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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활로 못찾은 게임사, 2018년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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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메가 히트작이 많았다. ‘리니지M’으로 모바일 시장을 뒤흔든 엔씨소프트, ‘배틀그라운드’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블루홀 등이 있었다. 이처럼 빛나는 스포트라이트에 오른 게임사도 있었지만 그림자도 짙었다. 기존 캐시카우는 힘이 빠지고, 위기를 돌파할 신규 매출원은 요원하다. 말 그대로 ‘위기의 게임사’인 것이다. 이들에게는 당장 올해를 버틸만한 돌파구가 시급하다.

벼랑 끝에 몰린 원조 강자들

우선 살펴볼 부분은 위기에 몰린 원조 강자들이다. 모바일게임에 뿌리를 두고 시작해 ‘별이되어라!’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굳혔던 게임빌은 현재 사활을 걸어야 할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별이되어라!’의 뒤를 받쳐줄 싱싱한 매출원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아키에이지 비긴즈’, ‘워오브크라운’, ‘애프터펄스’, ‘MLB 퍼펙트 이닝 LIVE’ 등 다양한 신작을 출시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러한 부분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는 작년 매출이다. 게임빌은 작년 1분기, 2분기, 3분기까지 세 분기 모두 2016년 동기보다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1분기와 2분기는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고, 3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됐다.

특히 엑스엘게임즈와 준비한 ‘아키에이지 비긴즈’가 시장에 안착하는데 실패하며 게임빌 입장에서는 시장에 어필할 큰 한 방이 필요하다. 그 주인공은 올해 1월에 출시되는 ‘로열블러드’다. 개발진 100명이 투입된 이 게임마저 참패를 면치 못한다면 게임빌로서는 큰 타격이다. ‘로열블러드’가 시장 기반을 잡아줘야 게임빌이 올해 준비 중인 모바일 신작 다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로열블러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게임빌)

게임빌과 연결고리가 있는 엑스엘게임즈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본래 엑스엘게임즈는 송재경 대표를 중심으로 ‘아키에이지’를 성공시키며 뚝심 있는 온라인게임 개발사로 자리했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문명 온라인’이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접은 후 마땅한 신작을 찾지 못했다. 실제로 전자공시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2016년에 적자 전환됐다.

이에 엑스엘게임즈는 작년에 경영을 맡아줄 최관호 공동 대표를 영입하고 위메이드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으나 아웃풋이 없었다. 작년 10월에 게임빌과 함께 준비한 ‘아키에이지 비긴즈’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신규 매출원 확보에 힘이 빠진 것이다. 그 결과 엑스엘게임즈 역시 내부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온라인 차기작 ‘X4’도 힘이 빠진 상황이다.

엑스엘게임즈 역시 아직은 믿을 만한 신작 하나가 있다.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다. 동명의 판타지소설로, 송재경 대표가 직접 추진 중인 ‘달빛조각사’는 2016년에 라인과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출시 전부터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아직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틀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며 출시 시기도 묘연하다. 엑스엘게임즈 입장에서는 최대한 ‘달빛조각사’ 출시를 당겨야 할 타이밍이다.


▲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와 '달빛조각사'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엑스엘게임즈)


대형 모바일 퍼블리셔 꿈꿨던 네시삼십삼분의 침체

‘활’, ‘영웅’, ‘블레이드’ 등을 바탕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며 넷마블게임즈의 버금가는 모바일 퍼블리셔를 꿈꿨던 네시삼십삼분에는 작년에 칼바람이 불었다. 2015년, 2016년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고 원래 작년 출시를 예고했던 ‘블레이드 2’와 ‘DC 언체인드’ 등이 모두 시장에 나오지 못했다.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주요 게임 출시도 미뤄진 셈이다. 이에 네시삼십삼분은 퍼블리싱 사업을 축소하고, 관련 조직도 정리했다.

