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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는 함께 즐기는 것! 코스어 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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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튬 플레이(이하 코스프레)는 복장을 뜻하는 ‘코스튬(costume)’과 놀이를 뜻하는 ‘플레이(play)’의 합성어이다. ‘코스프레’의 가장 큰 변화는 매니아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점차 일반인들에게 까지 ‘코스프레’라는 새로운 문화가 주목 받고 있다는 점, 그만큼 새로운 문화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백인백색은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코스프레에 대하여 들어보는 코너다.

이번에 소개하게 될 코스튬 플레이어(이하 코스어)는 ‘카므’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이예지(21)양이다. 어렸을 때부터 의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현재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자신이 입을 코스튬을 직접 제작한다는 이예지양. 과연 그녀가 생각하는 코스프레의 매력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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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백색 세 번째 주인공, 이예지(카므)

본인의 코스프레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이예지(카므) : 코스프레를 처음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입니다. 원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었고 친한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의상을 제작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제작 환경이 열악해서 제가 원하는 의상으로 코스프레를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대학에 진학하여 의상 공부를 한 지금은 직접 옷을 만들어 입으며 코스프레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1년에 한두 번 정도였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코스프레를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코스어 마다 코스프레에 대한 생각이 다양한데요, 카므님이 생각하시는 코스프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카므 : 처음에는 평소에 입을 수 없는 예쁜 옷을 만들어 입고 화장해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어요.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까 작품의 캐릭터를 직접 표현하는 것에 더 매력을 느낍니다.

그리고 저는 의상을 만드는 데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얻습니다. 제작된 옷을 입는 것과 제가 직접 만든 옷을 입을 때의 만족감이 달라요. 그래서 코스프레 하고자 하는 작품을 직접 만든다는 생각으로 의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의상을 만들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이를 극복하고 직접 캐릭터를 표현했을 때 느낄 수 있는 희열 때문에 코스프레를 계속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촬영 후 주변의 반응이 좋으면 저의 노력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이 밖에 시간이 지난 후 제가 찍었던 사진을 보면서 회상하는 즐거움도 코스프레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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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희왕의 '블랙 매지션걸' 코스프레

게임 코스프레를 많이 하시는데 평소에 자주 게임을 즐기시나요?

카므 : 애정을 갖게 된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의 포즈를 보면 코스프레 했을 때의 사진 구도 등을 생각할 수 있거든요. 물론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디아블로 3’와 ‘블레이드앤소울’을 재미있게 했습니다.

사진 속에 의상도 대단하지만 배경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장소는 어떻게 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카므 : 예전에는 단순히 제가 마음에 드는 캐릭터 위주로 코스프레를 했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지금은 세 가지 캐릭터 선정 기준에 따라 코스프레를 계획, 진행합니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지, 두 번째는 내가 얼마나 그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마지막 세 번째는 촬영했을 때 사진의 임팩트는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코스프레할 캐릭터가 결정되면 전문 사진사 분과 충분히 대화하여 캐릭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를 찾습니다.

국내 개인촬영 스튜디오들은 뛰어난 배경을 제공해주는 곳이 많아요. 스튜디오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의외의 장소가 캐릭터와 어울리곤 합니다. 길티기어의 ‘이노’ 코스프레 촬영 장소는 제가 다니던 학교 내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잘 보시면 사물함이 보이실 거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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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뒤에 사물함이 보인다

코스프레를 하면서 즐거운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힘든 일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힘든가요?

카므 : 취미로 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직접 의상을 제작하는 것도 있고 가발과 소품까지 직접 준비하기 때문에 2, 30만원 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왜곡된 시선도 힘든 점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 ‘캐릭캐릭 체인지(원제: 수호캐릭터)’에 나오는 캐릭터 ‘호시나 우타우’를 코스프레한 사진을 블로그에 공개했는데요, 당시 작품을 검색해서 들어온 분들이 악플을 많이 남겨서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은 웃어 넘길 수 있지만 많이 괴로웠습니다.

본인의 코스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의상은 어떤 것인가요?

카므 : 길티기어의 ‘이노’ 의상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특히 저 사진이 해외 유명 코스프레 사이트 대문을 장식한 적도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노’ 의상의 노출도가 높은데요, 의상 재질이 인조 가죽이고 옷을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시키다보니 촬영할 때 더워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촬영 당시 계절이 여름이었던 점도 더웠던 이유 중 하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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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티기어의 '이노' 코스프레

의상이 조금 과격하신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지 않으시나요?

카므 : 처음에는 반대하셨지만 대학에 진학한 이후로는 많이 도와주고 계십니다. 많이 걱정하셨지만 사진 촬영할 때 양면 테이프로 꼼꼼하게 신경쓰는 등 제 자신이 조심하고 있고, 신뢰하는 사진사 분과 찍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큰 걱정 하지 않으십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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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 오어 얼라이브의 '카스미' 코스프레

코스프레에서 사람과의 인연을 강조한 이예지양은 의상을 제작하는 과정도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본인에게 있어서 코스프레는 ‘사랑을 넘어서 애증’에 가깝다고 말하며, 코스프레는 매일같이 싸우고 속 썩이지만 절대 헤어질 수 없는 남자친구와 같다고 한다. 앞으로도 코스프레에서 소통과 인연을 강조한 이예지양의 좋은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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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파이어 시리즈의 '모리건'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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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소니코'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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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선상의 호라이즌 '혼다 후타요'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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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레이홀릭 미쿠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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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티 크라운 '유즈리하 이노리'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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