로 NFT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초였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실적과 별도로 NFT게임을 언급했던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를 필두로 위메이드, 펄어비스,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선데이토즈, NHN 등이 NFT게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으며, 엔씨소프트넷마블도 이 레이스에 합류했다. 

개중에는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한 게임사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NFT를 언급한 회사 대부분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주가 상승을 이룩했다. 일찌감치 NFT를 게임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던 위메이드는 물론이고, 사명을 바꾼 컴투스홀딩스, 데브시스터즈, 선데이토즈 등이 모두 수혜 아닌 수혜를 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가장 주가가 많이 상승한 상위 10개의 종목사 가운데 7곳이 NFT 관련 기업이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P2E

▲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P2E는 세계적인 대세라고 표현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업계가 NFT로 일제히 시선을 돌린 이유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함이다.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화 하고, 이걸 직접 암호화폐를 활용해 거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지난 21일, 미르 4 글로벌 버전에 캐릭터 NFT를 도입해 이를 소유하거나 거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서 파생된 개념이 바로 플레이 투 언, 일명 P2E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직접 꾸민 캐릭터나 아이템을 사고팔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해외에서 화제가 된 NFT게임 모두 이 P2E를 표방하고 있으며, 실제로 동남아에서 유행 중인 NFT게임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P2E 모델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 엑시인피니티는 P2E를 세상에 알린 게임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다만, 이 P2E에 대한 업계 내 반응은 아직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주요 기술이 모두 집약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의견과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인 즐거움을 훼손한다는 의견으로 개발자와 업계, 유저가 모두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NFT게임이 P2E를 활용하기 위해선 가상화폐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데, 이렇다보니 P2E는 가상화폐가 지난 여러 논란과 문제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유통 가상화폐의 가치가 초창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적잖은 금액을 투자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에 특정금융정보법이 실행되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심해진 것도 P2E 허가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 중 하나다. P2E 게임 내 거래소 역시 이러한 특금법 규제 대상이 되기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극복해야할 정치적 문제들

▲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은 "NFT게임은 현행법상 등급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계각층의 반응과 대립과는 별개로 NFT가 국내 게임에 적용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문턱이 크게 세 가지 있다. 우선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사행성 관련 규정이다. 현행 게임법상으로는 각종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환전하는 행위나 관련 시스템을 넣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그렇다 보니 현재 NFT게임들은 등급조차 받을 수 없으며, 그렇기에 국내 게임사들 모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법을 개정하면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해당 법안은 2006년 한국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던 바다이야기에서 파생됐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단순히 게임계에 악영향을 미친 것을 넘어서 정부와 사회에도 큰 여파를 끼쳤다. 이를 고려하면, 현행 게임법에 있는 환전 억제 조항이 쉽사리 고쳐질 확률은 낮다. 

환전을 떠나서도 NFT가 적용된 가상자산과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인 정의 역시 아직은 마련되지 않았다. 정확히는 관련 법안들이 다수 발의되어 있으나, 의결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인 채 고립돼 있다. 해당 법안들이 제정이 되어야 게임법에 적시된 환전 관련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이 직접 "NFT 포함된 게임은 법적으로 등급을 내줄 수 없다"고 말했을 만큼 NFT게임을 준비하는 업계 입장에선 여러모로 국내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립되는 의견 속 NFT의 운명은?

▲ NFT를 둘러싼 의견은 계속 나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보니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업계는 물론 사람들의 반응 또한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처럼 아예 전 세계적으로 대세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NFT 얘기만 나와도 손사래를 치는 개발자들도 있다. 재밌게도 대선주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선 주자 이재명은 "P2E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한 반면, 국민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는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 말했다.

이런 의견의 대립과는 별개로 NFT는 2022년 디지털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 키워드가 게임업계 차세대 동력으로 부상할 지, 궤멸적 파란을 가지고 올 불씨가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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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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