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2017년 3분기, 국내 게임 상장사 실적발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2조’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가 모두 올해 3분기에 호실적을 거두며 연 매출 2조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특히 넥슨과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4분기에 큰 이변이 없다면 ‘2조 클럽’ 입성이 확실시된다. 즉, 국내 게임업계 선두를 이루는 ‘3N’ 성장이 두드러졌던 분기였다.
우선 넥슨은 작년에 아쉽게 실패했던 ‘연 매출 2조’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에만 누적 매출 1조 2,000억 원을 돌파했고, 3분기에도 매출 603억 9,800만 엔(한화로 6,151억 원)을 달성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합치면 넥슨의 올해 누적 매출은 1조 8,000억 원 이상이다. 여기에 작년 4분기 매출이 4,572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넥슨은 올해 ‘2조 클럽 입성’이 확실시된다.
넷마블게임즈 역시 ‘연 매출 2조’에 근접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 흥행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62% 증가한 5,817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넷마블게임즈 역시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 8,000억 원에 도달했다. 즉, 넷마블게임즈 역시 4분기에 이변이 없다면 넥슨과 나란히 ‘2조 클럽’ 입성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앞선 두 업체보다는 연 매출 2조와 약간 차이가 있다. 엔씨소프트의 2017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 2,254억 원이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3분기에 모바일게임에서만 5,51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3분기 총 매출 역시 7,273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지금도 ‘리니지M’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현재 기세를 유지하면 ‘2조 클럽’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글로벌과 모바일, 둘 중 하나에 확실한 ‘매출원’ 있었다
다시 말해 소위 3N이라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가 모두 ‘연 매출 2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반은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상반기부터 탄탄히 쌓아온 성과에서 비롯됐다. 더 압축적으로 말하면 글로벌과 모바일이다. 올해 초부터 세 게임사에는 글로벌 혹은 모바일에서 실적을 견인할 확실한 ‘미들맨’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중국 성과가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 3분기에도 넥슨은 중국 ‘던전앤파이터’ 국경절 업데이트가 성공을 거두며 중국 매출이 작년 3분기보다 60%나 뛰어올랐다 여기에 국내에 출시된 모바일 신작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모양새였다. 3분기의 경우 7월에 출시된 ‘다크어벤저 3’, 9월에 출시된 ‘AxE’를 바탕으로 국내 모바일 매출이 73% 늘어났다.
▲ '던전앤파이터'가 전시된 텐센트 지스타 2017 차이나조이 부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넷마블게임즈의 실적을 책임진 주인공은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넷마블게임즈 매출 중 45%가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이 게임은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커버했다. 넷마블게임즈 올해 3분기 매출 중 해외 매출은 71%인데, 이 부문을 견인한 주인공 역시 일본, 동남아에서 호성적을 거둔 ‘리니지2 레볼루션’이었다.
▲ '리니지2 레볼루션' 일본 공식 이미지 (사진제공: 넷마블게임즈)
마지막으로 엔씨소프트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현실화한 주인공은 ‘리니지M’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을 지역별로 나누면 ‘리니지M’이 출시된 국내 매출이 6,310억 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여기에 ‘리니지M’이 포함된 모바일게임 매출은 5,510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 2분기보다 488% 증가한 수치다. 역대 모바일게임 중 가장 많은 일 매출을 기록한 ‘리니지M’이 엔씨소프트의 구원투수로 크게 활약한 셈이다.
▲ '리니지M'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만약 3N이 목표대로 연 매출 2조를 달성한다면 세 게임사의 매출 합계는 6조 원에 달한다. 2016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1조 6,496억 원이다. 즉, 3N 매출 합계가 전체 게임 시장 40%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2017년 국내 게임 시장 증가율은 2.9%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국내 게임 시장 성장은 둔화되는 와중 3N의 성장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3N의 호실적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성과가 대형 기업에 집중되며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3N과의 격차 더 벌어졌다, 국내 게임업계 양극화 심화
3N이 ‘연 매출 2조’를 눈앞에 둔 와중 고질적인 신작 부재를 극복하지 못한 중소 게임사는 실적악화를 면치 못했다. ‘로한 오리진’의 뒤를 이을 차기작을 찾지 못한 플레이위드는 이번 3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35%나 급락했고, 영업이익도 94.8%가 줄었다. 신작 공백을 메우지 못한 와이디온라인은 영업손실 2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고, 게임빌 역시 주력으로 삼던 ‘글로벌 신작’ 부재에 발목이 잡히며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34.9% 하락했다.
다른 게임사 역시 작년 동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거나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았다. 조이맥스는 모바일게임 매출 감소로 작년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고, 올해 상반기에 온라인 신작 ‘뮤 레전드’를 앞세웠던 웹젠 역시 그 뒤를 받칠 뉴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4.1% 감소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작년 3분기보다 매출이 올랐음에도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거나 오히려 적자를 기록한 업체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조이시티와 한빛소프트다. 조이시티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발판으로 삼아 매출은 7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 증가에 그쳤다. 한빛소프트 역시 ‘클럽오디션’ 영향으로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여기서 살펴볼 부분은 영업비용이다 조이시티와 한빛소프트 모두 영업비용 중 ‘지급수수료’ 증가가 눈에 뜨인다. 조이시티는 작년 3분기보다 168%, 한빛소프트는 83%가 증가했다. 지급수수료의 대표적인 항목은 구글과 애플 등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다. 매출에 따라 고정적으로 수수료가 지불되는 모바일은 게임사 입장에서 영업이익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두 업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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