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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장군멍군 VR 삼국지! 10가지 기준 통과한 최종 승자는?

※ [멀미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이제껏 수백여 VR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가상현실 삼국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먼처 출시된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2강 체제를 이룬 가운데 PS VR까지 등장하며 VR 삼자대결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 발 앞섰던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가 국내 출시에 미진한 사이, PS VR이 먼저 정식 발매되어 국내에 들어온 첫 번째 고성능 VR 기기가 됐습니다. 멀미왕도 PS VR 출시 이후 가상현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훨씬 뜨거워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세 기기 모두 출시되었으니 가장 궁금한 점은 이거죠. 각자 장단점은 무엇일까? 어떤 제품을 사야 좋을까? 기기의 어떤 점을 우선하는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히 좋고 나쁨을 가르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VR 기기에서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착용감, 편의성, 디자인, 시야각, 그래픽, 트래킹, 모션 컨트롤러, 설치 난이도, 콘텐츠, 가성비까지 10가지 기준을 토대로 세 기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았습니다.

크든 작든 동서양 어떤 얼굴형도 커버한다, 착용감은 PS VR


▲ 쓴 듯 쓰지 않은 듯, 착용감 좋은 PS VR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가장 먼저 착용감은 PS VR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PS VR은 기기를 얼굴에 대고 헤어밴드로 고정시키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고 머리 전체에 골고루 퍼져 압박감이 덜합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얼굴에 닿는 부분이 오목해서 서양형 얼굴에 잘 맞고, 바이브는 넓적한 형태라 동양형 얼굴이 편한데, PS VR은 여유로운 안면 공간과 헤어밴드 덕분에 어느 쪽과도 잘 어울립니다. 안경을 쓰고 사용하기에도 편하고요.

앉아서 VR 기기만 뒤집어 쓰면 끝, 사용 편의성은 오큘러스 리프트

가상현실 세계에 곧바로 뛰어들 수 있는 신속함에 있어선 오큘러스 리프트가 한 수 위입니다. PC 앞에 앉아 VR기기를 쓰기만 하면 곧바로 작동하죠. 여기에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기에 음향장치와 전원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바이브나 PS VR에 비해 따로 챙겨야 할 부속 기기가 적습니다. 반면 다른 기기들은 이어폰도 직접 연결해야 하고, 특히 바이브는 일정한 공간 내 움직임을 인식하는 룸스케일 VR이 잘 작동하는지 매번 확인해야 돼서 게임을 즐기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선발주자의 노하우가 느껴지는 섬세함, 디자인은 오큘러스 리프트


▲ 깔끔한 디자인의 '오큘러스 리프트'면 나도 패션왕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모든 기기가 그렇듯,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평가가 천차만별로 갈립니다. 다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심미적 만족감과 내구성 등을 고려했을 때 오큘러스 리프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 안정적인 구조와 겉의 고급스러운 천 재질, 이어폰이 필요 없는 일체형 음향장치, 그리고 렌즈에 이물질이 들어갈 틈이 없는 섬세한 설계가 일품입니다. 아무래도 VR 기기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제품 완성도가 높은 편이죠.

탁- 트인 가상현실이 몰입도 잘되는 법, 시야각은 PS VR

가상현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넓은 시야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렌즈 가장자리가 좁아 시야각 역시 좁고, 코밑 공간에서 새들어 오는 빛 때문에 콘텐츠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반면 PS VR은 렌즈 가장자리 옆 공간이 넓어 오큘러스 리프트보다 넓은 시야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빛이 새어 들어오지도 않죠. 바이브 또한 안면부를 얇은 파츠로 교환하면 PS VR 못지 않은 시야각이 나옵니다만, 기본 구성으로만 따지자면 PS VR이 가장 우수합니다.

하이엔드 PC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그래픽은 바이브


▲ 그래픽의 강자는 바이브, 다만 하이엔드 PC가 있다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래픽은 하이엔드 PC를 권장하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가 PS4 기반인 PS VR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PS VR로도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기기에 무리는 없습니다만, 해상도가 낮아 픽셀이 튀곤 하죠. 여기에 PS VR의 그래픽 연산처리 능력은 다른 두 기기의 최소 사양에도 못 미쳐요. 다만 PS VR은 향후 그래픽 성능 향상을 예고한 PS4 PRO가 출시되면 고화질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제 남은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를 비교하자면 성능은 대등하지만 시야각이 넓은 바이브가 더 좋은 화면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가상현실은 룸스케일 VR로 완성된다, 트래킹은 바이브

트래킹(Tracking, 추적)이란 문자 그대로 신체 움직임을 인식하여 가상현실에 반영하는 기술입니다. 고개를 돌리거나(헤드 트래킹) 몸을 움직일 때(포지션 트래킹) 머리 움직임에 따라 게임 속 시야가 바뀌고, 몸을 움직이는 것에 맞춰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죠. 트래킹이 정밀할수록 멀미도 없고 실제 그 세계에 있는듯한 깊은 몰입이 가능합니다. 이 트래킹을 바닥에서부터 천장과 벽을 포함해 360도 범위로 극대화한 것이 룸스케일 VR이며, 현재는 오직 바이브만이 갖춘 강점이죠.

