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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환경 파괴로 망가진 세상을 구하는 ‘숲 속의 배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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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배달부 메인 이미지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공식 트위터)
▲ 숲 속의 배달부 메인 이미지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공식 트위터)

기후위기. 막연한 이야기지만 어쩌면 이미 찾아온 문제다. 5월부터 30도가 넘는 날씨를 만나보거나, 1월이나 2월부터 꽃이 피는 등의 상황은 이제 그렇게까지 놀랍지도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이 점차 익숙해질수록 몇몇 사람들과 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 ‘기후위기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소리를 냈다. 직접적인 캠페인이나 기부 외에도, 자신들의 상품이나 창작 활동 등 다양한 간접적 행동을 통해서 말이다.

게임 또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되는 창작물 중 하나다. 좁게는 유저가 이벤트를 진행하며 모은 포인트로 기부를 진행하거나, 나무를 성장시키면 한 그루의 나무를 기증하는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캠페인부터, 넓게는 게임 자체에 메시지를 넣는 것까지 말이다.

비단 게임이 아니더라도 게임사가 직접 환경 단체를 출범하기도 한다 (사진출처: 비메오 공식 영상 갈무리)
▲ 비단 게임이 아니더라도 게임사가 직접 환경 단체를 출범하기도 한다 (사진출처: 비메오 공식 영상 갈무리)

특히 직접적인 자본이나 리소스의 투자를 요구하지 않기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인디게임에서 점차 흔하게 만나볼 수 있다. 오늘의 주인공 ‘숲 속의 배달부’ 또한 이 ‘기후위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숲 속의 배달부’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걸까? 게임메카는 부산에서 10년 넘게 인디 게임을 만들어 온 개발사 나라이엔씨 김영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인간의 욕심으로 망가진 세상을 구하는 ‘코레’의 이야기

‘숲 속의 배달부’는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환경이 파괴되며 이상기온이 시작되며 발생하는 기후문제로 대홍수가 일어난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게임의 배경은 이 세상과 연결된 중간계의 숲 ‘엘레우시스’다. 게임은 중간계를 다스리는 주인 ‘마마’와, 그 마마의 딸이자 주인공인 ‘코레’, 그리고 ‘포링’이라 불리는 숲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숲 속의 배달부는 게임의 제목이자 주인공 코레를 지칭하는 말이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텀블벅 페이지)
▲ 숲 속의 배달부는 게임의 제목이자 주인공 코레를 지칭하는 말이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텀블벅 페이지)

앞서 말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게임은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와 그 딸 코레(페르세포네)를 중심으로 형성된 ‘엘레우시스 밀교’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고, 게임 콘셉트를 정한 후 세계관을 고민하던 중, 지인과의 대화로 떠올리게 된 데메테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숲 속의 배달부’는 이 엘레우시스 밀교에 내재된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구조다.

게임은 배달부 코레가 자신이 관리하고 조합한 ‘포링’을 세상으로 내려보내 대홍수로 망가진 세상을 정상화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코레의 조합과 배달을 통해 망가진 세상에서 태어난 생명은 코레와 함께 귀여운 일러스트로 등장하는데, 게임은 이 각각의 일러스트를 수집할 수 있게 해 다양한 조합을 찾게끔 하는 계기를 만든다. 또, 3D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오픈월드 환경을 살릴 수 있도록 시간의 흐름과 날씨의 변화를 추가했다. 이 변화하는 환경을 다양하게 둘러볼 수 있게끔 하는 요소인 채집 및 수집형 요소 또한 더해졌다.

포링을 조합해 다양한 포링을 만들고, 이 다양한 포링을 세상으로 내려보내야 한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텀블벅 페이지)
▲ 포링을 조합해 다양한 포링을 만들고, 이 다양한 포링을 세상으로 내려보내야 한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텀블벅 페이지)

환경 문제를 다루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가볍게 구현했다

게임을 만들기 전부터 김 대표는 기후와 환경 문제가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무작정 깊게 다가가기 보다는 가볍게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유저들이 기후와 환경 문제에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가벼운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더해, 이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힐링게임이라는 콘셉트에 부합하도록 하데스의 부하를 처치하는 등 전투요소는 일절 넣지 않았다.

‘숲 속의 배달부’는 사실 인원 부족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로 인해 단 세 명의 제작진이 각자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개발을 진행했다. 우선 원화가의 경우 3D 모델링을 할 수 있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직접 모델링을 하고 있고, 기획자는 밴드 활동(건반)을 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배경음악 콘티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김 대표 또한 디렉팅과 더불어 프로그래밍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세 명의 개발진이 오픈월드를 구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공식 트위터)
▲ 세 명의 개발진이 오픈월드를 구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공식 트위터)

다만 그럼에도 시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어 첫 데모는 여러모로 아쉬운 평을 받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주저앉지 않았다. 완성도에 대해 자성하고, 데모 플레이를 진행한 유저의 평을 적극 반영한 알파 버전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이 버전을 통해 데모 버전에서 제시되었던 문제를 개선하고, ‘포링’ 성장과 힐링게임이라는 본질에 더욱 가까운 게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김 대표는 “숲 속의 배달부를 통해 재미와 더불어 세상에 대한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그렇다고 게임을 통해 뭔가를 가르치는 등의 형태는 아니다. (게임을 통해 제시되는) 주제를 통해 모두가 고민해 볼 수 있는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며, 유저들이 점차 구체화되는 기후위기에 대해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소회를 표했다.

더해, “부족한 데모 버전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어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자 하는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 분 한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숲 속의 배달부’를 제대로 완성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유저가 많은 사진을 수집할수록 더 많은 곳의 기후와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텀블벅)
▲ 유저가 많은 사진을 수집할수록 더 많은 곳의 기후와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숲 속의 배달부 텀블벅)

인터뷰 마무리에서 김 대표는 “2022년 들어 가뭄에 고통을 받았고 또 장마가 시작되어 물난리가 나지 않을까 걱정 중”이라 밝히며 우려와 함께 기후 변화에 대해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되기를 바랐다. 모쪼록 그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비단 ‘숲 속의 배달부’뿐만 아니라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도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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