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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판 GTA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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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나 콘솔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락스타’에서 발매한 ‘그랜드 시프트 오토(이하 GTA)’라는 게임에 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높은 자유도와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과격한 폭력성과 성적인 노출이 문제가되 세계적으로 숱한 화제를 만들어 냈던 게임이다. 이런 GTA의 뒤를 이은 게임이 바로 PS2로 출시된 ‘불리(Bully)’다. 불리는 GTA를 개발한 락스타에 의해 탄생한 액션게임이다. 같은 아버지를 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공간적 배경이 GTA의 뉴욕에서 학교라는 곳으로 바뀌었을 뿐,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거의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리가 정식 발매된지 몇 일만에 판매금지라는 딱지를 맞았다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 게임을 판매금지 사태까지 몰고 갔을까? 지금부터 그것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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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A의 뒤를 이은 게임답게 몰 수 있는 차도 등장한다

트러블메이커 ‘지미’ 등장!
게이머의 분신이 될 인물은 ‘지미 홉킨스’라는 아이다. 상당히 반항적인 외모를 가진 이 녀석은 나름대로 삐뚤어질 만한(?) 사정이 있다. 지미의 어머니는 어떤 부자남성과 재혼하게 된다. 그녀는 반항적인 아들을 갱생시키기 위해서 인지, 새로운 남편과 둘만의 생활을 꿈꾸는 것인지 지미를 ‘불워스 아카데미’라는 학교로 전학시킨다. 이 학교는 상당히 고지식한 학교로 교복(미국엔 교복이 있는 학교가 흔하지 않다)도 존재하며 기숙사 생활까지 해야하는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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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혼한 어머니에게 떠밀려 입학한 '불워스 아카데미'. 그곳은 판타지 월드였다?

지미 입장에선 달가울리 없지만 아직은 부모도움 없이 살아가기 힘든 처지이기에 어쩔 수 없이 입학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학교는 상당히 문제가 많은 곳이었다. 어리숙한 교장을 필두로 각 과목의 선생들은 모두 어딘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들이었다. 거기에 전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미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된다. 동병상련이라 했던가, 비슷한 처지의 괴짜 ‘게리’와 친구가 되지만, 이 둘에게 학교는 여전히 냉담한 장소다. 이대로는 않되겠다고 생각한 지미, 무언가 (반항아스러운)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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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한데 전학생이란 이유만으로 왕따까지 당한다

게이머의 취향대로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왕따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감가는 사람’이 되거나, ‘아무도 못 건드리는 실력자’, 혹은 ‘무지비한 악당’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게이머의 분신 지미가 학교 안에서 어떤 인물로 통할지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게이머의 몫이다. 즉, 불리는 GTA처럼 높은 자유도를 자랑하는 ‘오픈-엔디드(Open-ended)’ 게임인 것이다. 게이머 자신이 어떤 퀘스트를 수행할지, 악당이 될지 선량한 사람이 될지, 게임 내에서 어떤 일을 하며 놀지를 모두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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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일(좌) VS 나쁜 일(우). 어떤 퀘스트를 수행해 어떤 인물이 될지는 게이머의 몫이다

학교 내에는 운동부나 불량학생들, 선생님들 같은 다양한 세력(Faction)이 존재한다. GTA로 치자면 ‘차이나타운 조직’이나 ‘마피아’ 같은 세력들과 같은 맥락이다. 이 세력들이 하는 일을 돕거나 퀘스트를 수행해 줌으로써 친밀도를 올릴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선생님들의 일을 도우면 선생들과 더욱 친밀한 관계로 갈 수 있다. 반대로 선생들에게 여러 가지 장난을 쳐 불량학생 세력과 친해질 수 도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게이머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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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세력이 존재하는 학교에서, 어디에 붙게 될지는 게이머가 수행하는 퀘스트에 따라 달라진다

수업시간을 100% 활용하라!
하지만 오픈-엔디드 게임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배경이 되는 장소가 기숙사가 딸린 학교다 보니, 게이머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 제한된다. 하루에 두 개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진행된다. 오후 1시 이후부터 오후 11시까지는 게이머가 마음껏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물론 오후 11시 이후까지 진행할 수 있지만 불이익이 온다). 게임 내 시간은 상당히 빨리 흐르는 편이고 하루에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불편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이머가 퀘스트 등을 수행할 때는 제한시간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안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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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미니게임(공부)을 수행하면 주인공의 능력이 향상된다

▲ 정해진 시간 외에 활동하기 위해선 어느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과연 락스타답다고 해야할까? 불리에서 흥미로운 점은 게임 내의 수업시간을 미니게임으로 변신시켰다는 점이다. 각 과목마다 다섯 개의 미니게임이 존재하는데, 이 미니게임들은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다시말해 미니게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여러가지 보너스가 따라온다. 예를 들어 화학시간에 열심히 공부(미니게임)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면 ‘악취폭탄’이나 ‘폭죽’, ‘기침가루’ 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또 체육수업을 열심히 참석하면 지미의 움직임이 떠 민첩해져 주먹싸움 시 스피드가 올라간다. 영작시간은 화술에 영향을 주고, 공작시간은 개인 바이크를 만들 수 있게 해주며, 사진시간은 게임 내에서 찍은 사진을 PS2 메모리 카드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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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시간에 열심히 공부(미니게임)하면 바이크도 만들 수 있다

▲ 사진수업을 들으면 PS2 메모리 카드에 자신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은 이것들
위의 내용만 보면 불리는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에는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받아 들여지기 힘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 내에서 게이머간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현재 판매중지라는 극단적인 사태까지 치닫게 된 원인은 13세 이용가라는 등급과 맞지 않게,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지금부터 불리가 어떤 부분 때문에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됐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① 학교폭력
게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악영향으로는 ‘폭력’이 있다. 게임 내에는 적들과 싸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무기를 이용한 구타장면은 학교폭력을 조장한다는 식으로 비춰진듯 하다. 거기에 폭력을 휘두르는 가해자(주인공) 역시 청소년이란 점과 학교 내라는 점 역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13세 이용가’라는 기준에 맞춰서 이야기 했을 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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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집단 괴롭힘
게임 내에서 특정 세력과 친밀도가 올라가면 반대세력을 괴롭히는 퀘스트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극단적으론 집단구타에서부터 갖가지 악질적인 장난까지 특정인물을 정하고 그 인물을 괴롭히는 것이 퀘스트의 목적이 된다. 이는 교실 붕괴의 원인 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 괴롭힘’과 잘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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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동성애
얼마 전 해외 웹진에 불리의 동성애 동영상이 공개되어 큰 화제가 됐었다. 이 동영상은 주인공이 다른 남학생에게 꽃을 주고 둘은 키스를 하는 내용이었다. 몸짓과 음향 역시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익숙하지 않은 동성애가 13세 이용가 게임에 등장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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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게임
게임에 등장하는 학교라는 공간은 이상론만 읊어대는 교장을 시작으로 알코올 중독자 교사, 비리 교사 등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곳이다. 때문에 학교 내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존재는 자신에게 무관심한 존재,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비춰진다. (락스타답게) 게임의 과격한 표현(?)을 통해 어른들의 잘못을 꾸짖은 것은 아닐까? 오늘 한 번쯤 우리의 교육현실은 어떤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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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어드벤쳐
제작사
게임소개
GTA의 뒤를 이은 게임이 바로 PS2로 출시된 ‘불리(Bully)’다. 불리는 GTA를 개발한 락스타에 의해 탄생한 액션게임이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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