오큘러스 리프트도 룸스케일 VR이 가능하긴 하지만 추가로 모션센서를 하나 더 구비해야만 한다. 이어서 PS VR은 트래킹 지원되는 공간이 바이브보다 훨씬 좁고, 적외선을 사용하는 다른 기기와 달리 가시광선을 쓰기 때문에 외부 환경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고개를 급히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약간씩 화면이 밀리기도 하며, 전용 컨트롤러 PS 무브도 이따금씩 인식이 부자연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손에 착 감기는 구조가 핵심, 컨트롤러는 오큘러스 리프트


▲ 출시가 가장 늦은 만큼 잘 만들어진 '오큘러스 터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가상현실에서 마치 내 손처럼 움직이는 VR 전용 컨트롤러는 일반 게임패드보다 훨씬 생생한 체험을 가능케 합니다. 바이브 컨트롤러는 적당히 무게가 있어 안정적이지만 그립 버튼을 누르기가 좀 불편하죠. 이어서 PS 무브는 태생이 VR 전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버튼이 부족해서 게임을 하다 메인 화면을 조작하려면 게임패드를 함께 써야 합니다. 반면 오큘러스 터치는 자연스러운 손가락 트리거와 인체친화적인 구조 덕분에 가상현실에서 다양한 활동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습니다.

PS4에 꼽기만 하면 완료, 첫 설치 난이도는 PS VR

VR 기기를 처음 쓰는 분들이 놀라는 부분이 설치가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연결할 선도 많고, 몸을 움직일 여유 공간도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첫 설치에서 애를 먹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따라서 설치가 얼마나 간편한가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죠. 일단 세 기기 중 첫 설치는 PS VR이 가장 수월합니다. 아무런 소프트웨어 없이 그냥 PS4에 꼽기만 하면 설치 완료거든요. 심지어 TV 연결조차 필요 없습니다. 반면 바이브는 스팀, 오큘러스 리프트는 오큘러스 홈 소프트웨어를 PC에 깔아줘야 하죠. 여기에 바이브를 제대로 즐기려면 방 여기저기를 오가며 모션센서를 달아줘야 되는데 작업이 상당히 고됩니다. 값비싼 센서가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키려면 못질을 해야 할 수도 있고요.

스팀에 쌓여있는 수백 가지 즐길 거리, 콘텐츠는 바이브


▲ VR 시대에도 스팀의 전설은 계속된다, 쭈욱-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얼마나 많은 즐길 거리가 있냐는 겁니다. 이 부분은 글로벌 플랫폼 ‘스팀’을 끼고 있는 바이브의 압승입니다. 현재 각 기기 플랫폼에 등록된 가상현실 콘텐츠는 스팀(바이브) 750개, 오큘러스 홈(오큘러스 리프트) 150개 가량이며, PS VR은 곧 출시될 것까지 합쳐 50개입니다. 특히, 스팀에는 게임 외에도 교육, 문화, 영상, 체험 등 다양한 분야의 가상현실 콘텐츠가 마련돼 있습니다. 게임만 한정하면 PS VR에 ‘배트맨 아캄 VR’, ‘파포인트’, ‘섬머레슨’ 등 킬러 타이틀이 많긴 하지만 콘텐츠 양으로 보면 바이브가 가장 많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또한 페이스북을 등에 업고 앞으로 플랫폼을 크게 키울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지포스 GTX1080 하나면 PS4가 두 대인데… 가성비는 PS VR

아무리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의 성능이 뛰어나다 한들 PS VR은 가격이라는 최고의 무기가 남아있습니다. 오큘러스 터치를 포함한 오큘러스 리프트는 798달러(한화 약 90만 원), 바이브는 1달러 비싼 799달러(한화 약 90만 원)이죠. 이에 반해 PS VR은 본체와 카메라, PS 무브를 다 합쳐도 약 60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PC용 VR 기기의 경우 고사양 PC가 필요한데요. 최고사양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1080 하나가 거의 PS4 두 대 값인 것을 보면 VR을 돌리기 위한 PC를 사는 쪽도 가격이 만만찮습니다. 해상도가 아쉽지만, 가성비 좋은 기기를 찾는다면 PS VR이 좋은 선택입니다.

종합 평가, VR 삼국지를 평정할 최종 승자는?


▲ 과연 VR 천하통일을 이룰 기기는 무엇일까? (사진출처: 코에이 '삼국지' 공식 홈페이지)

종합하면 PS VR은 착용감이 좋고, 시야각이 넓으며, 설치 난이도가 낮고,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이어서 오큘러스 리프트는 쓰기만 하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편의성과 튼튼한 디자인, 사용하기 편한 컨트롤러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이어서 바이브는 높은 그래픽 성능과 정밀한 트래킹, 다양한 콘텐츠를 강점으로 앞세웠습니다.

점수는 4:3:3으로 PS VR이 가장 높지만, 개인적인 승자는 VR 기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그래픽과 트래킹, 콘텐츠 삼박자를 갖춘 것은 바이브로 꼽고 싶습니다. 유저가 실제로 그 공간에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현실과 같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여러 사물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이브가 자랑하는 룸스케일 VR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VR 기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의 몰입과 상호작용을 가능케 합니다.

이렇게 10가지 기준을 들어 세 기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좋은 기기란 나와 궁합이 잘 맞는 것 아닌가요? 성격 잘 맞는 좋은 친구와 함께 떠나는 가상현실은 언제나 즐거울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PS VR에 고마운 점은 말로만 듣던 고품질 가상현실를 더 많은 유저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겁니다. PS VR이 물꼬를 텄으니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도 어서 정식 발매되어 한국에도 진정한 'VR 삼국지'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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