여기에 함께 묶인 회사 중 하나가 썸에이지다. 네시삼십삼분의 개발 자회사, 썸에이지는 2014년에 출시된 ‘영웅’ 이후 히트작이 부재하고 작년 상반기에 자회사 다스에이지가 출시한 MMORPG ‘바타르’마저 고배를 마셨다. 작년 3분기 썸에이지는 약 22억 4,600만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장 후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정리하자면 네시삼십삼분과 썸에이지 모두 위기에 몰려 있다.

따라서 두 회사 모두 신작 출시에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네시삼십삼분은 ‘블레이드 2’, ‘DC 언체인드’, ‘활 2’ 등 퍼블리싱 사업 축소 이후 손에 쥐고 있는 신작 흥행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또한 썸에이지 역시 ‘DC 언체인드’와 함께 작년에 소프트런칭에 접어든 SF 전략 게임 ‘인터플래닛’ 정식 출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 'DC 언체인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신작부터 사업 다각화까지, 중견 게임사 살아남기

작년은 중견 게임사의 혹한기였다. 우선 소위 ‘카카오 키즈’라 불리는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데브시스터즈는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파티게임즈 역시 2017년 내내 적자 행진을 달렸다. 가장 상황이 좋은 선데이토즈마저 작년 3분기에 영업이익이 40% 하락했다. 세 게임사 모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략은 각각 다르다. 우선 선데이토즈는 퍼즐 게임에 강하다는 장점에 글로벌 IP를 결합한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 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사전예약 200만을 기록 중이라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이어서 데브시스터즈는 대표 IP ‘쿠키런’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 ‘쿠키런’으로 디펜스, RPG, 퍼즐 등 다양한 신작을 출시할 것이라 예고했으나 아직까지 출시된 것은 없다. 에정보다 늦어진 신작 출시에 속도를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파티게임즈는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작년에 추진한 바이오, 건강보조식품에 이어 최근에는 가상화폐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선데이토즈)

중견 상장사 역시 생존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다. 신작 공백으로 인한 적자를 면치 못하던 와이디온라인은 최근 신상철 대표가 사임하며 경영진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이어서 엠게임은 작년 상반기에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고, 룽투코리아와 협의 중이던 ‘열혈강호 for Kakao’ 국내 계약도 파투나는 아쉬운 사건이 있었다.

FPS 명가로 통하던 드래곤플라이는 작년에 ‘에이스’, ‘스페셜포스 for KaKao’, ‘스타일 피.오.피’ 등 신작을 연이어 출시했으나 모바일 히트작을 낸 적이 없다는 약점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에 드래곤플라이는 자금마련을 위해 자사 사옥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도 건물이 팔리지 않은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조이맥스는 2017년 동안 3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올해는 회사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엠게임과 드래곤플라이는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엠게임은 ‘열혈강호’, ‘귀혼’ 등 자사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과 VR 게임 개발에 매진하는 동시에 가상화폐 사업, 스마트팜(농업), VR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또봇’ IP를 활용한 VR 게임과 함께 최근에는 HTML5 신작을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사업 다각화와 동시에 자사 주력 IP에 집중하는 움직임이다.


▲ '스페셜포스 2' HTML 5 스크린샷 (사진제공: 드래곤플라이)

와이디온라인과 조이맥스는 다작으로 승부한다. 우선 비상상황에 돌입한 와이디온라인은 계획해둔 신작을 출시하는 것이 급선무다. ‘외모지상주의’, '노블레스' 등 네이버웹툰을 기반으로 한 RPG 신작, 자사 대표 IP ‘프리스톤테일’ 모바일 신작, 전략 게임 ‘재난구역 13’ 등이 있다. 이어서 조이맥스는 올해 상반기에 ‘프로젝트W’, ‘이차원전희’ 등 수집형 RPG 신작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자사 대표작 '윈드러너' 후속작, '윈드러너 3' 등 신작 3종을 작년 지스타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중 회사를 구원할 주인공이 있느냐는 미지수다.


▲ '윈드러너 3'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조이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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