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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프리퀀시, 게임 내 올바른 여성인권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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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디오게임의 비유 vs. 여성 대표 이미지(사진 출처: 페미니스트 프리퀀시)
 

최근 미국에서 게임 캐릭터와 관련된 여성인권 프로젝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반대하는 입장도 있지만, 이를 적극 후원하는 단체도 생겨나 사회적인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24일 미국의 대표적인 소셜펀딩 서비스 `킥스타터`에 독특한 내용의 여성인권 프로젝트가 등록됐다. ‘비디오게임의 비유 vs. 여성(Tropes vs. Women in Video Games)’ 이란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한 인터넷 페미니스트가 기획한 것으로, 비디오게임과 게임문화 내 산재하는 여성차별을 주제로 한다.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문화평론가이자 블로거인 아니타 사키시안. 평소 그는 자신의 블로그(페미니스트 프리퀀시)를 통해 대중매체에 존재하는 여성차별 및 인종 문제를 자체 비디오 제작을 통해 지적해왔다. 해당 비디오는 무료 배포되며, 미국의 공공기관에서 참고자료로 쓰일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프로젝트는 다수의 게임 타이틀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분석해 게임 전방위에 횡행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게임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다.

일반적인 페미니스트 리서치와 달리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완벽한 여성캐릭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타는 프로젝트 소개영상을 통해 “게임 내 여성은 여전히 성차별적이고, 성적인 상품으로만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 프로젝트를 토대로 더욱 다양하고 생동감있는 여성캐릭터의 역할을 실제 산업 전반에 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 아니타가 발표한 프로젝트 공식 소개 영상 (영상 출처: 페미니스트 프리퀀시)

그는 게임 내 여성은 남성 캐릭터와 달리 팬츠도 방어구도 없이 전투에 임하고, 어떤 상황에도 항상 하이힐을 신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할 경우 어떤 능력도 없이 남성 주인공이 구해주는 장식품처럼 표현되기도 한다.

그가 제시한 일원화된 여성캐릭터의 대표적인 모델은 `슈퍼마리오`에 등장하는 피치 공주나 ‘뽀빠이’의 올리브다. 그는 피치공주가 스테이지 클리어 후 늘 다시 잡혀가는 모양새로 설계돼 무능력하고 외모만 강조되는 여성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는 이용자들에게 여성상에 대한 부정적이고 그릇된 인식을 가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아니타는 최고의 여성 캐릭터로 ‘미러스 엣지’의 페이스와 ‘비욘드 굳앤이블’의 제이드를 선정했다. 아니타는 게임을 지휘하는 주인공으로 두 캐릭터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타 여성캐릭터들과 달리 과도하게 성적으로 포장되거나 상품화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아니타는 마지막 비디오를 제작하는 시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예시를 발표할 계획이다.
 

누리꾼들 반응 극과 극, 아니타는 연구 강행

현재 해당 프로젝트는 공개 이후 게임 미디어는 물론 여성인권 단체가 나서 보도하는 등 미국 내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제 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도 관심을 보여 `헤일로`의 개발사인 번지 스튜디오는 아니타를 초청해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여성 캐릭터 창조법`에 관한 강연을 부탁했을 정도다.


▲ 6,967명의 후원자를 기록하고 감사 메세지를 보내는 아니타 
(사진 출처: 페미니스트 프리퀀시)
 

게다가 프로젝트가 `킥스타터`에 공개된 이후 하루만에 예상 모금액을 돌파하면서 높은 지지까지 얻고 있다. 지금까지 총 6,968의 후원자를 기록했고, 이와 함께 158,922달러의 기부금까지 지원받게 됐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적대시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킥스타터`의 모금이 알려지자 페미니스트 프리퀀시 블로그는 안티 페미니스트들의 엄청난 스팸 메시지로 도배됐으며, 그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음담패설로 들끓었고, 유투브 채널에는 테러리즘이라는 문구까지 등록됐을 정도다.

하지만, 아니타는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신에게 쏟아진 악의적인 글을 공개하며 사이버상에서 이루어지는 성폭력을 심층분석하며 프로젝트의 기반을 온고히 다지고 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기존 계획대로 피치공주와 같이 정형화된 여성캐릭터를 분석하고 공통점을 토대로 표본모델을 찾는다. 또한, 시리즈는 게임 콘텐츠뿐 아니라 게임문화에 대해서도 다루게 된다. 예를 들어 게임 커뮤니티에서 암암리에 자행되는 여성유저에 대한 성희롱 및 언어폭력과 관련된 이야기가 그것이다.

우선 아니타는 12종의 비디오 시리즈를 발표하여 개발자들은 물론 게이머들의 의식 전환을 도울 계획이다. 첫 번째 80년대 고전 게임을 조사한 ‘위기에 처한 여주인공’을 시작으로 ‘섹시한 악녀’, ‘섹시 사이드킥에 존재하는 성 담론’ 등 흥미로운 주제로 이루어진 12개의 비디오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공개된 홍보 영상에는 ‘슈퍼마리오’, ‘라라크로프트’, ‘소드걸스’, ‘팩맨걸스’, ‘기어즈오브워’, ‘레이맨 오리진’ 등의 게임이 연구 대상으로 언급됐으며, 소셜 펀딩으로 마련된 후원금을 통해 앞으로 수백 개의 게임이 추가적으로 연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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